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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문화산업의 위기

2purple
2007년 01월 31일 18시 40분 49초 4006 3
제목이 좀 거창하네요. 그냥 개인적인 의문들이 떠올라서 끄적거린 글입니다.


우선 민주주의란 것이 여론이 중심이 되는 거잖아요. 지난 몇 년 동안 언론개혁이 이슈가 되면서 여론을 조작하고 특정 사안에 개입해서 권력을 휘두르는 시도들이 조명 받게 됐고요. 근데 진짜 문제는 이런 것들이 화제가 되기 전엔 사람들이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휘둘려 왔고, 지금도 사실 크게 변한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왜냐면 이런데 신경 쓸 여유들이 없잖아요. 다들 먹고살기 바쁘니. 뼈빠지게 일하고 집에 오면 책 펴볼 겨를도 없이 좀 쉬다 잠들고, 다시 일어나서 일하러 나가고..그렇다고 돈을 많이 버나요? 문제는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돈을 버느라 무지해진다는 거죠. 부의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일반 대중들은 제대로 된 지식을 접하기 힘들어질 겁니다. 시간도 없을뿐더러 지식 서적들이 비싼 가격대죠. 돈 없으면 공부하기도 힘든 마당에 도서관엔 책도 별로 없죠. 이건 큰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무엇이 진실이고 옳은지 생각하기 위한 충분한 정보와 지식에서 차단당하는 것이니까요. 오로지 미디어가 먹여주는 것만으로 단순함에 빠져가는 것이 아닌가요? 이런 대중이 감정적으로 손쉽게 선동당하는 것은 고대 정치나 다를 바 없는데 이건 발전이 아닌 쇠퇴죠.

예전에 광화문에서 열렸던 탄핵반대 집회에 가보셨나요? 저는 두 번 정도 나가봤는데 첫날은 사람들 감정이 굉장히 격해 있었죠. 또 다른 사람들은 흥미삼아 나오거나 지나가다 군중심리에 이끌려 합세하곤 했고요. 집에 돌아와 탄핵당시 영상을 보는데 섬뜩한 장면이 보이더군요. 난장판이 된 국회를 빠져나오는 어느 여당 의원의 미소. 여론에 기초하는 민주주의를 악용해서 감정적인 대중들을 쇼 비즈니스의 꼭두각시로 만든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반노는 아니지만 그날은 민주주의가 후퇴한 날이 아닐까요?


대선 때만 되면 왜 사람들은 거대정당에만 몰표를 던질까요? 현실이 너무나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왜 변화대신 쇠퇴를 선택하는 것일까요? 당장의 안정을 바라는 무지와 타성은 서서히 죽어가는 냄비 속의 개구리와 다를 바 없지요. 하지만 대중이 본래 무지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불평등한 사회구조가 그런 사태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또 다른 문제는 우리가 좋아라하는 영화가 대중을 지적으로 마비시키는 것에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죠. 3S, 3M 이 단어들엔 영화가 끼어 있잖아요? 소비주의 기업문화의 득세와 정신문화 쇠락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한 두 가지가 아니라 쓰기도 벅차죠. 문화가 산업이 되고 예술이 상업이 된 지금, 장인의 작품은 사라져가고 상품만 난무하지는 않나요? 21세기가 문화의 시대라는 표어에 때로는 구역질이 나옵니다. 이대로 간다면 21세기는 타락한 물신주의의 시대가 될지도 모르죠. 지성과 양심이 상실된 불평등한 암흑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희 동네 문화의 거리가 어떤 줄 아세요? 브랜드 매장, 먹자골목, 술집 천지에 미성년자 매춘도 하고 있는데 업주는 몸 파는 소녀들에게 임금도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있습니다. 빌어먹을 놈들.


저는 고된 일상에 지친 대중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오락영화를 쓰고 싶다고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배웠죠. 근데 지금은 좀 회의적이 되네요. 과연 무엇이 대중을 위하는 것인지, 대중을 위한다는 것이 존재하기나 하는 것인지. 현실이 이런데 무슨 시나리오를 쓴단 말입니까..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쩝.
j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leesanin
2007.02.01 02:35
滄浪歌..
창랑의 물 맑거든 내 갓끈 씻을 수있고, 창랑의 물 흐리거든 내 발을 씻을 수 있네.
chofa
2007.02.01 09:39
아무래도 새로운 사상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자학이 그러했듯이 이때까지의 사상을 총합적으로 현대시대와 맞추어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 가지 않을까요~
분명 세계 어디에서 한번 떠오를 거 같네요.
누가 어디서 나타날지~~
2purple
글쓴이
2007.02.02 16:24
다시 읽으니까 제가 참 위선적으로 느껴지네요.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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