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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립지 질문 드립니다

호여리 호여리
2023년 07월 29일 17시 08분 31초 16584 6

안녕하세요. 이번에 대학교 졸업작품 단편영화 스크립터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학교 선배 졸업작품 스크립터로 두 작품정도 참여했었는데도 이번엔 더 잘 하고싶어서 욕심이 나네요ㅠㅠ


그리고 이번 연출감독이 자기는 스크립터에 대한 기준이 되게 높다고 본인 입으로 자꾸 이야기해서 부담이 꽤나 됩니다..

(사실 작년에 스크립터 할 때도 제가 막 못했다고 생각하진 않은데 작년에는 그냥 스크립터 하면 되지! 하는 마음이었다면 지금은 저도 나중에 현장에서 영화나 드라마판 스크립터로 나가고 싶기도 하고, 해서 더 잘하고싶은 마음에 부담이 되나봅니다..)


그래서 스크립지 작성하는 법이나 이런거를 다시 제대로 알아보고 싶어서 찾아보는데 스크립지 양식이나 이렇게 작성하는거다 하고 설명만 나와있지 이미 작성이 되어있는 스크립지 찾기는 조금 어려워서,, 상업영화, 독립영화 상관 없이 작성이 되어있는 스크립지를 구해서 참고해볼까 합니다..

제가 이전에 스크립터 하며 적은 스크립지랑 비교하면서 뭐가 다르고 제가 뭘 놓쳤는지 등을 확인하고 싶어서 그렇습니다ㅠㅠ

혹시 작성되어있는 스크립지를 가지고 있는 분이 계신다면..

keatfood57@gmail.com   으로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번에 사용할 스크립지라고 미리 양식을 받았는데

처음 보는 스크립양식이어서 여쭤봅니다,,

IMG_2194.jpeg

다른 건 다 비슷한데

T-stop 아래 FEET은 뭘 적어야 하는건가요..?

그리고 또 그 아래 FEET은 또 뭘 적어야 하는걸까요ㅠ

그리고 이미 위에 씬 컷 다음 롤넘버 적는 칸이 있는데

아래 테이크 옆에 롤넘버 적는 칸이 또 있어서 이건 어떻게 적어야하는건지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 구구절절 말이 많네요..

여러분께 많이 배우고싶고 열심히 하고싶습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dvcat
2023.07.31 17:07
스크립트지의 항목들은 사실 각각의 프로덕션과 제작 취향에 따라 각자 다른 내용을 적으니 감독과 편집자와 상의해서 어떤 항목을 적을지 미리 약속하는게 중요하지, 스트립트지 형식이 뭐냐를 논하는건 별로 좋은 태도는 아닌데... 요즘 기술 상황에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게 많이 있네요. 보아하니 옛날 옛적 필름시절에 만든걸 이유와 목표도 없이 그냥 물려받아서 쓰다보니 구닥다리 내용이 남아있는 형식 같습니다.
FEET 는 말 그대로 영국이나 미국에서 사용하는 길이단위인 그 피트에요. 필름시절에 제작비에 중대한 비중이 필름 사용량이다 보니 현장에서 촬영한 필름량 확인하려고 사용한 필름의 길이를 적었던 것 같네요. 필름길이는 요즘에는 하등 쓸모도없고, 적을수도 없는 정보죠. 저도 필름시절 작업한 사람은 아니라 확실하진 않지만, 여기 적는 롤#도 같은 맥락입니다. 지금 찍고있는 필름이 몇 번째 롤인지 알아야 나중에 후반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남아있는거죠. 여러 테이크 찍다보면 롤 넘어가는 경우도 있으니 굳이 아래에 하나씩 적은것 같아요. 예를 들면 위에는 대표로 32-33 이렇게만 적고, 아래에 구체적으로 어느 테이크 까지가 32번 롤이고 어느 테이크부터 33번 롤인지 적었던 흔적인것 같네요.

그러니 이 스크립지의 릴과 피트는 요즘으로 치면 카메라가 A032C001 이라는 이름으로 기록하고 있는걸 굳이 이걸 분해해서 A032는 R# 칸에, C001은 FEET 칸에 적어야 하는거죠. 만약 굳이 이 스크립트형식을 써야 한다면 차라리 첫번째 칸에는 카메라의 Filename을, 두번째 칸에는 사운드 릴넘버를 적는게 낫습니다. 필름 시절에야 사운드 싱크는 아예 따로 작업해야 했지만 요즘은 사운드도 릴넘버로 같이 관리하니까요.
dvcat
2023.07.31 17:09
dvcat
사실 21세기가 된지 20년도 넘었는데 이걸 종이에 적고 있다는거 자체가 낙후된 영상업계의 작업관행의 상징과도 같죠. 뭐, 누구는 종이 안쓰고 최첨단 기기인 아이패드를 쓴다고 하지만 제가 옆에서 본 바로는 저런 양식 넣어서 아이펜슬 그림그리기 기능으로 글씨 쓰고 있는거라 결과물도 그냥 종이나 다름없죠. 저는 이런 아이패드를 그냥 '비싼 종이'라고 부릅니다.

