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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속여가며 정말로 원했던 것을 감추며 살았던, 배우 박00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2023년 11월 02일 01시 42분 07초 293

1. 기실 입단 전

연기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교 연극동아리에서 였다. 연기가 너무 재미있었지만 그 당시 나는 내가 배우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해보지 못했다. 막연히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적당히 세상과 타협한 채로 졸업 후 평범한 취업을 길을 택했다. 그렇게 이런 저런 회사도 다니다가 기회가 생겨 내 사업도 하게 되었는데 사기를 당하여 그 동안 일궈논 기반과 재산을 거의 다 날리면서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다시 일어서자는 심정으로 꾹 참고 새로운 사업장소로 이사를 하였는데 한달 뒤에 코로나가 터졌다. 강제로 이렇게 허리가 두번이나 잘려나가는 일을 당하고나자 정말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면서 그 동안의 나의 삶이 주마등처럼 머리속에서 재생되며 흘러갔고 나는 과연 누구이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처음으로 내 자신에게 질문을 했다. 그 동안은 내가 나를 속여가며 정말로 원했던 것을 감추며 살았고 바로 그게 연기에 대한 꿈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배우가 되고 싶고 연기를 하고 싶어한다는게 죄악도 아닌데 왜 그렇게 남들에게 내 꿈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했는지 모르겠다. 사업을 정리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이제서야 내 자신에게 진솔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되기까지 너무 긴 시간을 돌아온 것이 후회스럽고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애초에 이렇게 되었어야만 했던 것이 아닐까.. 지금이 비로소 절대적이고 운명적인 타이밍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멀리 돌아왔기 때문에 그만큼 남들보다 고민할 시간 없이 이제는 연기를 위해 앞만 보고 달릴 수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연기를 하기로 마음을 결정했는데 연기에 대해서는 혼자선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 신생아나 마찬가지였다. 그 때 불현듯 '내가 과연 남 앞에서 연기를 할 수 있는 수준일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곧바로 '영어도 못하면 학원에서 배우는데 연기도 학원에서 배우면 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의 힘입어 연기학원을 검색해보았다.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눈에 띈 곳이 '기실'이었다. 블로그의 모든 글을 읽었고 '나는 절대로 이곳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 과정이라는 기간 자체가 연기에 대한 진심을 갈고 닦고 알아볼 수 있는 증명의 시간으로 한 번 덤벼보라는 것처럼 느껴졌고 이제는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덤비고 싶었다.

나처럼 늦은 나이에 연기에 대한 꿈을 깨달은 분들은 너무 늦은 나이에 연기학원을 가는 것도 모자라서 또 1년이라는 시간을 학원에 투자하는 것이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이 들수록 더 느리고 진지하게 가는게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애초에 늦은 때라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우리에게는 항상 지금만이 있을 뿐이다. 지금하면 가장 빠른 것이고 지금 하지 않으면 가장 늦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 기실 생활 기억나는 에피소드

* 태은코치님 수업(실수업)

1) 트라우마 발표하면서 : 코치님께서 연민의 눈으로 자신과 세상을 보라고 하셨던 말이 너무 기억에 남는다. 힘들고 슬펐던 기억들 모두 나의 밑거름이고 연기서랍에 차곡차곡 넣어서 꺼내어 쓸 수 있는 재산이라고 하셨던 말만으로도 힘들었던 기억의 상처가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세상의 시선으로는 사회부적응자같아 보일 수 있는 나의 약하고 여린 마음이 연기에 있어서는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세상을 연민의 시선으로 보고 가엽게 생각하고 이해안되는 사람들을 이해해보려하고 보듬어 품어 생각해보려는 노력.. 그런 노력으로 세상을 볼 줄 아는 게 배우에게 꼭 필요한 자세임을 배울 수 있었다.

 

