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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줄리엣

hal9000 hal9000
2000년 06월 07일 00시 47분 58초 8259

아, 사랑하는 줄리엣.
당신은 왜 아직도 이렇게 예쁘오?
혹시나 저 망령 같은 죽음의 귀신조차 당신한테 반하여
그 말라깽이 괴물이 당신을 이 암흑속에 가두어 두고
정부로 삼자는 것이나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니
나는 언제까지나 당신하고 같이 있고,
이곳 컴컴한 밤의 대궐을 다시는 떠나지 않겠소.

난 당신의 시종들이랑 구더기들과 이곳에 있을테요.
난 이곳을 영원의 안식처로 자리잡고, 세상에 지친 이 육신에서
기구한 운명의 별들의 멍에를 떨어버리겠소.

눈아, 마지막으로 봐라!
팔아, 마지막 포옹이다!
오, 그리고 생명의 문 입술아, 정당한 키스로 도장을 찍어서
만물을 독점하는 죽음과 영구한 계약을 맺아라.

자, 쓰디쓴 지도자,
냄세 흉한 안내자,
지각 없는 뱃사공아,
바다에 지친 너의 배를 당장 암석에 부딪혀 다오!

현명하지 못한 시간아.
마치 하늘의 이름인 양
나를 묶지 말아라.
모두를 불러 구경케 하지 말아라.

이건 애인께 건배다!
아, 정직한 약방 영감! 약효는 빠르구나.
이렇게 키스하고 나는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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