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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성의 촉발 계기

anitas anitas
2011년 11월 09일 17시 02분 58초 4224

영화가 끝나자, 여기 저기서 말이 나왔다. 너무 오래된 느낌이 나, 80년대... 완전 잔인해...., 음악이 너무 많은것 같아. 다 일리가 있지만 그들과 좀 다른 생각이 들었다.

 

오래된 느낌은 아마도 오우삼이나 주윤발에게 바치는 오마주처럼 이쑤시개를 입에 문 금발의 서양배우 때문이거나  곳곳에 배치된 드라마 전개방식의 통속성 때문일 것이다. 일상 생활은 세월이 지난다고 해서 크게 바뀌는게 아니다. 

잔혹하긴하지만 머리를 터트리고, 귀를 때리리는 총소리는 일부러 그러는 것. 너무 잔인하게 표현하는 기법은 초현실적인 느낌이 들어서 사실 별로 잔인하게 느껴지지 않게도 한다. 만화에서 폭탄이 온몸이 터져 죽는 캐릭터를 보고 애들도 별로 불쌍하다거나 잔혹하게 느끼지는 않는다. 어느 젊은 여자의 '완전 잔인해'는 아마도 세상의 잔혹을 아직 잘 모르는 '나이'때문일 것이다.

 

드라이브라는 영화는 본능의 촉발 계기를 다룬다.  대도시를 사는 사람의 성격은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회사인'은 직장이 원하는 인재로서, 학생은 '열심히 배우는 자'로서 한눈을 팔수 없다. 특히 차를 운전하는 도로환경에는 적응하기도 벅차다.

영화 드라이브는 단순히 자동차 액션 영화가 아니다. 자동차 운전은 단 5분간의 일탈. 그 일탈 속에 들어있는 두 가지 의미-하나는 불법 또 하나는 윤리-의 대결을 보여준다. 자동차 수리공인 주인공은 솜씨 좋게 기계를 만진다. 그는 5분간 범죄자를 도우며 '세컨 잡'으로 돈을 벌뿐 아니라, 옆집 여자와 아들을 좋아한다. 남편이 수감중이고 혼자 아들을 데리고 살던 아이린이다. 둘다 일탈인데 이 남자의 모험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대도시 사람이 대개 그러하듯 그는 무료하다. 그가 스턴트맨이라는 세컨 잡을 하나 더 갖고있는 것도 자극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돈도 별로 없는데다, 기계를 좋아하고, 자극을 추구하는 독특한 성격탓에 남과 더불어 가족으로 지낼수도 없다. 그에게 운명처럼 찾아온 이웃집 모자.

 

영화는 원래 '신파'를 필요로하는 장르라 예상대로 남편이 형을 마치고 돌아오고, 그는 손을 씻고자하나, 감옥안에서 빚을 진 상태라 손을 씼을 수 없다. 범죄 집단은 이 남자에게 전당포를 털어 그곳에 있는 돈으로 빚을 갚으라고 요구한다. 범죄 집단은 아들이 보는 앞에서 그를 폭행하고 아들에겐 탄환 한개를 건넨다. "야, 잊어버리지 마!"

 

폭행이 끝난 직후 도착한  주인공은 아이에게 탄환을 받아 쥐며, 이웃집 여인의 남편을 돕기로 결심한다. 아이는 '아들'이된다. 범죄집단의 노림수는 그 돈을 주인공 일행이 빼내오면 도로에서 다시 털어서 범죄를 두 남자에게 뒤집어 씌우려는 것이었다. 전당포를 털다가 사고로 아이의 아버지는 죽고, 돈을 빼앗으려는 추격은 작은 모텔방의 '혈투', 카센터 사장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사건들은 연쇄적으로 주인공에게 내재된 본성에 드라이브를 건다. 그 남자가 돌아오면서 느꼈던 질투, 질투는 사랑을 강화하는 법. 빚을 갚게하고 도로 빼앗으려는 치졸한 법죄집단을 향한 분노,억압되고 숨겨져 있던 정의감은 더 폭발적인 법.  '익스트림, 쉬르레알하게' 분노하면서 악당을 응징하고 <가족과 정의>를 회복하려 한다. 사랑보다 인간을 더 방자하고 용감하게 만드는건 없다.

 

영화의 포인트는 이 남자가 모든 돈을 자신이 죽인 범죄자 곁에 놓고, 다시 아이린이나 꼬마에게 나타나지않고 목적지 없이 떠난다는 점이다.  아마도 어디론가 가서 우리 곁에 도착해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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