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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탭 나이 제한

mycine
2015년 07월 08일 08시 02분 38초 2053 10
안녕하세요.

다름 아니라, 현장 스탭 지원을 계속 하는데 면접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아서 뭔가 일말의 조언이라도 여쭙고자 글 올립니다.

저는 '현장' 아닌 분야에서 영화일을 몇 년 했었고, 최근 현장으로 가고자 퇴사했습니다.
나이가 적지 않습니다.(30대 중반) 그리고 여자죠.
지원 분야는 제작팀원입니다.

현장 경험이 없다보니 학생 단편이나 독립 장편 쪽에 지원하는 부분도 고민하다가, 조금 늦은 출발이니만큼 바로 상업장편으로 들어가 빡세게 배우고 싶은 마음에
공고 보고 조금 열린(?) 내지는 하고자 하는 마음만 단단하면 조건은 크게 보지 않는 것 같은 작품들에 지원서를 냈지만 연락이 오지 않네요.

물론 제작부장님들의 결정 존중합니다. 현장 경험도 없고 나이도 많고 여자면 더 볼 것도 없이 아웃이겠죠. 나름 자기소개서로 저를 어필해본다 했지만, 부족한 글 때문인지 아님 읽혀질 기회조차 없었는지..

관련하여 필름메이커스는 물론 포털 등에 검색도 많이 해봤습니다.

제 고민은 이겁니다.

- 나이 많고 현장 경험 없으면서 지금처럼 상업영화에 지원서 내는 건 헛짓거리인지

- 조금 늦더라도 차라리 조금 규모가 작은 작품들에서 경험을 쌓고 가는게 맞는지
(여기서도 저를 받아주시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직접 몇몇 제작사라도 찾아가 읍소할 생각도 있습니다. (혹 바쁘신데 방해가 되실까 싶어 망설이고 있는데) 이게 민폐가 아닐지


저는 저보다 나이가 (많이)어린 선배들과 일하는 데 문제가 없고요, 그런 경험도 적지 않습니다. 나이 상관없이 먼저 필드에서 많은 경험한 부분에 있어 선배고 늦게 들어간 제가 배워야 하는 건 당연한 거니까요. 하지만 이 부분을 설명할 기회조차 없네요.


조금 늦게 왔지만, 지난 세월 왜 진작 현장 지원을 하지 않았나 후회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으니,
현실적으로 좀더 진입 가능성이 큰 쪽으로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부디 고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kineman
2015.07.08 18:49

참, 먹먹한...

.

일단 눈높이를 낮춰 단편이나 독립장편에 지원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님의 글에도 있듯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구해보라고 한 건 직접 느껴보라는 마음과

사람의 일이란게한치 앞도 모르는 것이기에 혹시하는 마음에서입니다.

.

사실 글을 몇 번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습니다.

님이 귀 아프게 들어봤음직한 글이어서...

.

고작 스무줄의 글로 제가 드릴수 있는 조언은 이 정도...

.

혹 기회가 된다면...

왜 제작파트를 희망하는지?

님이 원하는 최종목표가 어떻게 되는지를...

상세히 알려줄 수 있는지요?

공개적이기 뭐하다면 쪽지라는 방법도 있다는...

mycine
글쓴이
2015.07.09 01:08
우선,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

제 목표는 (기획)피디입니다.
이 분야가 꼭 제작부를 거치지 않아도 길은 있다는 것은 압니다. 이전 제 경력이 아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제작사 기획팀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고 들은 바로는,
기획, 제작 파트가 명확히 구분되는 것 같지 않고,
기획 피디들도 현장 경험 꽤 하셨던 분들이 대다수고,
현장 경험이 없는 피디는 현장 스탭들이 인정?해주지 않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를테면 현장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면서 뭘 떠들어 하는)

인맥이나 미천한 경력 등을 동원해 바로 기획팀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더 늦게 전에 현장 경험을 몇 작품 해보는 것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 제작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 바닥 잘 아는 선배들은 제게 헛짓거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에게 제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도 증명해보이고 싶네요.
Profile
애호가
2015.07.09 02:56
mycine


선배들 말이 틀리지 않을수도 있어요, 더욱 중요한건 증명하고 말구 할것두 없구요.

