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큰 질문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면, 성의 없는 질문처럼 보일수 있습니다.
지난번에 미장센에 대해 질문하신것 같은데, 님이 스스로 찾아보고 공부하신 정의는 무엇입니까?
님이 아는만큼의 미장센, 편집의 리듬, 시나리오의 기본에 대해 먼저 말하고 조언을 구하는것이 좀더 님에게 적절한 조언을 구하는 방법이 아닌가 싶군요.
님의 질문은 겨우 대여섯줄로 쉽게 만들어질지 모르지만, 답은 그의 몇배가 넘는경우 여야지만 올바른 답이 될겁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님스스로 나름 찾아보고 연구했다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는것이 성의있는 답을 구하는 현명한 방법아닐까 싶습니다.
1. 미장센은 카메라에 보이는 대부분의 것을 말합니다. 그것이 배경미술, 분장, 조명, 때론 cg 가 될수 있지요. 초기의 미장센 개념에서는 카메라워크는 제외했었지만, 최근에는 카메라 워크가 다양해지고 독창적이 되면서 카메라 워크를 포함해서 미장센의 개념을 구분하기도 합니다. 그럼 그런 미장센이 그저 배경미술과 분장 조명등과 구분되어져거 이해되는 이유가 뭐가 될지 궁급해지것지요...어차피 미술/조명/분장/카메라..모두 독립적인 영역인데 말이지요. 미장센에게서 중요한것은 선택입니다.
실제로 촬영을 해본사람은, 똑같은 장면이 주어지고 똑같은 배우가 주어진다 하더라도, 그 동일한 환경에서 여러가지 다양한 영화적 요소들의 조합에 의해 수백/수천가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됩니다. 연출의 역할은 그 수많은 선택(카메라 앵글/조명/분장/소품...등등) 속에서 무엇을 강조하고 무엇을 배재할지등에 대해 결정합니다. 카메라 앵글 하나만 가지고도 수많은 선택이지요. 와이드로 많은 미술적 배경을 보여줄것이냐, 클로즈엎으로 배우의 미미한 감정변화를 담을것이냐? ...조명이라면 조도차이를 심하게 주어서 캐릭터의 이중심리를 조명으로 표현할것이냐,...확퍼지는 디퓨전계열의 조명으로 캐릭터의 현실적인 감각을 살릴것이냐......카메라를 움직여서 연속샷을 잡아 배우의 표현에 연속성을 지킬것이냐, 다양한 앵글과 컷으로 다양한 관점을 보여줄것이냐? 미장센은 이런 모든요소들의 조합을 어찌갈것이냐에 대한 연출의 선택인 동시에 각각의 영화 프레임 안에 남겨진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그 조합은 상상이상으로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구요.
그러한 감독의 선택이 어떠한 패턴이나 특징이 영화전체의 프레임속에 걸쳐서 일관된 톤을 만들어 내기시작하면 그 연출가는 어떠한 스타일의 가진 연출가라고 말할수 있것지요. 좀더 복잡한것은 연출가마다 그런 패턴의 방식이 각각 다르다는것입니다.
이전의 답글에서 말했듯이, 독특한 스타일등...홍상수/이명세 감독님들의 영화는 굳이 이전의 정보없이도 이미 인식가능한 스타일들이라고 할수도 있지요. 가령 예를 들자면, 홍상수 감독님처럼 흑백의 이미지를 즐기고 영화에서 아주 긴 롱테이크와 비디오 카메라에서 쓰이는 줌인/줌아웃...동일한 로케이션에서 다른 이벤트를 조합해 내는 기법을 사용하는 감독분들도 흔하지 않구요 또한 최근의 예를 들자면,...영화 은교에서 각각의 캐릭터마다 전혀 다른 조명패턴과 카메라워크가 사용되어졌다고 들었습니다. 박찬욱 감독님의 미장센은 여러가지 다양한 소스로 분석가능합니다. 고전그림들의 조명패턴의 참조나 잘 알려지지 않은 남미쪽 영화작품들의 영향, 전반에 표나지 않는 CG의 초현실 주의적 적용..등등 찾아보면 레퍼런스가 아주 다양해요. 박감독님의 작품에는 최소 서너편의 고전 미술작품/초현실주의 미술에서 빌려온 앵글들이 명확하게 존재합니다.
미장센은 없다 있다가 아니라 누구나 미장센의 개념을 가지고 영화를 완성하지만, 그 미장센이 얼마나 독창적이고 인식가능하냐에 대해 말할뿐입니다. 이전에 역시 다른분의 댓글처럼 미장센이 무조건 강하다고 좋다고 말할수 만도 없는것이구요. 그런 수많은 선택과 그 선택안에서의 밸런스를 모두 생각하면 연출가의 일은 탈모을 유발하는 어려운 일이라는것 하나는 확실하지요. 이런 복잡한것들을 정말 다들 챙기냐구요?...아마도 대부분의 뛰어난 연출들은 당연히 그럴겁니다
질문은 최대한 자세히 성실하게, 답변은 친절하고 다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