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알기로 여자를 선호하지 않는건,
1. 정말로 육체적인 체력이 필요해서.
일반적인 직장인에게 하루라고 하면 아침출근해서 저녁 퇴근할때 까지지만, 이쪽은 정말로 24시간 근무하는걸 하루라고 치는 데다가, 마지막에 뒷정리와 데이터 전달등 후반업체와의 연락 등 현장 끝난 이후에도 노동이 계속 이어지는게 현실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육체적인 체력을 요구합니다. 그건 남자가 조금 유리한게 사실이고요.
2. 마초문화가 많아서.
요즘 이러면 안되는데... 하는 수준을 그냥 '농담 이니까 괜찮아' 수준의 현장 분위기가 꽤 오랫동안 있었죠. 이제는 표면적으로는 그러지 않고는 있는데, 아무래도 전의 문화가 남아있다 보니 여자들이 같이 생활하기에는 껄끄러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언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자기들의 잘못은 생각안하고 '역시 여자는 안돼' 라고 하기도 하고요.
충분히 좋은 사람들이 모여 잘 하는 팀들도 많이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팀은 여성스탭을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 여성스탭은 많습니다.
선호는 선호고, 실제로 일 잘하면 여자고 남자고 안 쓸 이유가 없지요. 체력 좋은것에 성별이 따로 없으니까요. 물리적으로 짐나르는 힘이 필요한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거야 본업이 아니라 다른 능력이 좋으면 넘어갈 수 있습니다. 마초같은 더러운 분위기 아닌 팀도 요즘은 많아졌고요. 현장에서 선호하는건 당연히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이런저런 잡무에 별도 인력 안쓰고 연출부 막내가 해결해 주면 좋아하죠. 편집툴부터 시작해서 운전이나 검색 능력 등... 뭐라 규정할 수 없는 애매한 것들이요. 이게 처은 채용되기 좋은 조건이고요, 하지만 오래 남는 조건은 또 완전히 다릅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사람들과의 친화력이죠. 연출부는 현장을 진행해야 하는에 다른 팀원들이랑 맨날 싸우면 잘 될리가 없잖아요. 평상시에는 꺼리는 일이거나 추가 요금을 요청할 일조차도 그 사람과 같이 할때는 먼저 나서서 그냥 공짜로 해줄게, 잘 해줄게 하며 챙겨주고 싶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선호하죠. 그 외에는 뭐, 당연히 연출부니까 연출 능력이 있어야 겠죠.
촬영현장은 대부분 제작사가 직원을 고용해서 꾸리는게 아니라, 개별 프리랜서들과 건별로 용역 계약을 하는 형태가 대부분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4대보험이 안되는 경우가 많을겁니다. 이 업계가 실제로 일을 해도 학교 통계에는 취업으로 잡히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제가 보기에는 아직 학교 다니는 학생이면 방학을 이용해서 알바 형식으로 막내자리나 단순 짐꾼 업무보조 같은걸 먼저 해보시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그러면서 현장이 어떤지 구경이라도 해 봐야 좀 더 구체적인걸 알 수 있고, 그러면 어떤 계획을 세울지 도움이 될테니까요.
질문은 최대한 자세히 성실하게, 답변은 친절하고 다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