2) 감정연기, 눈물연기에 대해 : 트라우마나 일기발표때 내 자신으로써 울었다면 처음으로 기실에서 다른 인물로써 슬픔을 느끼고 표현해야 했던 독백이 태은코치님 수업때 했던 독백이었다. 엄마가 치매에 걸려서 슬퍼하는 인물의 대사였는데 '과연 내가 울 수 있을까?' 에 대해 처음으로 고민해본 시간이었다. 무턱대고 우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의 추억들을 적어보라고 분석법을 코치님께서 가르쳐주신 것을 따라하면서 적다보니 추억외에도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가상의 기억들이 있었다. 그리고 정말 우리 엄마에게 대입해서 생각해보게 되면서 연습하면서도 처음으로 눈물을 흘려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너무 초보였던 것이.. 어떻게든 우는 것에만 집중하면서 화술,발성은 하나도 신경쓰지 않았었다. 수업 때 사람들 앞에서 울면서 준비한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너무 큰 도전이었던 때였다. 나름 열심히 전사들을 준비하고 수업가면서도 무드를 형성하고 수업시간에도 계속 마인드를 잡으면서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준비한 전사들을 먼저하면서 감정이 훅 올라왔고 엉엉 울면서 대사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바보같았다.. 하지만 그러면서 배웠다. 무조건 울기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그리고 상대를 생각해야하는데 나만의 감정에 빠져있어선 안된 다는 것도.. 그 뒤로 화연코치님 수업에도 그렇고 태은코치님 수업때도 계속 감정연기를 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이걸 적으면서 내가 과연 성장한게 있을까 싶었는데 ;;; 완전 처음에 했었던 눈물연기를 떠올려보니 조금 성장하긴 한 것 같다;; 그땐 몰랐던 것들을 지금은 알고 있는 것들이 생겼으니 말이다..

 

3) 내 자신을 내려놓고 연기하는 법 +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버티고 해내는 법

<1> 커리큘럼에 동물연기라는 것이 있는 것을 보고 내 눈을 의심했었다. 설마하면서 우리반보다 앞서 수업을 진행한 앞반 사람들의 일지를 보고나서는 경악을 했다. 정말 동물연기라는 것을 하는 것이었다. 수업도 하기 전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초등학교 4학년때 애들앞에서 원숭이 흉내내본게 다인데...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성인들 앞에서 동물을 흉내내면서 연기를 할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한 '연기'란 무엇인지 '연기수업'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차근차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너무 환상에 사로잡혀 막연히 멋있는 연기만 하고 배울 줄 알았나보네... 스스로 부끄러웠다. 그동안 생각했던 '연기'로 규정했던 바보같았던 환상들을 깨고 정말 현실과 부딪히는 느낌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했다면... 그리고 우리반 다른 동기들도 한다면.. 내가 못할 것이 무엇일까? 그냥 미친척하고 다 내려놓고 하자. 부끄러워하는게 제일 부끄럽다. 보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그게 제일 고통스럽다. 그냥 하자. 의 자세를 처음으로 배울 수 있었다. 막상 연습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더 동물처럼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완벽하게 자의식을 지울 순 없었지만 순간순간 자의식도 없앨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개체를 관찰하고 모방하는 것에 필요한 수고와 노력들을 알게 되었다. 동물의 위대함에 대해서도 한번 더 배웠다;; ... 그리고 수업시간때 한 여름에 잘 나오지도 않는 에어컨 밑에서 땀을 뻘뻘흘리면서 내 체력을 모두 소진해가며 다리가 후들거리고 등이 뻐근할때까지 움직여본게 얼마만인가 싶었다. 동물연기를 할 때는 그 자체가 나에게 도전이었는데 지나고보니 그동안 했던 연기들 중에 가장 쉽고 직관적이었던 연기였다는 생각이 든다...그리고 한번의 웃음기 없이 진지하게 우리를 보고 평가해주셨던 코치님의 모습에서 더더욱 나도 내 자신을 우스꽝스럽게 보지 않고 연기 그 자체의 행위로만 여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 동물연기를 보여달라고 하면 이제 아무렇지 않게 주저하지않고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내가 바뀐 것 만으로도 정말 멋진 커리큘럼이 아니었나싶다...

 

