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13,572 개

소소하게 수다나 떨자는 곳입니다. 무슨 얘기든지 좋습니다.
아무거나 한마디씩 남겨주세요.(광고만 아니라면).

있는그대로 아무말이든지 듣고싶습니다..

흐르고흘러
2016년 09월 12일 02시 26분 12초 1827 19

안녕하세요
저는 23살 대학교1학년 여자입니다.
현재 영화와 무관한 학과를 전공하고있구요.
아무리 혼자 고민해도 끝이없어서 글을 올립니다. 가감없이 제 얘길 적어봅니다.
무슨 말이든 좋으니까 있는그대로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살 혼자있는시간이 꽤 길고 고민도 많아 내면적으로 방황을 하던 중에 영화관을 가보다가 우연히 영화가 막연히 좋아졌던거같아요. 이후론 힘들 땐 자연히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도서관에서 관련 책들도 보면서 위안을 얻으면서 저는 공부를 새로해서 지방에 살던 제가 인서울 4년제 영상학부전공으로 입학해서 상경을 하게되었고 21살 1년간 학교를 다녔습니다. 연극동아리에들어 활동도 해보고 책과 영화를 보면서 글도써보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저는 제 자신에게조차 영화감독이란 꿈을 속여왔습니다. 평범한 삶과 부모님과 제 주위 환경적 요인에 못이겨 자신을 외면했던거같아요. 그래서 휴학하고 막연히 학벌을 높여야겠다란 생각에(영화감독분들 학벌이 좋으신분들이 많고 또 제가 주위환경에서 보다 자유롭게 꿈을 꿀 명분이 될거라 생각했습니다..)입시를 새로하였고 결과는 좋지않아서 몇달간 끝없이 자문하고 조언을 듣고 폐인같이 생활하다가 결국 현실의 흐름을 타고 꿈은 접자고 맘 먹고 완전 무관한 간호학과로 와버렸네요.근데 영화감독이되고싶단 꿈이 포기가 안되네요... 끝없이 고민하고 또 이런 커뮤니티나 인터넷을 통해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혹시 내가 아직 현실도 모르고 어려서 겉멋으로 가볍게 하고싶어하는건가?라고 자문도 해보며 몇달을 또 이렇게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결과는 전 꽤나 절실한 것 같습니다. 점점가면서 오히려 더 하고싶은 마음이 생기네요..
이젠 부모님께 부담이 되고싶진않아서 일단 다니는 학교를 졸업하고 무조건 제 힘으로 어떤 길이든 가야하는데 그래서인지 더 조심스러워네요. 지금부턴 정말 이도저도 못하고 방황은 접고싶기에 마지막으로 이런 글이라도 써봅니다. 이제 정말 행동해야할 때인 것 같습니다..워낙에 제 성격이 독립적이라 혼자 고민의 시간이 매우 길었던거 같고 과하면 독이될거란걸 알기에 어떤 의견이라도 좋으니 진짜 이쪽에 저보다 훨씬 삶에 맞닿아계신 분들의 말들을 듣고싶습니다. 
쓰다보니 제 꿈이 더 명확해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뭐부터 어떻게 시작하는게 좋을지

현실적인조언이든지

아님 무슨 의견이든 제 얘기를 듣고 어떤생각이 드는지

아무말이든지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감없이 썼습니다.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bullbar
2016.09.12 05:00
지금 마음이 기울어진 쪽으로 잘아보고 하세요
별당아씨
2016.09.12 13:36
저 또한 비슷한 이유로 정말 하고 싶던 일을 제대로 시작도 못 해 보고, 어머니의 바람대로 평탄한 길을 선택해서 나름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왔답니다.

하지만, 뭔가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과 열정이 항상 가슴 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지요.

이제라도(건강할 때) 하고 싶은 일을 시도하기로 결단을 내렸답니다.

하지만 늦게라도 정말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면 행복한 인생이 아닐까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mr'moon
2016.09.12 13:45
앙투안로캉탱
2016.09.12 15:21
여기에 넋두리 늘어논다고 도움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당장 나가서 단편 영화를 만들던지 하세요.

