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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과와 비영화학과 진학에 대한 생각과 궁금증.

donquixote
2008년 06월 27일 17시 58분 51초 3265 9
안녕하세요~

전 현재 군인입니다^^
내년1월에 전역하는데, 영화감독의 꿈이 있어 영화과로 입시를 준비하려고합니다..
현재는 법학과 휴학중이구요..

음...필커에서 진로에 관한 상담글을 읽다보니까 궁금한게 생겨서 질문드립니다.

많은분들이 영화감독이 되고싶다고 꼭 영화과를 가는 것보다 다른 학과로(인문,사회과학,기타 영화와 밀접한예술)
가는 것이 더 낫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그 이유인즉...
1.
영화를 만드는 기술보다 영화의 내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영화과를 가서 영화 만드는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 기타 인문,사회과학 관련학과를 가서 상식,교양,인문학적 소양을 쌓는것이 좋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영화공부를 하거나 영화아카데미 등 꼭 영화과를 나오지 않아도 영화감독이 될수있으므로 인문관련학과를 가서 개인적으로 영화공부도 하고 상식,교양,지식을 넓히는 것이 좋다.
실제로도 영화과 출신 영화감독이 얼마나 되느냐!

2.
만약 영화를 해서 잘 안됐을 경우나 영화가 내 길이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영화과를 졸업했을 경우보다 기타 인문학,
사회과학관련 학과를 졸업했을 경우에 차선책이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다른쪽으로 진로를 바꾸기 더 쉽다.


보통 이 2가지 이유에서 영화감독이 되고싶다면 영화과보다 기타 인문관련,사회과학관련학과를 가라고 추천하시는
분들이 많은걸로 알고있습니다.

그런데 전 좀 궁금하면서도 이해가 잘 안가는부분이 있습니다.
위에 2가지 이유를 들었을때는 옳은 말이기도 하지만,,너무 돌려서(?) 생각하는건 아닌지 합니다.



1.
보통 우리는 우리가 되고 싶은 직업을 전공하는 학과로 진학을 합니다.
왜냐하면 그 직업에 대한 정보 ,인맥, 학습을 하는데 도움을 많이 얻을 수 있기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영화감독이 되고싶으면 영화과로 진학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물론 비영화과를 나와도 영화감독이 될 수 있지만,
대학진학을 앞둔 상황에서 영화과가 있는데 굳이 영화과가 아닌 비영화과로 진학을 하는것보다
영화과로 진학을 하는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인문관련학과를 가서 세상에 대한 시각, 교양,상식, 지식을 넓히는 것이 영화의 내용적인
측면에서 더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그것은 실제적인 내용은 고려하지 않은 형식적으로 생각하신 것은 아닌지 생각됩니다.
제 경험상으로도 인문,사회관련 학과를 간다고 해서 그런 넓은 시각과 깊은 소양을 기를 수 있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인문 사회쪽으로 지식은 쌓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지식은 반대로 말하여 꼭 인문 사회관련학과를 가야만 쌓을 수 있는것이 아닙니다.
공대를 가도 쌓을 수 있고, 영화과를 가서도 쌓을 수 있습니다.
영화과 가서 복수전공이나 교양수업으로 인문학,철학을 공부할수도 있지 않습니까?
결국 어느 학과를 가든 그런 지식,교양,시각을 넓히는 것은 자신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비영화학과를 다니면서 영화공부를 하고 단편영화를 만들어보고..하는것이 더 어려운 일이아닌가 합니다.
영화는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비,스탭,배우 등등 영화를 만드는 데에 다양한 물적자원과 인력자원을
구하는데 많은 어려움과 돈이 들것입니다. 물론 영화과도 똑같지만, 영화과 이기때문에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은
비영화과보다 더 나으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저처럼 영화와 관련된 인맥과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선 더더욱
그렇습니다.



2.
영화과 출신 영화감독이 실제로 얼마나 되느냐 하시면서 영화과를 안가도 된다고 하시는데에 대한 제 생각은..

우리는 보통,
판검사가 되려면 법학과를 갑니다.
회계사가 되려면 회계학과나 경제학과를 갑니다.
화가가 되려면 미대를 갑니다.
언론인이 되려면 신방과를 갑니다.
사진가가 되려면 사진학과를 갑니다.

하지만, 꼭 그 전공학과를 가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공대출신이 판검사가 되기도 하고,
법대출신이 사진가가 되기도 하고,
회계학과 출신이 기자가 되기도 합니다.

