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13,660 개

소소하게 수다나 떨자는 곳입니다. 무슨 얘기든지 좋습니다.
아무거나 한마디씩 남겨주세요.(광고만 아니라면).

남산타워로는 어림없다?

---
2000년 07월 11일 23시 04분 06초 5643
몇 달전부터 회사문제에다가 여자친구문제까지 겹쳐... 거의 죽어가고 있는 친구.
그 친구 말하기를
'제 3자 입장에서 자기자신을 바라본다면 절대로 살아갈 수 없을만한 상황인데,
잘도 살아가고 있는 자신이 신기하다'고....
난 항상 "내 처지가 더 심각해 임마!" 이런식으로 대항해보지만....
누구나 자신의 고통이 더 크게 느껴지는 거겠지...

내가 더러운 기분을 전환하거나 또는 더 더럽게 만들고 싶을때
혼자서 찾는곳들이 분당 중앙공원, 남산타워, 한강, 국립묘지 정도다.
해질녘에 친구와 만나 밥먹으면서 소주한병 나눠마신 뒤...
국립묘지는 저녁엔 문닫고(술도 한잔 할 수 없고), 중앙공원은 같이 몇번 갔었고,
한강과 남산을 저울질하다가 결국 남산으로....

단지.... 높은곳에서 서울바닥을 내려다보게 해주고 싶었다.
내가 느꼈던 화려한 서울야경을..
발밑에 깔린이 세상을 내려다보면서 심호흡 몇번하면 좀 나아지리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효과 빵점이었다.

땀흘리면서 남산을 올라, 전망대까지 올라,
"자~ 봐라~ 멋지지 않느냐~"
친구 : "........음....야게!(그 발음 그대로)....."

내가 봐도 내가 예전에 느꼈던 그 화려함은 아니었지만...
게다가 왠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분위기 잡고 얘기나 할 생각이었는데...남는 벤치 하나 없고....
거기다 매점에서 산 캔맥주는 또 왜그리 미지근하고 맛이 없는건지...
또 친구 : "이렇게 맛 없는 맥주는 처음이다..."
젠장... 되는일 하나도 없음이다.

다시는 남산같은데 오지 않으리라는 친구의 다짐을 들어야만 했다.
내가 물러설 순 없지
"야, 그래도 나중엔 여자하고 케이블카 타고 또 와봐 그건 정말 괜찮을거야..--;;;"

이번주말 황금연휴에는 넓은 바다가 보고싶다는데....
바다라고 별 수 있을것같냐? 사람만 바글거리지...
인적드문 섬이나 찾아봐야 할지...
어디 조용하고 분위기 있고 사람적은, 그런 "자연"을 아시는 분 계시면 정보좀....

sadsong / ㅈㄷㅈ


함께 시작한 사랑인데 이별은 혼자도 되는지...
이제야 겨우 익숙해져 가는데
사진속의 우리 미소가 점점 닮아가고 있는데
여기서 끝나면 오래 혼잘텐데.....
그걸로 충분했는데 가끔 볼 수 있다면
비오는 날에 생각나는 사람이 그대라면....
<신승훈 -가잖아>
1 / 683
다음
게시판 설정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