단순히 관념적으로 영화를 좋아한다고 영화 감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영상관련 학과를 나왔으면서도 개인적으로 단편 영화 한 편 만들어 보지 않았다면 말 다했네요... 그리고 영화 감독들이 학벌이 좋다고 반수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웃기고 허울 좋은 핑계같아 보입니다. 영화 감독들이 입봉을 하는 과정은 전부 다양하고 왕도란 없습니다. 하지만 명감독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영화가 너무나 좋은 나머지 직접 발로 뛰어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질문자 님께서 진짜 영화 감독이 되겠다는 열정이 대단했다면 반수하기보다 영화를 몇 편 만들었다고 봅니다. 지금 보시면 편한 길을 찾으려고 하시는 것 같은데 영화판에 편한 길은 없습니다. 혼자 상념에 빠져 무기력하게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그릇된 자세입니다. 그냥 가서 영화 만드세요.

그리고 내가 영화판에 뼈를 묻겠다는,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남들에 비해 초라하게 살더라도 영화를 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그냥 하시던 일 계속 하세요. 냉정하게 스스로를 돌아 보시길 바랍니다. 내가 진짜 영화를 할 수 있는지. 단순히 영화를 하고 싶다는 희망 말고 내가 진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그릇이 되는지 판단해 보세요.
clampaos
2016.09.12 20:28
영화감독님중 학력 좋은 분이 많은건
수능을 잘 볼 만큼 지구력과 학습력이 돼서 입니다.

꿈이랍시고 현장에 가야해! 보다는
조용히 서점에 가서 편집법책을 보는 분들

불타는 이글이들 한 눈이 아닌
저변에 날카로움이 있는 눈을 가진 분들이

감독이 될 확률이 높겠죠

감독의 특징 중 다른건 모르겠고 딱 하나의 공통점은
어마어마한 독서량 같습니다.

인문학적으로 날카로워야 하거든요.
Profile
omegafilm
1
2016.09.13 11:09
-


1.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하다보면 옆에 길이 있는데도 가시덤풀 속을 힘들게 헤쳐가기도 하는 법입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바른 길 겨우 찾아 걷다 보면
그때 내가 왜 그랬지? 후회막심 세월 낭비한 아쉬움에 빠지게 되지요.

질문자 경험 엇비슷하게 헤매던 시절 나 역시 있었고
그래서 답변쓰는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저같은 경우,
영화 공부할 당시 고민이 하나 있었는데
그때 우리나라 영화감독은 외국과 달리
나이 50만 넘으면 속된 말로 '조루증'에 걸린다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평론가가 내뱉은 말입니다.
그리고 사실이었습니다.
즉 아무리 왕성하게 작품활동하던 감독도 50만 넘어서면 은퇴하거나
설령 작품 만든다쳐도 '늙은 영화'로 전락해버리는 거였습니다.
외국 감독은 나이 70 먹어서도 깊이있는 영화를 만들어 '거장'소리를 듣는데 말이죠.
그래서 생각한 게 사회와 인생을 바라보는 혜안이 짧아 그런줄 알고
졸업후 잘 다니던 영화사 그만두고 또 학교에 들어갔습니다.
내 영화 인생의 미뤘던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죠.
해서 관련학과 대학 서너군데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이것도 아니 거 같고 저것도 아니 거 같고…
그리고 그렇게 보낸 시간은
내 영화 인생에서
가장 엉뚱하고 우둔하며
지우고 싶은 시간으로 남게됩니다.

왜냐면
그렇게 엉뚱한 시간을 보내고나서부터 내 영화인생은 꼬이기 시작했고
영화인으로서의 성장에 아무런 도움이 안되었으며
의미없이 시간만 낭비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나는 대기만성 스타일이라
그 뒤로 영화인으로서의 성장 발육에 치열성을 가지고 몸부림 친 결과 본 길로 들어섰지만
어쨌든 그런 뒤안길이 있었더랬습니다.

해서 질문자가 보낸 지난 시간은
어쩌면 보다 바른 길을 찾아가기 위한 고민의 뒤안길이었다고 봅니다.

2.
실력있는 영화감독의 성장 발판에는
대학 졸업장이나 학교 지식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슴을 나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즉,
사회와 삶을 관조하는 '시각'과 창의력 기반이 되는 '필력향상'에
대학이 직접적인 자양분이 될 수 없다는 겁니다.
그게 전공 영상 학과든 또는 관련학과든 마찬가지입니다.
약간의 도움은 되겠지요. 참고사항으로 말이죠.
결국은 혼자 공부해야되는 겁니다.
고3 수험생처럼 치열성을 가지고 말이죠.

