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7일 -총알- 3.방아쇠는 당겨졌다.

mssun
2006년 05월 30일 23시 26분 28초 1672 2
5월17일

헌팅장소에 도착했다. 같이 나온 연출부 이진섭씨는 믿음직스럽다.
차근차근 하나씩 방법을 일러준다. 착한사람 같다
우리가 찾아야 하는 곳은 에어로빅센터와 파출소, 약수터이다
처음 찾아간 에어로빅센터는 조금 후미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이런저런 사정을 이야기하고 양해를 구하자
강사 겸 접수를 받던 아가씨는 흔쾌히 허락을 해주었다.
명함을 놓아두고 나오며 이진섭씨가 하이파이브를 건넸다
첫 헌팅을 자축하는 의미라고 했다.
솔직히 좀 웃겼다

다음으로 찾은 파출소 소장은 똥개훈련을 시켰다. 지구대장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고 하더니 지구대장은 경무과장의 허락이 있어야한다는 둥. 이진섭씨의 말에 따르면
‘공무원들 참 맘에 안 들어요. 무사안일주의에 빠져서 헤어 나오질 않는다니까.’
하지만 관공서를 함부로 빌려줄 수 없다는 지구대장의 말에 손이 올라가는 것은 왜일까?

마지막 약수터를 찾았다. 파출소는 부장님에게 맡기기로 했다.
네이버도 모르는 약수터의 위치를 우리는 세 개나 발견했다. 그중 하나는 너무 높아 중도 포기 했고 나머지 둘은 그럴 듯 했다.
장군봉에 있는 약수터인데 두시쯤 되는 시간에 어르신들이 참 많이도 나와 계셨다.
어르신들은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재미나게들 시간을 보내고 계셨다. 마치 세상과 떨어진 별세계인 듯이.
이진섭씨가 캠코더를 들어 주변을 촬영하자 어르신들은
‘우리를 찍는다.’ 하시며 판이 커지고 있었다. 저리도 좋으실까. 캠코더 안의 어르신들 표정이 궁금하다. 진섭씨도 덩달아 신이 난 듯하다.
참 행복한 표정들.

그사이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아들 어디야? 뭐하는데 반찬 가지려도 안와?’
‘그냥 주말에 갈게요.’
‘오는 건 오는 건데 반찬은 안 떨어졌어?’
-참고로 나는 고등학교시절부터 혼자 자취를 하고 있다. 거의 10년이 넘는 시간이다.-
오늘 엄마가 무척 보고 싶다.

약수터 나무그늘 사이로 어르신들의 웃음소리처럼
시원한 바람이 나의 눈 속에 들어가
한바가지 시원하게 뜬 약수 속으로
별세계인 듯 꿈을 꾸는 듯
한 방울이 더해졌다.

헌팅을 마치고 돌아오다 진섭씨의 말이 생각나 웃음이 났다.
‘헌팅 할 때 버튼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남자 앞에서는 예쁜 여자로 변하고 여자 앞에서는 멋진 남자로 변하는 그런 버튼이요.’ 그러며 실없이 웃는 진섭씨.
내일 헌팅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자 앞이라면 적어도. 음.

의상 팀과 미술팀. 우리는 한 사무실에서 일한다. 하지만 아직 한마디도 나눠보지 못했다. 고작 내가 물어 봤던 것은 ‘복사기용지는 어떻게 채워 넣나요.’ 정도이다.
하지만 나는 차차 나아 질 것이다.
잠깐 잠깐 한숨이 새어나온다.

사무실에서 영수증을 정리했다. 부장님이 지나가다 보시더니
‘식대 5000원? 너 혼자 먹었나.’
‘아니요. 두 명 분인데요.’ 하자
‘뭐 먹었는데?’
‘물냉면이요.’
‘물냉면이 왜 이렇게 싸냐?’
‘세일 중이던데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런데 부장님 간식은 얼마나 먹어도 되는 거죠?’ 되물었다.
‘생각을 해봐. 니 오늘 나가서 음료수 4개먹었다고 영수증 받아오면 이해가 가겠니?’ 한다.
아, 그렇구나. 날씨가 더우면 음료수는 두 개 먹어도 되겠구나.
나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도 오늘 약수는 참 달았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taz1832
2006.05.31 14:47
중현씨 화이팅입니다..^^
Profile
92538
2006.05.31 22:35
솔직하면서도 진지한 제작일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총알> 제작일지의 열혈독자가 될것같다는 예감이 문득~~
화이팅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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