요즘의 상황에서는, 해당기능을 지원하는 카메라와 렌즈, 그리고 타임코드 제네레이터 같은 소소한 도구들을 사용하면 많은 부분이 자동으로 해결됩니다. DIT가 사용하는 전문 오프로딩 및 Asset Management 도구를 통하면 ISO, W.B., S.S., TStop은 물론이고 Lens는 어느회사의 몇mm 렌즈이고 포커스풀러는 촛점을 몇 m지점에 놨으며 내장 ND는 어느 농도를 사용했는지는 자동으로 로딩되고요, 그런 정보들은 촬영스크립지로 따로 분리하는게 편하니 별도의 리포트로 재가공해서 제공됩니다.
연출과 편집자는 씬-테이크 정보가 더 중요하니 이쪽 관리가 중요한데, 녹음기사가 녹음전에 씬/테이크 정보 넣으면(영화 녹음기사들은 이 작업을 충실히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메타데이터 읽어서 싱크 맞는 동영상 파일에 자동으로 불러와 집니다. 이건 별도의 스크립트지에 적는게 아니라 동영상 자체가 메타데이터로 이걸 기억하고 있습니니다. Asset Management 도구에서는 이걸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는 기능에 더해, 이왕 적는김에 OK여부나 기타 스크립터의 코멘트를 넣을수도 있고요. 이렇게 Asset Management 툴에서 정리가 되어지면, 아예 편집 프로그램이 인식할 수 있는 데이터로 XML이나 CSV로 출력해 주므로 이 파일을 편집도구에서 임포트 하면 촬영파일이 몇 씬 몇 테이크고 NG인지 OK인지, 스크립터가 현장에서 어떤 메모를 했는지 까지도 같이 불러와 집니다.
예전에 편집 어시가 스크립트지를 보면서 일일이 클립명을 씬-컷-테이크 형태로 바꿔서 OK여부도 뒤에 적고, 이걸 기반으로 사운드 파일 하나씩 싱크 맞추고, 이게 완료되면 OK컷들만 모아서 첫번째 순서편집을 타임라인에 올리는 일련의 행위들이 단 몇 분의 작업으로 끝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국내 DIT중에서도 그 툴을 이런 용도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거의 없고, 도구도 비싸다 보니 실제로 이용되는 사례는 적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넥플릭스같은 글로벌 OTT에서는 의무사항이라 이런 방식을 진행하지만 나머지 프로덕션은 아직 사용하지 않고 있는걸로 압니다. 그러다 보니 사용하자고 설득하기는 커녕, 이런게 가능하다는걸 아는 사람이 없으니 사용하자고 말도 못꺼내는 실정입니다.
사실 전문 DIT/Asset Management 도구를 쓰는게 어렵다면 대신 엑셀이나 넘버스 같은 표계산 프로그램을 대체제로 쓸 수 있는 방법도 잇습니다. 스크립트지가 저런 종이가 아니라 편집툴과 호환되는 형식의 엑셀파일이기만 해도 꽤 많은 부분을 자동화 할 수 있는거죠. 제가 만나는 사람마다 이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기술장벽보다도 사람들의 새로운것을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보수성이 더 커서 전파가 쉽지 않네요.
Profile
호여리
글쓴이
2023.07.31 17:24
dvcat
영화판은 제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많이 자동화(?) 되어있군요ㅜㅜ
변명같이 들릴 순 있지만 대학생영화라 엑셀파일 부분들 마저도 사실 반영하기 힘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이 분야에 종사하고 전문인이 되기 위해서 스스로도 좀 더 공부하고 개인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새로운 기술들도 받아들이고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네요!! 긴 글 읽어주시고 더 가치있는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공부 열심히 하고 경험도 많이 쌓아 좋은 영화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ㅎㅎ
Profile
호여리
글쓴이
2023.07.31 17:15
dvcat
답변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ㅜㅜ
딱히 제가 뭐라고 스크립지 형식을 논하려던건 아니었습니다ㅜ,,,!
지금 제가 잘 하는건지도 모르겠고 이번에 받은 스크립지 양식이 처음 보는데다 못 보던 항목(?)들도 많아, 감독은 스크립터에 대한 기준이 높다는 식으로 이여기 하니 더 초초하게 느껴지고 하나하나 따져보고싶고 그랬나봅니다…ㅜㅜ
항목에 대한 본래의 뜻과 지금 촬영장 환경에 맞춰 대신 적을만한 내용도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ㅎㅎ
dvcat
2023.07.31 17:22
호여리
아 스크립지 형식은 스크립트와 연계된 후반작업의 진행이 너무 비효율적으로 진행되는것 같아서 제가 제기하는 불만 사항이어서 말씀드린것 입니다.
사실 실제로 자동화를 사용하고 있는 현장은 거의 없는거나 다름없습니다.
donkey
2023.07.31 22:07
dvcat 님 말에 적극 동의합니다. 기술장벽 보다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보수성..이란 말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온지가 언젠데..아직도 이러고 있는 현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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