프로들은 다 그렇게 혼자 공부해서 원하는 결과를 이뤄냈습니다.
누가 채워준 거 아닙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작품을 통한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면에서 막힘없고
또 그렇게 감각과 창의력이 뛰어나다면
감독 되는데 있어 고등학교 졸업장 하나만 있어도 아무런 결격사유 되지않는다는 게 나의 주장입니다.
실제 그래요.
감독이 준비한 시나리오 하나만 보고 제작을 결정하는 거지
제작 결정하는 와중에 그 사람 어느 대학 나왔냐고 따져 물어본다면
그 물어보는 사람 실력이나 경력이 의심스러워 다시 쳐다보게 됩니다.
해서 학벌이나 졸업장은 감독 입봉에 아무런 관련 없다는 겁니다.
고등학교만 나왔거나 그 마저도 못나온 유명한 감독은
우리나라에도 있었고 외국에도 있었습니다.

3.
학교 공부에 관련하여 한마디 첨부하자면
지금 다니고 있는 간호학교 우수 성적으로 졸업하세요.
악착같이 공부해서 수석하세요.
왜냐면 그게 밥벌이가 될 수 때문입니다.
즉 1차적인 삶의 치열성 문제부터 해결해보셔야 된다는 겁니다.
무슨 말인가 알기 쉽게 구체적을 말씀드리죠.

영화하는 사람들 거의 대다수는 밥벌이 위해 다른 일 하는 사람 많습니다.
식당이나 또는 주점 운영하면서 와이프 도와 열심을 다해 일하고 있고
그런 역량도 안되면 택시 운전이나 기타등등 진짜 피터지게 노동해서 생활비 법니다.
그마저도 쪽팔려서 하기 힘들면
어디 강의자리 하나라도 알아보려고 동분서주합니다.

20대 내지 30대 중반까지는 젊은 혈기와 배짱으로 돈없이 현장에서 버티면서
이런 게 영화인의 삶이다, 자족하며 지낼 수 있지만
나이 들어서는 그렇게 못합니다.
해서 한때 이름 날린 프로듀서나 감독들 조차도
생활고 잠시 해결한답시고 영화 접고 고정적으로 돈 나오는 일로 돌아서는데
잠깐일 거라 맘먹고 시작한 게 금새 4, 5년 훌쩍 지나가버립니다.
그리고 다시 영화하려고 맘먹으면
현장 시스템이나 인맥등 모든 게 바뀌어버려 적응이 안됩니다.

그런 일예는 삶의 치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고
그 나머지는 그냥 백수 인생입니다.
우리나라 영화현장에서 기술 파트 제외하고
피디나 감독중에 영화일하면서 그 수입으로만 먹고 사는 사람 몇이나 될 거라 생각하세요?
스타감독 한 열명 정도 손가락 꼽고 나면
나머지는 기본 생계 수입이 없습니다.
운좋아 생활능력있는 와이프 만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마저도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가족의 기본 행복권을 위해 빨리 영화같은 건 포기하고 돈버는 일을 해야되는 겁니다.

다행히도 지금 질문자는
밥벌이 수단으로서 제법 그럴듯해 보이는 간호사의 길이 있으니
수석 졸업해서 월급 잘나오는 병원 먼저 들어가시라는 겁니다.

4.
영화인생 조언 좀 해달라고했더니 웬 생뚱맞은 소리냐고요?
그럼 이제 앞으로의 진로를 가정한 시나리오 한번 써 볼까요.
간호사 한달치 월급이면 괜찮은 아이폰 하나에 촬영 악세사리 살 수 있습니다.
쉬는 날에 간호사 내지는 병원관련 내용으로 시나리오 쓴 거 가지고
혼자 병원에서 단편영화 찍으세요.
질문자 만큼 병원 관련된 '지식'과 '경험'내지는 '관조'하는 시각을 가진 사람 드물터이니
아주 독특한 영화 한편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영화 한 두편 만들어보면서
'이건 내가 생각했던 길이 아니었네?' 하면서
재능도 없는데 잠시 들떠있었던 자신을 바로 볼 수 있는 것이고
그래서 알렉산드르 아스트뤽의 카메라 만년필 설을 빙자하여
그토록 하고싶었던 영화를
자신의 삶의 이야기 펜으로 써나가듯
간간히 핸드폰으로 영화 찍으면서 자기 만족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만약 찍어본 영화가
'야 죽인다, 나에게 이런 빛나는 재능이 숨어있었구나!' 정도의 작품으로 나온다면
1, 2년 휴직해서 본격적인 영화 한편 만들어 볼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다 또 길이 막히면 아는 수간호사 언니 통해 병원 복귀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렇게 일하면서 또 시나리오 한편 준비할 수 있는 겁니다.
제가 다른 글에서 언급했던
인생의 든든한 그런 '보험' 하나 먼저 들어놓고 시작해보시라는 겁니다.
그러다 질문자의 적성과 꿈을 이해하는 배우자 만나면
애기 낳고 살다 또 영화 한편 찍을 수 있는 거고요.