어차피 각각 영화라는 세계에 접근하는 방식은 다를수 있는것입니다.


기획프로듀서가 현장 스텝들과 굳이 갑을박론 할 필요가 있을까요?


지금의 시스템에서 기획프로듀서는 감독의 파트너로 시나리오 개발과 투자, 캐스팅에 대한 업무가

가장 중요해 보입니다. 현장의 경험도 중요하지만 우선 순위로 보자면 위의 것들이 더욱 중요하게 판단된

능력일 테구요.


현장경험은 단순히 지식과 경험을 얻는것 이상의 인맥을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맥은 꼭 현장에서만 만들어 지는건 아니에요.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루트가 존재합니다


시나리오를 판단하는 능력과 투자흐름, 캐스팅의 줄타기 능력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인맥이든 뭐든 동원할게 있으면 조금이라도 젊을때 기획팀으로 들어가 시나리오/투자/캐스팅의 흐름을

익히기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것입니다.

mycine
글쓴이
2015.07.09 05:28
애호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제가 본 (기획)피디님들은 제작부-제작실장(라인프로듀서) 수순을 다 밟으신 분들이 대부분이라 더 현장에 가야 한다는 강박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작사 기획팀이 현장 스탭들한테 무시 당하는 모습도 목격했었고요.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고민하는 데 있어 말씀하신 부분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화나부랭이
2015.07.09 05:00

기획피디쪽이면 현장 경험이 꼭 필요한것은 아닙니다. 현장 경험 없이 기회 피디 하시는 분들도 있구요.


현장 경험을 하기 힘들시다면... 마케팅 쪽이나 투자사 쪽으로 일을 알아 보시면 기획피디로 도움이 되실겁니다.


좋은 결과 있으십시요.

mycine
글쓴이
2015.07.09 05:32
ㄴ 조언 감사합니다!
(님 댓글의 댓글 작성이 안 되네요)
kineman
2015.07.26 09:31

3주 정도 지났는데...

성과가 좀 있었나요?

mycine
글쓴이
2015.07.27 10:22
kineman
댓글로 말씀주신 것들 참고하고 주변에 조언 구해본 후, 지금 제 상황에 현장 고집하는 것도 무리다 싶어 기획 쪽 알아보고 있습니다.
"성과"는 아직이네요..
아무튼.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kineman
2015.07.27 19:50


