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팀 과업, 드뎌 달성하다!

puyo78
2002년 10월 10일 11시 17분 42초 2466 2 5
삐까뻔쩍한 시나리오를 뽑아낸 것도, 기가 막히게 좋은 촬영장소를 섭외한 것도 아닙니다.
월내 달성을 목표로 연출팀 다섯 명이 한 마음으로 빌었던 과업, 드뎌 회를 먹었슴다. 우헤헤....
벼르고 벼르다 월말쯤에나 먹겠지 했는데, 의외로 기회는 생각치도 않던 때 오더군요.
오늘은 헌팅팀이 오후 내내 시내를 돌아다니며 찍어온 테잎을 보고 감독님 이하 연출팀이 이런저런 의견을 나누느라 저녁 식사도 거른 채 근 9시까지 일을 했슴다.
그리고 저녁이나 먹을까 하고 사무실을 나섰는데, 글쎄 감독님이 회를 먹자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참고로 감독님은 회를 드시지 않습니다. (우리팀엔 채식주의자에, 어패류 기피자, 다이어트 중인 사람까지 있어서 식사 메뉴 고르는 것도 일입니다.)
근데 연출팀 다섯명이 똘똘 뭉쳐 감독님 빼고라도 월말엔 꼭 회식을 할 거라고 하니, 거기에 먼저 넘어가신 거죠.
어쨌든 저희는 회집으로 향했슴다.
메일 좀 보내고 뒤따라 오겠다던 고요 언니, 제가 회집에 있다고 전화하니까 그길로 불이 나게 뛰어왔습니다.
그리고 굳굳하게 다이어트를 고수하던 저도 회 앞에서는 무릎을 꿇었습니다.(다어어트 걸은 바로 접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이기에 다이어트고 뭐고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새하얀 생선살이 입속으로 들어갈 때 가져다주는 그 떨림이라니.... 정말 전율했습니다.
회 안주에 소주를 마시니 다들 취하지도 않더군요.
결국 소주 근 10병을 마시고, 2차 노래방으로 향했습니다.
앗! 그 전에 노래방으로 향하게 된 경위를 약간이나마 소개드려야겠군요.
저희 팀 채식주의자님은 평소 과묵한 성격과 달리 체크바지를 즐겨입고 재즈댄스에도 능통하다고 하네요.
새로운 사실을 알게된 감독님 이하 연출팀, 필 꽂힌 김에 채식주의자군의 춤 실력도 볼 겸 락바로 향하려 했슴다.
압구정이 좋을까? 아니 아예 홍대로 갈까?
근데 연령부터 옷차림까지 그 동네가 우리팀을 받아줄 것 같지 않더군요.
결국 돈텔마마 얘기까지 나오다가 꿩 대신 닭의 심정으로 노래방에 갔습니다.
지난주 전체 회식에 이은 두 번째 스테이지.
예상대로 고요 언니는 폭발적인 가창력에 넘쳐나는 끼로 우리들을 모두 매료시켰습니다.
잉로군 연신 히딩크식 주먹질을 해대며 환호하고, 감독님 마저 고요 언니 앞에 무릎 꿇고 '언니'를 외쳐댔습니다.
근데 고요 언니의 스테이지가 예상된 즐거움이라면,  채식주의군의 스테이지는 허걱 의외의 놀라움이었습니다.
널바나와 심수봉을 동시에 마스타 하는 실력이라고 하며 조금 예상이 되시나요?
아....어쨌든 환상이었슴다.
정말이지 우리 연출팀 어찌나 다들 개성이 강한지...완죤 드림팀입니다.
회식 때 노는 만큼만 정렬적으로 작품에 임하면 우리 작품 정말 좋은 작품 될 겁니다.
기대해 주세요....^^
29세 화이링!!!!

P.S:앗! 근데 작업일지가 아니고 어째 회식일지가 돼가는 느낌이 들어서...^^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joystay
2002.10.11 01:20
윽, 울 연출팀은 지나치게 낙천적이야.
29세는 정녕 요리 영화였던가...
싸이더스가 먹깨비 군단에 점령당했구료.
내 곧 마쉬멜로우 유령을 파견하리다.
Profile
xeva
2002.10.15 13:06
싸이더스가 먹는건 아주 잘 챙겨주시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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