간호사하면서 영화감독한다는 게 그게 무슨 말이나 될법한 소리예요?!
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간호사하면서 영화한다는 건 오히려 멋들어진 질 수 있는 겁니다.
영화 감독이 매년 영화 찍어내는 것도 아니고 평균 5년 텀으로 작품하는데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역시 일예를 드는 게 빠르겠네요
우리나라 지방대 한 미대 교수가 있었습니다.
한동안 그림 가르치는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꿈에 그리던 영화 한편 찍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그래서 촬영 스텝을 모아놨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영화찍는다고 아주 무시하듯 그냥 가버렸습니다.
해서 감독 혼자 영화 찍었습니다.
촬영 장비 무거우니 지게꾼 한명 고용하여 카메라 옮겨가며 그렇게 혼자 찍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그 작품은
도망간 촬영자를 포함 우리나라 모든 촬영자의 영화촬영 기본 교과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다시 교수생활하다
한 5년인가 지나 또 두번째 영화 찍었더랬습니다.
교수하다 영화찍는 거하고 간호사하다 영화찍는 거하고 뭐가 다른가요?

하나 더 들어볼까요?
지금은 여성의 지위와 권력이 도를 지나쳐 너무 오버된듯 신장되었지만
아주 옛날 흑백 영화 초창기 시절
그때 여자가 영화감독한다는 건 비상식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절
여자가 영화 연출하는 모습을 나는 본적이 있었더랬습니다.
현장에서 찍은 흑백 스틸이었는데
카메라 옆에 선 그 감독 모습을 보는 순간 나는 한동안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포대기로 아기를 업고 연출하는 모습이었거든요.
당시는 분유가 없어 모유로 아기 키우던 시절이었고
그래서 그 감독은 아이 젖 물려가면서 그렇게 자신의 영화 혼을 불태웠던 것입니다.
그 옛날 그 시절에도 열정 하나만으로 시대 조류를 무시하면서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인들 뭐를 못하고 또 뭐가 불가능하겠습니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영화인생길에서
보다 젊을 때,
기본 삶의 조건을 미리 준비해놓고 영화 시작해보는 건,
나이들어 삶의 적응력 떨어진 뒤에가서,
기본 삶의 조건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초라하게 발버둥치는 것보다,
훨씬 지혜스러운 인생길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겁니다.

결국 자기 영화인생 자기 스타일대로 걸어가겠다는데 감히 누가 뭐라 할 수 없는 겁니다.

5.
어느 세월에 그런 여정 겪어 나가면서 영화하냐고요?
나이 생각하지 마세요.
결혼해서 애기 낳고 잘 살다가 남편 실직당하자 삶의 전선으로 뛰어들어
스포츠댄서로서 예술적 재능을 빛나게 발휘한 사람도 있고
진짜 할일 없어 커피숍에 나와 글 끄적이다가
비로소 숨어있던 자신의 재능이 빛을 발해 세계적인 집필가로 데뷔한 사람도 있으며
또 남자 중에는 진짜 인생 후반에 가서
조용필 못지 않은 가창력으로 데뷔한 노래꾼 장사익이라는 인물도 있습니다.
가수 장사익씨는 데뷔 나이가 50대 중반입니다.
나는 처음 그 가수 노래 부르는 모습 보면서 깜짝 놀래 눈과 귀를 뗄 수가 없었더랬습니다.
그리고 그 가수 창법은 조류에 벗어나있다 보니
오히려 독보적 존재로 부각되는데 있어 이점으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또 구쏘련시절에는 50대에 입봉하여 주목받은 감독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미대 교수 출신 감독도 현장경험 아예 없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교수 생활 한동안 하다 늦은 나이에 감독했습니다.
지금은 현장 경험 없어도 아무나 영화찍을 수 있지만
그 당시는 도제 시스템으로 현장경험 없으면 아예 영화 자체를 찍을 수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카메라 대여 안되니 그 비싼 카메라를 아예 직접 사서 찍었더랬습니다.

