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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에 포토샵을 쓰는 것이 나을까요?

감독PK
2020년 04월 01일 16시 25분 30초 681 3 1



필름 메이커스가 리뉴얼이 되었네요. 아직 좀 낯선 부분들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깔끔해진 느낌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뒤로 미루어졌던 일들도 조금씩 복귀되는 것 같네요. 다음 주부터는 미팅들이 다시 시작이 되어서 2달 정도 스케줄들이 미루어지기는 했지만 6월경에는 프로덕션 하나는 들어갈 듯합니다. 다른 분들도 일들이 풀려가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지난번에 쓴 글을 보시고 프로필을 검토해 줄 수 있는지 문의하는 쪽지를 받았습니다. 물론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모든 프로덕션이 원하는 정답지 같은 것이 없는 것이라 제가 드린 말씀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같은 맥락으로 여기에 쓰는 글들은 모두 제한적인 개인 경험에 대한 것이지 업계 전반에서 통용되는 그러한 내용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한두 가지 필요한 부분들만 발췌해서 적용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가끔 프로필에 포토샵이나 어떤 경우에는 메이크업도 없는 사진을 보내달라는 공고가 있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공고는 거기에 따르면 되므로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러한 명시가 없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애매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과하지 않는 한은 포토샵을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기본적으로 프로필에 포함된 사진이나 링크로 안내되는 인스타그램 사진들은 보정이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하고 보게 됩니다. 그러므로, 프로필 사진 그대로의 용모를 가진 배우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원하는 이미지가 있는가 하는 부분을 위주로 첫 번째 검토를 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반대로 생각한다면 포토샵을 하는데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가 잘 나타나게 포토샵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 됩니다. 포토샵으로 이쁘고 멋지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런 이미지를 가진 배우라는 것을 강조하는 사진을 만드는 것이지요. 이 경우 강렬한 이미지가 있다면 이번 배역에 맞지 않더라도 따로 프로필을 보관하게 됩니다. 언젠가 그 이미지가 필요한 경우가 있으니까요. 

 

어떤 경우에는 이번 배역에는 맞지 않더라도 분명히 다른 작품에서 꼭 필요할 이미지라서 일부러 오디션에 부르기도 합니다. 이미 그 오디션에서는 탈락 예정이지만 다른 작품에는 꼭 캐스팅을 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지요. 특히 필름 메이커스의 경우에는 다음 작품 공고를 했을 때 그 배우가 지원을 하지 않을지 모르니 더 그렇게 됩니다.

 

이럴 경우 탈락했더라도 탈락한 것이 아닙니다. 오디션에서 탈락하는 경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본래 오디션 대상이 아닌데 꼭 보고 싶은 배우가 있을 경우 탈락이 내정된 상태로 만나게 됩니다. 나 역시도 그러한 경험이 있고 그 배우와는 다음 작품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므로, 오디션은 단지 인연을 찾아가는 것이지 실력만으로 극복하기에는 정말로 많은 변수가 있습니다.

 

또한 인맥에 대한 이야기도 여러 번 나오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인맥이 아예 작용을 하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정말 크게 성공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인맥이라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은 모임이든 어디든 나가서 친구가 되는 것을 좋아하지 인맥이 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므로, 인맥보다는 사람 간의 인연과 우정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맞다고 봅니다. 누구도 단지 다른 사람의 인맥으로 있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이제 내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부연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배우에게 이미지 소진이란 정말로 치명적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것이지요. 소속사가 있으면 이러한 이미지 관리를 해주게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어떻게 이미지를 관리해야 이미지 소진이 일어나지 않는지와 이미지의 오남용으로 인해서 오히려 자신이 피폐해지지 않을 수 있는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추구해야 할 이미지가 무엇인지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표한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그러므로 일단 시각적인 이미지를 마음속에 그리는데 샘플이 되는 영화 장면이나 이러한 레퍼런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들 중 하나는 핀터레스트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은 엔터 회사 등에서 노하우로 가지고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어렵지 않으니 한번 해보셔도 될 것입니다.

 

https://www.pinterest.co.kr/

 

핀터레스트 사이트에 가신 후에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막연한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사진들을 봅니다. 처음에는 잘 모르겠으니 무언가 괜찮다 싶은 사진들을 클릭해도 됩니다. 그러면 그 아래에 인공지능이 제안하는 비슷한 이미지들이 나옵니다. 이렇게 아래쪽에 나오는 이미지들을 클릭하다 보면 내가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들이 무엇인지 감이 오게 됩니다. 그러면서 적합하다고 느껴지는 이미지들을 저장을 하도록 합니다. 핀터레스트에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렇게 저장을 해놓고 나중에 저장된 이미지들을 보면 무언가 공통점이 보이게 됩니다.

