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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졸업 영화 프로덕션 하시는 학생 감독, PD님들....

2024년 05월 24일 22시 40분 02초 6458 6 4 3

저는 40 후반 줄의 배우입니다.

다른 직업하지 않고 평생 배우 일 해온 사람입니다.

여전히 무명인지라 독립, 상업, OTT 안가리고 섭외 오면 다하는데요.

여전히 오디션도 보고...

작년 부터는 상업 시장 상황 상 상업 쪽 은 고사하고 독립 장단편 해오고 있어요.

코로나 후 힘들죠, 상황 많이 힘들어졌어요. 배우들이나 스탭들이나.

유명인들 아니면 더 힘들어졌고, 유명인들도 소수 빼고는 안좋은 상황이랍니다.

 

올해 들어, 몇몇 대학 졸업 단편 작품도 하게 되었는데요.

그중 섭외나 미팅 과정 중 고사한 작품이 있습니다.

학생 후배님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거 같아서 조심스레 글 올립니다.

제가 고사한 작품은 이렇습니다.

 

1) 1회차, 18 ~ 24 시간 촬영 하겠다.  제작비 없으니 한 회차에 마치겠다. 

2) 4, 5회 차 휴차 없이 찍겠다.

3) 출연료 8만원 드리겠다.

4) 오디션 지정한 날짜에 와라, 대본은 비밀이니 현장서 주겠다.

이러시면 안될거 같습니다.  이런 프로덕션은 저는 거절했습니다.

 

1) 씬의 특수성이나 상황이 아닌 이상 9-10 시간 넘는 촬영은 (대기 포함) 상업이나 독립 현장서도 요즘엔 거의 없습니다.

20년, 15년 전엔 있었습니다. 가끔 특이한 드라마 감독들이 요즘에도  18시간 넘게 촬영하기도 하지만

이럴 땐 출연료가 몇백 단위로 올라갑니다. 

사람의 집중력엔 한계가 있고, 영화 진행 상, 야외 실내 로케 이동 등 피로도를 고려했을 때 10 시간 넘어가면

촬영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졸업 작품은 몇년을 기다리고 제작비 알바로 모아서 잘 찍고 싶으신거잖아요.

돈이 없어서 이렇게 한 회차를 20시간  이러면.... 오히려 들어간 제작비만 아까울 정도의 작품이 나올 것 같습니다.

제 경험상은 그렇습니다. 저도 어린 시절 이런 촬영 안해본 게 아닙니다.

물론 10 시간 넘긴 촬영해서 수작을 남기는 분도 있을 수 있지만... 

왜 이런 과정이 제작 피디 학생 선에서 통제가 안되고 계속 반복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게 열정과 의욕으로만 되지않아요. 냉정하게 시간 분배, 인력 분배 하셔야합니다.

본인이 어렵게 모은 제작비 소중하게 사용해서 잘 사용하시면 좋겠어요.

작년에 올해 특히나 좋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이렇게 작업해서 망친 경우를 너무 많이 봐서 안타깝습니다.

돈, 인력, 시간, 시나리오 모든 게 허비 되버립니다.

제작비 적다는 이유로 다른 요소에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가하시면 안됩니다.

18~24 시간 넘는 촬영은 절대절대 하시면 안됩니다. 

올해 특히 이런 작품 섭외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제가 고사하면서 이런 점 말씀드려도 한 분도고려하시지 않는 것 같습니다.

 

2) 4, 5회차 휴차 없이 가겠다... 휴차의 의미를 생각해보세요.

단순히 쉬는 게 아니라 다음 회차 중요한 회차의 준비입니다.

 

3) 출연료 8만원... 음 시나리오가 좋으면 무료라도 출연합니다.

평소 관계가 좋은 후배들이 오면 내 돈을 들여서라도 우정 출연합니다만...

하지만 제 경험 상은 정말 좋은 시나리오에 준비를 잘하고 영화를 잘 만들고 싶은 분 일수록 15만원은 넘는

출연료를 말씀하시더군요. 학생 졸업 영화 출연해서 제가 생활비를 벌겠습니까? 부자가 되겠습니까?

그 돈은 그영화를 촬영할 때 거의 다 사용되는 소모비용 경비 정도입니다. 

원하는 배우를 구할 때 그 적정 가치가 어느 정도 일지 자신의 예산 한도 내에서 적당한 출연료를 지불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4) 이런 모든 것을 봤을 때, 저는 시나리오를 보고, 프로덕션의 과정을 보고 저와 결이 맞는 작품에 참여하려합니다.

일단 저는 저의 충분한 출연 영상과 사진 여러 이미지, 심지어 요구하는 장면을 촬영을 해서 보내드리기도 합니다.

