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9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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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01일 00시 43분 11초 2266 5 1
구월의 마지막 밤이네요.
드디어 반팔옷이 어색한 시절입니다.


오늘은 몇가지 일들이 진척되었습니다.

우선 촬영과 함께 대강의 스케줄을 정하고, 해결해야할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원래 제가 해야할 일인데 우리 촬영님이 저를 붙잡고 앉아서 적어내려가네요. 밥까지 사줘가면서.
달력을 그려놓고 보니 더욱 더, 여유만만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정해진 장소도 아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캐스팅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그리고는 조연출을 맡아줄 1학년 친구를 만났습니다.
교촌치킨에서 저녁을 먹다가 부름을 받고 도로 학교까지 올라온 김 모양.
역시 적지않은 나이의 신입생이죠.
다른 학교에서는 디자인과를 다녔었다는.

보통 학교 작품은 스탭으로 후배들을 동원하는데, 2학기가 되면
난 누구? 여긴 어디? 하면서... 생활을 되찾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아집니다.
스탭일도 의지를 가진 친구들이 열심히 하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지금쯤은 지칠 때가 되는 거겠지요.

어쨌든 자원해 준 (사실은 상당한 압박) 그에게 고맙습니다.
여름성경학교에 옆집 친구를 데려가듯, 훌륭한 연출부 1인을 포섭해오시라는
첫번째 미션을 안겨주면서...
촬영이랑 셋이서 이야기를 하면서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역시 혼자하는 일이 아니지요.



인도네시아는 아마도 다음주 월요일에 떠날 것 같습니다.
통역님의 부산영화제 스케줄을 무시해가면서,
친정 다녀오듯이 가볍게 다녀오시자고 상당히 꼬셔보는데도
그에게 인도네시아는 친정같은 곳은 아닌가 봅니다.

그래서 어찌어찌, 아까는 거의 저 혼자 떠나는 걸로 이야기가 되고 있었습니다.
숙소 얘기를 하다가, 조심해야한다는 권통역.

- 니가 가져갈 장비가 있잖아.
- 에이, 카메라 한대 가지고.
- (아주 진지하게) 그것 때문에 죽을 수도 있어.

제 뒷통수에 바로 주먹만한 땀방울이 맺혔죠.

이런저런 고민 끝에, (통역님이 영화제 스케줄을 일부 포기해주시는 바람에)
아마 10월 6일 밤에는 자카르타에 있게 될 것 같습니다. 고마워요 권통역님.



wanie군의 분투가 열매를 맺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익어가고 있답니다)

ryoranki군의 지원사격으로 캐스팅 전선에 구름이 걷히면서 한 줄기 서광이 비쳤습니다. (앞으로 서너줄기 더...)

집에 전화를 드렸고, 부모님께서 백만원을 부탁드렸습니다. (.....)


학교는 지금 축제 준비로 한창입니다. 내일부터 사흘간이 축제.
밤새 일하는 진행팀도 여기저기 보이고,
도와야할 일들이 많은데도 모르는 척 하고 있습니다.
미안한 짓을 언제쯤 그만둘 수 있을까요.
내일 오전에는 손석희씨가 강연을 오신다고 해요.


이렇게 9월도 가네요. 좋은 시월을 맞으세요.
고맙습니다 여러분.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vincent
2003.10.01 11:14
무엇보다 감기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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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2003.10.01 15:07
고맙습니다. (웬일인지 이자까야가 생각나고 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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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somina
2003.10.04 03:26
교촌 치킨 맛있더라 ~ 혼자서도 먹을 수 있을것 같던데.
맛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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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2003.10.04 05:10
아아, 그 붓으로 바르는 간장소스의 맛이란!
najaa
2003.10.06 15:23
ㅎㅎ...지금 고생이 더 달고 좋은 열매로 꼭 맺히시길...힘내세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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