천천히 가셔도 됩니다.

조급하지요?
세월이 기회를 채갈까봐.
기회는 세월하고 아무런 상관없습니다.
죽은듯 보이는 그루터기도 겨울 지나 봄이 오면 싹이 트기 마련이듯
꿈을 향한 몸부림이 강하다면
어떤 장벽이든 꽤뚫고 세상 밖으로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20대에서 느끼는 간절함과 절박함은 그 강도가 심한 건 사실입니다.
일테면 3, 40대는 연인과 헤어지고나면
술 한잔 꺽고 하루 밤 지나면 새날이 화창하게 밝아오지만
20대는 온 세상이 무너진듯 인생 자체가 허무하게 느껴지기 마련인데
어쨌든 꿈의 뿌리가 땅속 깊이 뻗어있다면
그 뿌리는 죽지 않고 반드시 세월과 무관하게 꿈으로 소생한다는 말씀을 나는 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6.
어쨌든 꿈에 그리던 감독이 되었다치고,
그럼 감독이 되고나면 모든 문제가 끝날까요?
과연 감독이 되고나서부터는 모든 영화인생 고민과 갈등이 해결되냐는 겁니다.
아녀요.
질문자가 방황하듯 보낸 시간은 3년 남짓 되지만
감독되고 나서는 그 방황 주기가 10년으로 길어질 수 있습니다.
구질구질하게 사례드는 건 생략하겠습니다.
아직 가보지도 않은 길에 대해서
꿈에 부푼 청년에게 초반부터 맥빠지는 이야기 늘어놓는 다는 게
이 글 성격상 어울리지 않을 거 같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남들과 좀 다른 처지에서 지난 시간 보내셨고 또 보내고 있으니
지금 하시는 공부 최선을 다해 1등으로 졸업하세요.
그렇게 먼저 삶에 대한 1차적인 치열성을 한번 겪으면서 이겨나가보세요.
그리고 그런 치열성의 결과로 얻어진 돈 가지고
진짜 돈 안들어가게 영화 만들어보면서 영화 공부하세요.
나는 그 길이 지금의 질문자에게 맞는 맞춤형 영화인생 길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공부 방법에 대해서는 저의 다른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위에서 일예로 들었던
기회를 잡아 꿈을 이뤘던 사람들 모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들의 고백을 그대로 옮겨보자면
삶 이면에서 꿈을 향해 진짜 고3 수험생처럼 치열하게 독학으로 공부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공부는 시간가는 지 모르게 흥미진진했었고
그렇게 쌓아진 세월과 내공이 있었기에
기회가 왔을 때 한순간에 자신의 꿈의 날개를 활짝 펼칠 수가 있었답니다.



http://cafe.naver.com/omegafilm









-
파란아게하
2016.09.13 13:06
omegafilm
질문자는 아니지만
좋은 말씀 잘 훔쳐듣고 갑니다.
Profile
omegafilm
2016.09.14 10:22
파란아게하
파란아게하님 오랜만이네요.
매번 좋게 말씀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아도저
2016.09.17 11:58
omegafilm
안녕하세요 omegafilm님!
회원가입도 안하고 항상 눈팅만 하던 저인데 이렇게 댓글까지 남기게 되었습니다.
정말 멋진 글 감사드려요.
엄청난 자극 받았고 제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두고두고 읽고 싶어요.
Profile
omegafilm
2016.10.20 19:50
아도저
뒤늦게 답변 글을 보았습니다.
아도저님 하시는 잘 되시길 바라며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당아씨
2016.09.13 12:35
omegafilm님의 글을 읽으니 눈물(감동)이 나네요...
방향성을 잃고 흔들리는 젊은이에게 진정성 있으면서도 실질적인 조언을 해 주시는 모습에
존경심마저 느껴집니다.
저도 분야는 다르지만, 비슷한 처지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라 많이 배우고 갑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Profile
omegafilm
2016.09.14 10:20
별당아씨
안녕하세요 별당아씨님.
답변해주신 글을 찬찬히 읽어가면서
제 글을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는구나 해서 잠시 감격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별당아씨
2016.09.14 12:14
안녕하세요, omegafilm님!
글의 내용으로 볼 때 이 분야에 많은 경험과 지식 및 필력을 겸비하고 계신 분 같아
제시하신 홈페이지에도 들어가 보았습니다.
이미 업적도 상당하시더군요...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성 중 하나에 남을 돕는 마음이라는 글을 읽은 적 있는데,
omegafilm님께서도 그에 해당하는 분 같습니다.
자주 혼자라는 느낌으로 살아왔는데, 우리는 모두 타인의 보이지 않는 도움을 받으며 살아 가는가 봅니다.
따뜻한 일깨움 주신 글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하시는 일 번창하시기를 기원합니다.
Profile
omegafilm
2016.09.15 18:54
별당아씨
그렇게까지 말씀해주시니 쑥스럽고 또 민망해지네요.^^
어쨌든 거듭 고맙습니다. 저도 아직 부족한 게 많고 또 가야할 길이 멀고 또 멀기만합니다.
그런데 제가 가진 거 나누고 싶은 마음은 사실인 거 같습니다.
사람 참 묘한 게 세월가면서 바뀌나봅니다. 예전에는 가진 거 움켜쥐고 있어야 내가 산다 했었는데 지금은 기회만 된다면 어떡하든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렇게 더불어 살아가고 싶습니다.
별당아씨
2016.09.15 20:23
Omegafilm님의 넉넉한 마음은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할거라는 느낌을 주시네요~!^^