꼭 영화쪽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도,
전문가 중에 대학 때 그 분야의 비전공자 출신들이 많습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든지 전공자와 비전공자가 섞여있습니다.
영화쪽은 실제로 영화과 출신 말고도 비전공자 출신들이 많다고 하면서 비영화학과로의 진학을 권유하는것은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그러한 것을 영화쪽에 특수화(?)시킨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3.
영화쪽이 잘 안되었을 경우나 영화가 내 길이 아닐 경우에 비영화과일 경우에 차선책의 폭이 넓고 진로바꾸기가
더 쉽기 때문에 영화과로 진학하는 것보다 비영화과로 진학하여 개인적으로 영화공부를 하는것이 낫다는 생각은..

아직 영화를 제대로 공부하고 만들어보지도 못한 사람에게 처음부터 재밌게 영화를 만들고 성공하는 꿈보다는
영화를 만들었을때 망했을 경우부터 생각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젊은이에게 성공과 꿈을 심어주기보다는 실패부터 생각하게 하는것은 실제로 실패하게
할 확률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패를 생각하지 않을 순 없으나 일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책상앞에 앉아서 이리저리 실패의 수나 실패할 경우
어떻게 해야할지를 생각하는 것보다 내가 하고싶은 것을 성공하기 위해서 어떻게 노력해야하는지를 생각하는것이
더 맞지 않을까요?

실제로 영화쪽으로 갔다가 실패할 경우를 생각해서 비영화학과를 간다면 그사람은 과연 비영화학과에서 얼마나
영화의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고 이루어갈수 있을지 그 열정과 의지가 의문이 듭니다..