현실적으로 좀더 진입 가능성이 큰 쪽으로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라고 적으셨죠?
운좋게 낙하산으로 일을 시작하더라도 어느정도는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게 아닐런지...
 .
01.
영화산업 실무 교육센터
-충무로 스텝 위주로 재교육 프로그램을운영.
별 도움 안된다는 말이 많지만님처럼 새로운 분야에 대한경험을 하기엔 나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이론과 단편영화제작실습이 번갈아 운영된다고 합니다.
기획파트 쪽이니 먼저 이론 클라스를 듣는게 어떨런지...
.
02.
서울국제여성영화제
- 여러 프로그램 참여로 선배, 동료와의 친목과 함께 다양한 경험.
.
03.
영화진흥위원회 홈페이지
-여러 영화관련 프로그램들의 정보를 얻을수 있습니다.
가끔 제작자 협회의 세미나등등의 고급? 정보도올라온다는...
.
04.
서울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등등의 워크샵
아주 가끔 제작기획 관련 강좌가 열리기도...
.
.
저는...
운 좋게도  고 3(1987년)에 영화배우로 시작해연출부로 자리를 옮겨7~8년현장을 뛰어 다녔습니다.
그러고보니 연출부 시절 네명의 남자조감독님과 네 명의 여자 조감독님을 보필 했네요.
현재까지 아마도(앞으로도 ) 두 분의 남자 조감독님이 극장개봉영화의 감독이 되었습니다.
충무로가 여자 조감독님들을 대하는 것을 곁이나 멀리서 지켜보며 페미니스트 까지는 아니더라도속상한 마음은 들었더랬죠.
그리고살면서 드는 생각은  대한민국 이라는 나라에서 여자사람이라는 조건이 비교적 페널티를 안고있다는...
.
역시 운 좋게 영화사 기획실에서 월급쟁이로2년 좀 안되게 일을 했었습니다.
말이 기획실이지 홍콩영화 몇 편배급, 홍보하는데 잔심부름을 했었더랬죠.
 꿈은...목표는 감독인지라...
나이 서른에 전문대에서 영화 공부를 하고 졸업 때는 인터넷 영화제이긴 하지만 2등도 먹고...
다시 충무로로 복귀하려는데 브레이크가...
당시 한예종을 졸업한 저보다 나이 어린데뷰하는 감독님의 조감독을 하기로 하고영화사에 출근하던 첫 날, 제작부장이 잠시 보자는 겁니다.
현장을 떠난지 좀 되었고 ...하니 좀 어린 조감독들을 만나게 해 달라는...
감독님도 데뷰하는 입장이라 뭔 힘이 있으랴며 알았다고 영화사를 나왔죠.
그 때 다른 조감독 자리를 알아봤어야 하는건데 ...
책 하나 써서 입뽕하자!란 결의를 다지며 고향으로 내려 갑니다.
그리고...
밤 새 담배를 피워대며 컴 앞에 앉아있지만...
그러다 갑자기 몸에 건강에 문제가 생겨 충무로의 복귀는 요원하게 됩니다.
충무로의 복귀는 커녕 세상으로의  복귀도 어렵게 됩니다.
 몇 년만에 겨우 몸과 정신을 추스르고 충무로 복귀를 꿈꾸며 단편영화를 만들고 ...
사람 사귀는데 젬병이라 알고 지내던충무로 스텝도 별로 없어...
어렵게 어렵게 만든 단편이 약간의 성과(두 군데 영화제에서대상, 한 곳에서 실험상 수상)과 함께 여러 영화제에서 선 보였고...
신문과 방송에 소개가 되었지만 여전히 저는 시골에서요양중입니다.
 .
살면서 여러 경험을 하다보니 내 마음과 달리 사람들은일정한 편견을 가지고 사람들을 대하는 것 같더군요.
어쩌면 제가 님의 모습에서 제가 안타깝게 바라봤던 누나 조감독님들의 그것을 투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 정도가 제가 할 수 있는 조언이라는...
mycine님 파이팅! 나도 파이팅!

 

mycine
글쓴이
2015.07.27 20:12
kineman
우와! 정성스런 조언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ㅜㅜ

우선, 낙하산은 최후의 수단으로 펴려고 합니다. 현잰 도움 요청 없이 여기저기 공채 체크하고 있는 중이에요.

말씀하신 영화산업실무교육 기획 강의는 일전 들었습니다. 영진위 페이지도 들여다보고 있고요. 단편 제작 워크샵은 신청했다가 개인 사정으로 하차했습니다. 그 외에 제가 몰랐던 다양한 채널 정보 감사드려요.

가끔 스탭 상담실에서 댓글로 뵌 적 있는데 그 내용을 볼 때 꽤 내공이 있어 보이셨는데.. 역시 이 바닥에서 산전수전공중전 다 겪으셨네요; 으아. 님의 영화 인생도 자세히 들려주시고, 진심어린 조언까지 정말 감사드립니다! 뭔가 가슴 한 켠이 찌릿하면서 힘이 납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복 받으세요!!!
그리고, 쾌차하시길 진심으로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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