흐르고흘러님도 여기 답변을 주신 모든 분들의 메세지를 보셨겠지요?
종합해 보면, 방법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는 말씀....
모 드라마 대사 중 '어른은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 이라는 말....
어떤 인생도 후회 없는 삶은 없고, 다만 후회와 아쉬움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아닐까요?

저는 많이 배우고 이만 물러갑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요...(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니...)^^
주짓떼로
2016.09.18 02:46
해봐야 알아요 모든 꿈은.
영화 찍고 출품해보세요. 돈 없이 살아보시고요. 그래도 좋으면 해야죠.
대망
2016.09.18 18:35
답변에 감동받고 갑니다.
jhm4581
2016.09.29 14:10
브라보콘
2020.06.24 07:53
글 등록 순으로 정렬되었습니다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대상이 특정되는 비방,폭로 등의 글은 삭제합니다 8
새글 풋살 좋아하시는 분 계신가요?! 용산FS 2024.04.27 305
새글 [생성 Ai 음악 웹앱 프로그램] 베타테스터 모집 , 필름 메이커스 영상 제작하시는 분들을 Pertinently 2024.04.26 3540
새글 Bmpcc 쓰시는 분 계신가요? 질문 있습니다 2 jjgr8 2024.04.26 3554
새글 탑차 대여 !! wantme 2024.04.26 5080
새글 잭스할때 왜 긁는걸까?? puly엠버서더 2024.04.26 6144
새글 블랙헤드 제거 by 서울대 피부과 전문의 1 하늬바람님 2024.04.26 6122
[전술 밀리터리 트레이닝]_비질리스 브랜드_영상 테스트 ANDYJIN 2024.04.26 6863
(~4/30 조사 마감 임박!) 방송현장 고용불안 실태조사에 참여해주세요!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2024.04.26 7215
숏폼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습니다. rrightyeon 2024.04.25 10189
BTS 좋아하시는분 있나요ㅎㅎ 핑크토토 2024.04.25 10435
운영자님 삭제 부탁드립니다 2 정석 2024.04.25 13507
포토 포즈 5가지 체크 포인트 : 팁, 기법, 연습 방법 신CP 2024.04.25 15934
에이전시 및 아카데미 추천 배우이은준 2024.04.24 16275
협업하실 업체 찾습니다 (공간기획, 촬영분야) ㅇㅇ에이전시 2024.04.24 16897
오늘 운동도 개힘들었다.. puly엠버서더 2024.04.24 17928
어느순간 모공이 신경쓰이기 시작하는 이유 2 하늬바람님 2024.04.24 18458
모르는사람 없어야하는 정보 광야팡야 2024.04.24 17989
방청객 아르바이트 부모님들이 하실만 하신가요? destruc_ 2024.04.24 18103
영상, 영화 관련 업무 하고 계신분중 인터뷰 가능하신분 영화쟁 2024.04.24 19374
<재능 기부> 시나리오 한 편, 무료로 배포합니다. 비바다비 2024.04.23 21626
1 / 679
다음
게시판 설정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