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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교육원에 대해서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siy22
2003년 11월 29일 18시 35분 29초 9906 3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구에 살고 있는 고등학생입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제가 영상촬영, 편집 쪽으로 관심이 많습니다. 훗날 이런쪽으로도 생각하고 있구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저는 한국영화 교육원에 들어갈려고 생각했으나, 여기 계시는 분들이 돈만 주면 합격 시켜 주는 곳이라는둥,

여러가지 안좋은 점들을 적어주시는거 같습니다. 물론 좋은 점도 적어주시는 분들도 계시구요.,.,

뭐,, 자기 자신이 들어가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면 되겠지만,

아직 영화교육원이 어떤 곳인지 모르겠습니다.

여기 방문객분들은 저 보다 지식이 많으시니, 한 말씀씩 부탁드립니다.^^

그럼 이만, 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b2uoke
2003.11.30 00:27
영화는 배운다기 보다는 깨닫는다고 하는게 제 기준으로는 더 맞는거 같습니다. 한국영화교육원이든 서울예대든 영화아카데미든 한국예술종합학교든, 어차피 영화아카데미를 제외하고는 교육의 형태는 동일합니다. 하지만 글 올리신 분도 영화관련 학과를 다녀보시면 자연히 깨닫겠지만, 현실이란 벽에 부딪혔을때 살아남은 녀석만이 강인한 사자가 되는 것입니다. 매년 영화관련 학교나 학과의 모집에는 수만명이 모여들고 그중에 수천명이 선택되어집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학교 과정을 모두 마치고 한개의 작품에라도 몸담는 친구들은 채 몇백도 되지 않습니다. 모조리 중도탈락이나 현실을 깨닫고 다른길로 돌아서 버립니다. 하지만 반대로 그 안에서 살아남아서 자신의 작품을 이루어낸 친구는 언제가 되었든 인정을 받고 대접을 받습니다.

위 이야기의 이쑤시개는, 다시금 말해 어디까지나 어느 학교에 짱박히든 배울수 있는 조건은 동일하므로 그 안에서 자신이 해내고자 하는 의지와 용기와 인내입니다. 세상일이 처음 그마음이 끝까지 유지된다면 못해내는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만, 그중에서도 이 말이 가장 절실한게 영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느 학교를 가던 본인만 잘하면 된다라는 거겠지요.

하지만 거기에 약간의 참고를 넣자면, 한국영화교육원은 교육부가 인정한 사설 교육기관입니다. 그 곳을 다니는것도 다른 일반 대학의 학위를 따내는 것처럼 동일한 인정을 받을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학생 작품에 이래저래 참여를 많이 해봐서 느끼는데 한국영화교육원의 친구들은 열심히 하는 친구들의 열정과 실력은 인정하지만 그에 만만치 않게 팀의 분위기를 흐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흔한 경우가 촬영 날짜 잡아놨는데 빵구내는 스탭이나 제작이 한창 진행중인데 '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함께 못하겠어...' 라는 식으로 빠지는 친구들이 종종 있습니다. 열정이 재산인 학생 영화에 그런 행동들은 분명히 사기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예대 친구들은 오래된 학교 짬밥이랑 그들의 선배들이 세워놓은 가오 때문에 프라이드가 대단합니다. 같이 일해 보기로는 서울예대 친구들이 상당히 끼가 많고 활발한 친구들이 많으며 영화를 향한 진정한 일편단심 민들레는 한예종 학생들보다 서울예대 친구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현장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었고 그들의 의지또한 높이 사줄만 합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안산으로 옮겨지고 난 이후의 서울예대는 다소 침체되어가는 캠퍼스 분위기와 높은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기자재와 시설로 볼수 있겠습니다. Avid나 ENG카메라들의 공급은 넉넉한 편이지만 좀더 다이나믹한 영상을 위한 트랙이나 달리나 지미짚이나 크레인같은 부대시설들이 없습니다. 학교 등록금은 한학기에 거진 400만원에 달하는 초 호화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뭐 잘하면 개선 될 것도 같습니다.

한예종(한국예술종합) 학생들의 경우는 정말로 엘리트적인 냄새가 강합니다. 우선 인상적인 것이 학교의 시설이나 기자재는 국립학교라는 간판에 너무나 잘맞게 절대 최강이라고 말할수 있겠습니다. 어디까지나 국가에서 지원하고 육성하는 엘리트 예술학교라서 카메라랑 주변 장비들에서 아직도 새것의 냄새가 납니다. 그래놓고도 학생들이 필요한 것을 학교측에 요청하면 즉각즉각 배급되는 점이 내심 엄청나게 부러웠습니다. 거기에 상대적으로 한예종 학생들은 진지함이 넘쳐났으며 머리 좋은 것은 인정합니다. 지금 그곳에는 어느분이 담당 교수님으로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이창동 선생님 계실때의 한예종은 그야말로 에너지가 넘쳐나는 멋있는 곳이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력들이 집합한 곳이라서 영화라는 분야를 향한 올인 진출보다는 방송, CF같은 상대적으로 수입이 안정적인 분야로의 진출 빈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학교 등록금은 한학기 200만원 이하였습니다.
현실적인 부분을 좀 얘기하면, 서울예대 영화과의 일반적인 경쟁률은 20:1 안팎입니다. 안산 캠퍼스 열리고 나서부터 이상하리만치 경쟁률이 조금씩 내려가는 상황입니다. 물론 넓어진 캠퍼스가 생겨서 더많은 수용인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25:1 선에서 30:1 선을 웃돕니다. 물론 영화과입니다. 한국영화교육원은 직접 알아보실수 있으실 겁니다. 경쟁률이 그렇게까지 높지는 않으므로 면접만 잘 보시면 안정적으로 합격하실수 있을겁니다.

이제 고등학생이라고 하셨으니 도움이 되실수 있으면 해서 얘기를 길게 적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고등학생이라고 그러시면 좀더 많은 영화 보며 (시트콤같이 덜떨어지게 만들어 대는 영화들 제외입니다!) 책 많이 읽고 세상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해보며 머리가 든든해지시기 바랍니다. 그 후에 자신의 능력을 가늠해 보고 소신껏 지원해서 가고 싶은 곳으로 가시기를 제안하는 바입니다. 요즘의 각 대학의 영화관련 학과들도 무척이나 발달해 있으며 서울예대나 한예종은 영화과를 제외하고서라도 방송 연예과(서울예대)나 방송 영상과(한예종)같은 곳을 지원해도 영화를 접할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그런 학과도 도전해 봄직한 곳입니다. 이상, 쓸데 없는 진로 상담이었습니다. 그냥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siy22
글쓴이
2003.11.30 11:33
답변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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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ni1004
2003.12.10 03:44
저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시는 답변을 해주신거 같네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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