저 역시 영화감독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영화과로 진학을 할것이냐 현재의 법학과를 계속 재학하면서 따로 영화공부를
하느냐..하는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필커에서 많은 상담글을 읽어보았는데 비영화과를 진학하여 영화를 공부하라는 의견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말이 이해가 되면서도 뭔가 좀 이해가 안되는? 찝찝한 느낌을 고민하다가 이렇게 글로 써보았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건방진 생각이니 오해하지마시구요~
다른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서 글 올려봅니다 ^^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valensian
2008.06.27 19:27
저 역시 다른 전공이었다가 여러모로 한계를 느껴서 20대 중반에 영화과로 진로를 변경한 경운데 같은 생각입니다.
haveabighead
2008.06.27 19:56
junghb
2008.06.27 20:09
개인의 능력, 성향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영화과를 나와서 현장에서 연출부도 해 보고 이것 저것 해 보았지만,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영화과를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는 반대입니다. 영화과를 가든, 다른 학과를 가든 둘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이는 개인의 능력, 성향에 따라 결정할 일이라고 봅니다. 어떤 선택이 더 현명하고 좋다라고 단정 지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그 예로, 한국의 영화감독들을 보면, 영화과 출신과 비영화과 출신이 두루두루 있습니다. 참고로 저의 주관적인 소견은, 어떤 대학을 가든 좋은 대학교로 진학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만큼 더 많이 공부를 잘 해야한다는 압박이 있겠지만요. 그리고 영화과를 나와 현장에서 연출부를 해 보니깐, 우선 영화를 잘 만들어야... 연출력이 좋아야... 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떤 과를 가기 이전에, 결과적으로는 영화를 잘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요즘 저를 짓누르는 압박입니다. >.< 여담이었구요. 차분히 잘 생각하셔서 좋은 결과있길 바랄께요. 힘내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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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hunt
2008.06.27 23:31
어딜 가든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은 너무나 당연한 말일것이고요.
예전처럼 영화과에서 나온 인력이 적을 때는 다른 과를 나오고도 들어갈 문이 컸는데 요즘처럼 영화과가 많아지고 인력배출이 많은 상태에서는 다른 과를 나오고 들어올 문이 점점 더 작아지는 느낌이 드네요. 특히 아무것도 모르고 영화현장에 들어가기는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과라면 독립영화협회나, 한겨레 문화학교, 미디액트 등의 영화제작과정이라도 이수하는 것이 영화에 대한 이해와 인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겠죠. 하다보면 끝없는 얘기가 쓰일꺼 같네요. 다만 3번의 경우는 요즘 워낙에 영화판 현실이 어렵다보니 차선에 대한 대비를 하라는 의미겠지요. 지금 영화판에 있는 사람들도 투잡, 쓰리잡을 하는 상황인데 자신의 마지막 교두보를 가진 분이 오히려 올인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어쨌든 모두 개인의 선택이고, 자신의 성향에 대해선 자신이 제일 잘 아는 것이니, 정답은 없겠지요. 한국영화판이 빨리 살아나야 할텐데, 안정적이셨던 분들도 요즘엔 참 어려운 시기네요.^^ 다들 힘내세요-
donquixote
글쓴이
2008.06.27 23:50
많은 의견들 감사합니다^^ 개인의 능력, 성향에 따라 다른것 같네요...저의 경우엔 영화과를 가는게 맞는것 같습니다..(전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지라;;) 그나저나 요즘 영화판의 현실 안좋다는것이 가슴아픕니다....몇시간전에 화려한 대종상영화제를 보다가도 그 이면에 숨겨진 어려운 현실을 생각하니 참 답답하네요...우리 모두 힘내봅시다~!
toomity
2008.06.28 02:55
힘내세요^^ 열정만 잊지 않으신다면 성공하실 것 같습니다. 잠재력도 있을것같구요. .늦게가시는거니까 영상원 추천함당,.요새 나홍진도 그렇고 근래 가장 먹어준다고생각이.. 뒤늦게 오시는분이 대부분이거든요. 일반대학쪽으로 늦게가면 서글플거에요 아마. 지금 병장이실텐데 일반대학은 학번대로 이등병되십니다. ㅋㅋ
hintpop
2008.06.28 16:03
근래 영화 데뷰하는 사람들중에서 '영화과'가 아닌 사람들을 찾기는 힘듭니다.
무얼보고 '비영화과 출신'을 운운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영상원'이나 '한국영화 아카데미'는 영화학과로 치부하지 않기때문에 생기는 오해일까요?
영화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면 일정선상의 작품을 만들어낼수가 없는 구조이고,그렇기때문에 정말 실제 현장에 진입할 의사가 확고하다면 전문집단들에 입학하는 길이 거의 필수적인 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lilly
2008.06.29 12:39
글 잘 읽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입장에 있으신 것 같아 반갑기도 합니다. :)
저도 미대를 다니던 중에 영화과를 준비하기 위해 휴학을 한 상태에서 님과 같은 고민을 거짓말 안하고 수백번은 한 것 같습니다. 님의 말씀대로 잘 되지 않았을 경우를 생각하여 갖가지 경우의 수를 따지는 시간에 공부를 하는게 생산적이고 현명하다는 것을 '머리로' 는 알지만 불쑥 불쑥
이렇게 영화과라는 목표에 매달려 올인하는 것이 너무 근시안적인 사고는 아닐지, 다른 많은
가능성들을 극단적으로 배제하고 있지는 않은지 두려움에 생각이 복잡해 지기도 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 모든 고민이 '조급증' 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곧 험하고 머나긴 여정을 떠날 결심을 한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인문학적인 소양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고 영화적인 재능 또한 갈고 닦아야 하며 진실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이런 저런 경험을 겪음으로 삶이 어떤 것인지 알아갈 시간도 필요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영화를 공부함에 있어 배우고 깨닫고 체화시켜야 할 것들도 너무나 많습니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지금 당장 영화과를 간다고 해서 그것으로 영화 공부가 끝인 것도 아니며 인문학과로 간다고 해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단지 순서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어떤 식의 결론을 내리더라도 분명한 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필요에 따라 계속적으로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선택의 문제이겠지요-.

님의 글을 읽고 공감이 되어 글이 두서없이 좀 길어졌습니다. :)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을 보면 괜히 반가운 마음이 앞섭니다.

문득 영화 <달콤한 인생>에 인용되었던 장자와 제자와의 대화가 떠오르네요.
'흔들리는 것은 나뭇가지도 바람도 아니고 너의 마음이다.'
자신의 마음에 확신만 있다면 어떤 길도 괜찮고 좋을 듯 싶습니다.
judysuh2
2008.07.21 10:36
글한번 시원하고 명백하게 잘쓰셨네요 :) 저는 대학을 앞두고 같은 고민을 무진장 한 고등학생이에요. 저두 lilly님의 말이랑 공감해요 순서의 문제인것같고 어차피 뭘해도 목표에 도달할 길은 있으니까..
그래도 걱정되는건 충분히 이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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