 

이렇게 시각적인 이미지로 구성을 하고 난 후에 포토그래퍼에게 핀터레스트의 그 사진들을 보여주며 이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포토그래퍼가 그러한 이미지가 표현이 되는 사진들을 찍고 보정을 해줄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말로 포토그래퍼에게 설명을 해도 포토그래퍼가 정확하게 이해를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핀터레스트로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가 들어 있는 사진들을 여럿 보여주면 포토그래퍼도 그 이미지가 무엇인지 이해를 쉽게 하게 됩니다.

 

모든 작품에 다 적합한 이미지란 없습니다. 물론 배우분들 중에 모든 역할을 다 잘 해내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처음 작품에 지원을 할 때는 그러한 부분은 전혀 어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보다는 한 가지 이미지를 통일되게 표현하는 것이 캐스팅될 확률을 높이게 됩니다. 포토샵 보정을 단순히 아름답게 보이려고 하는 것과 표현하려는 내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사용이 되니까요. 이미지가 강조된 프로필의 경우 검토하는 입장에서 이해가 쉬운 프로필이 되기에 좋은 인상을 주게 됩니다. 캐스팅이 단지 미남 미녀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구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이미지를 찾는 것이라면 이렇게 이미지를 처음부터 강조한 프로필을 만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에 경력에 대해서도 궁금하실 텐데 물론 상업 장편 영화에 주연급 조연으로 캐스팅되신 적이 있다면 크게 보겠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그렇게 많이 중요하게 보지는 않습니다. 필름 메이커스에서 찾는 배우는 신선한 마스크이지 노련한 배우가 아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만일 정말로 심도 있는 연기를 필요로 한다면 필름 메이커스에서 캐스팅을 하지 않고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엔터 회사에 연락을 하게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어느 정도 유명 배우들이 있는 소속사에 들어가는 것을 가장 권장합니다만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므로 최소 프로필만이라도 자신이 추구하는 이미지를 잘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두 건강에 유의하시고 언젠가 현장에서 만나서 함께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는 날이 있기를 바랍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보컬트레이너
2020.04.01 23:48
음..저는 개인적으로 포샵 하지 말라고 합니다.

포샵을 하지 않아도 원하는 이미지로 '찍힐 수 있는 능력'을 키우라는쪽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수없이 찍어봐야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고,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모습에 대한 기본 센스가 없는 친구들은 정말 오래 걸리죠.

실제로 하나부터 열까지 다 물어보고 하나하나 알아가던 제자가 어느순간부터 스스로 깨닫기 시작하고 노하우가 생겨 자신의 이미지를 잘 만들어가기 시작하면 그보다 보람되는 일이 드물죠.

주변에서 다 아니라고 하는 그사람만의 이미지를 찾아내고 키워줘서 증명했을때의 기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가장 빠르게 받아들였던 제자가 3개월정도 걸렸습니다. 처음엔 하면서도 반신반의하다가 주변인식들이 완전히 뒤바뀐걸 본 후로는 제가 하는 말은 거의 무조건적으로 믿고 따르더군요. 현재도 이런저런 촬영기회들 많이 잘 잡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중소규모 기획사에서 오디션 심사를 직접 한 경험이 많아서 그런걸겁니다. 포샵이 워낙 정교해서 요즘은 사진만 봐선 전혀 알 수 없는 (마치 원본처럼 보이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럴 경우 실제로 만나보면 사진속 이미지와 너무나도 달라서 실망하고 바로 탈락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ppt 작업할때 외곽선조차 넣지 말라고 합니다. 최대한 깔끔하고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한눈에 들어오게 배치하라고 말이죠.

배우 자신이 부각되는게 아닌, 다른 부분에 더 눈이 가는 요소들은 최대한 배제하도록 합니다.

뭐 정답이 따로 있는건 아니겠습니다만...적어도 제가 본 바로는 보정은 안할수록 좋았습니다. 그래서, (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서는) 원본으로 제출하라는 회사들이 많은겁니다.
탐크루즈
2020.04.02 01:51
뼈가되고 살이 되는 말씀들 감사합니다.
내용 전부가 배우 모두에게 정확히 적용되긴 힘들지라도
연출,제작분들이 느끼는 기준은 거의 일맥상통할 거라고 봅니다.
배우에게 도움 되는 글들 잘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필커 리뉴얼 축하드립니다.
운영자님 항상 감사드립니다..
감독PK
글쓴이
2020.04.03 13:49
탐크루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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