이 정도 보내드렸으면 이 배우가 어떤 이미지에 어떤 연기의 결을 가졌다라고 판단하실 줄 알아야합니다.

어떤 내용의 어떤 시나리오 어떤 프로덕션인지도 모르고  저의 하루 시간을 오디션을 위해 보내드리기가 참으로 아깝습니다.

다른 촬영이나 돈 벌이를 포기하고 오디션이나 미팅에 가야하니까요.

어떤 작품은 오디션 미팅 후 내가 참여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작품 참 좋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작품이 있고,

어떤 건 솔직히 제 시간만 버렸다는 작품들의 미팅도 있었습니다.

될 수 있으면 사전에 시나리오 먼저 보내시고 아니면 시놉이라도 알려주고, 참여할 생각있나 묻거나,

미팅이나 오디션을 제안하셔야겠습니다. 

배우와 실제 미팅 전에 정보 제공이나 커뮤니케이션에 충실하셔야겠습니다.

 

 

위 네 항목은 제가 몇해 전까지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으나, 작년 부터 특히 올해는 더 심하게 느끼는 문제인 것 같아서 여기에 올려봅니다. 독립 영화계도 매년 숨은 보석들이 나오고 또 누군가는 발굴이 되고 있죠. 그 꿈을 가지고 모두가 하루하루 어려운 현실을 견디면서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신의 열정에 때문에 누군가 고통 받고 불편해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영화 인생 초창기 부터 기본기와 존중의 문화를 잘 다져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여기까지 이 긴글 읽으신 분, 

즐겁고 행복하고 좋은 영화 만드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anonymous
2024.05.26 05:32
걍 하지마셔요 친절한 말투로 쓰셨지만 이런 글도 답답한게 사실 곳간에서 인심나는거라 4번을 제외하고는 그들입장도 어려운 게 있어서 저런걸거임 배우한테 저런 현장이면 스탭대우는 더 쓰레기같을겁니다.. 서로 어쩔수없는걸 설득하려해봐야 큰의미는 없고 안하시는게 가장 심플하고 맞음. 대부분의 학생은 돈은 없고 고생 자처하는 사람들인데 저런 게 너무 아쉬우면 차라리 학생영화는 아쉬워마시고 쩐주가 있는 작품에 배우로 가실 생각을 하셔야죠
anonymous
2024.05.28 13:49
"문제를 만났을 때 괴롭지만 기뻐합니다 " 쓰는배우 유트뷰 쇼츠 좀 보고 오세요
anonymous
2024.05.29 03:32
왜 40후반까지 무명인지 알겠다.
anonymous
2024.05.29 03:43
오디션 볼지 안 볼지는 "시놉시스"를 보고 결정하는 겁니다. 대본 전체를 보고 결정하는게 아니라~~ 대본 보고 본인이 평가하는 입장에 되서 '나의 하루를 쓸지 안 쓸지 결정하겠다' ?????? 누가 보면 댁이 돈 주고 감독 섭외하고 제작팀 꾸리는 줄 알겠네요? 진짜 배우 프란시스 맥도먼드 같은 사람은 그렇게 합니다. 자기가 시나리오 찾아 읽고, 맘에 들면 본인 돈으로 영화하하고 자기 손으로 감독 뽑아서 자기가 돈 주고 제작팀 월급주고 주연 자기가 하고. 그렇게해서 나온게 노마드랜드입니다! 전체 대본 받아서 읽고 평가하고 싶으면, 본인이 "공고"를 내세요!!! "시나리오 모집"한다고!! 좋은 시나리오 뽑아서 내가 제작비도 대고 감독 페이도 주겠다고!! 순서도 모르는 양반이 "후배" "후배" 들먹이면서 가르치려 드는건 무슨 경우인지? 얼굴도 모르는 대학생들이 대체 왜 댁 후배인지??
anonymous 새댓글
2024.06.16 23:30
사람대 사람의 예의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댓글 꼴이 가관이네요. 요즘 현장 분위기가 왜이리 삭막해졌는지 아주 잘 알겠습니다.
anonymous 새댓글
2024.06.17 00:18
저는 그 동안 여러 영화, 드라마에서 크고 작은 역할 들을 해왔고 장,단편 영화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연기 한 지 11년 정도 되는 40대 초반의 배우입니다.
최근에도 단편 영화들을 촬영했는데 이 글을 쓰신 선배님의 글에 많은 공감이 됩니다.
스탭분들, 배우분들 서로 배려해가며 좋은 환경에서 좋은 작품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목표는 하나잖아요. 좋은 작품 만드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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