<2> 모노극을 하면서도 정말 도망치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일단 대사가 내가 예쁘고 멋지다고 말하는 대사인데 내 스스로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아서 1차적으로 괴리감을 이겨내는 것도 힘들었고 아이디어들을 접목시켜서 재미있게 표현해야되면서도 너무 우스꽝스럽게만 가서도 안되었고 내 자신을 내려놓고 몸을 자유자제로 쓰면서 움직여야하는데 나 혼자 연습하는데도 누가 보고 있는 것도 아닌데 너무 부끄러웠다. 내 자신과의 싸움을 정말 제일 많이 했던 게 모느극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정말 필요했던 연기였고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그걸 포기하지 않고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던 나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중간에 발전시켰던 캐릭터를 버리고 거의 다시 새로짜서 연기영상을 찍어서 코치님께 계속 컨펌을 받아야했는데 그 날이 정말 최대의 위기였다.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잠이 오질 않았다. 자려고 누워도 계속 아이디어를 새로 짜야한다는 부담에 침대에서 계속 누었다가 벌떡벌떡일어나길 반복했다. 그래서 아예 그냥 잠들길 포기하고 무작정 모노극 캐릭터가 입을 법한 옷들을 꺼내입고 내 화장대에 있는 물건들을 막 닥치는 대로 집어서 이런 저런 행동들을 하면서 즉흥적으로 행동해보았다.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충동적으로 나오는 행동들에서 그 인물로써 할 법한 정당성있는 아이디어들이 나왔고 우여곡절 끝에 다시 캐릭터를 완성하게 되었다. 스스로도 조금 신기했다. 정말 안될 줄 알았고 힘들었는데 고민하고 고민하면 되긴 되는구나..를 느꼈다. 그런데 아직도 과제가 남아있었다. 풀테이크로 영상을 실수없이 촬영해서 보내드려야했다. 내 욕심에.. 아니 당연한가? 정말 물 흐르듯 연극처럼 원테이크로 잘 해서 보내드려야한다는 생각에 3시간을 찍었다. 찍다보니 땀도 너무 많이 나고 지치고 그만 두고 싶었다.. 찍을 수록 기운이 빠지니까 텐션도 떨어져서 억지로 업 시켜서 찍기가 힘들었다. 현장에서 몇십 테이크씩 촬영을 해야하는 배우들에 대해 존경심이 생겼다. 그리고 내가 하려는 일이 그런 일인데 맘을 단단히 먹고 체력도 정말 키우고 이거부터 지금이라도 해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이 악물고 촬영을 마치고 보내드렸다. 그리고 코치님께서 답장을 주셨는데 '내 한계를 시험해본다는 생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해주신 말씀에 모든 고통이 녹아내리면서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4) 그 외에도 즉흥연기를 통해 인물과 인물이 타협하지 않고 갈등을 극으로 치닫게 해야한다는 것과 순간적으로 어떻게든 아이디어를 짜내서 생각하는 법 - 그러기 위해선 평소에 다양한 경험을 하고 수집하고 나만의 연기서랍에 다 저장해놓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모의오디션에서도 너무 어려운 대본이었는데 어렵다면 어려운 걸 해결할 때까지 분석하고 또 분석하고 나한테 와닿게 만들고 연습하고 어떻게든 포기하지 않고 해야한다는 것과 긴장속에서 내 자신을 믿고 집중하는 법, 앞으로 오디션 볼 때 대비해서 내가 고치고 발전시켜야하는 단점들에 대해서 배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너무 감동적이었던 '마음이 닿으면' 영화... 코치님께서 출연하셨던 영화의 시나리오를 보고 같이 분석하고 공부하면서 연기를 해보았는데 실제 촬영할 때의 어려움, 긴장감 들이 어떤지 배울 수 있었고 내가 너무 부족한 자세로 쉽게 촬영수업에 임했었구나 반성을 많이 했었다. 나중에 실제 영화를 보여주셨는데 내용도 배우지망생에 관한 거라 너무 와닿았고 감동적이었다. 코치님께서 어떤 마음으로 이 작품을 커리큘럼에 넣으셨는지 느껴져서 영화를 보는 중에 눈물이 많이 났고 몰래 스틸컷을 한장 찍어서 지금 이 마음을 두고두고 기억하면서 초심이 희미해져갈 때마다 꺼내보고 다시 선명하게 꿈을 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 화연코치님 수업(기수업)

 

1) 기실에 와서 처음 그만두고 싶었던 9월 - 코칭에 대한 신뢰가 생기다

: 처음으로 목으로 소리내는 것을 지적받고 근본적인 복근 코어 힘 문제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바뀌어야한다는 걸 알았을 때, 그동안 내가 외면했고 또 아예 모르고 있던 부분들이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처음에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속상함은 미뤄두고 정말 내가 연기가 하고 싶다면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고 이걸 제대로 마주해야만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어느 위치이고 어떤 수준인지를 직면하는게 가장 괴로운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게 단지 시작일 뿐이고 이거 하나 넘어가지 못하면, 그냥 되는대로 넘기는게 아니라 어떻게든 코치님을 믿고 따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코치님에 대한 신뢰가 없었을 때였는데 억지로 강제로 버티기 위해 코치님을 믿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하면서 아주 조금씩 바뀌고 달라지고 있다는 희망을 마주하면서부터 코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게 된 계기였다.

 

2) 근본없는 자신감을 내려놓는 법을 배우다

: 초반에 가장 큰 수확은 내가 얼마나 쪼랩이고 얼마나 연기를 못하는지 계속 상기하면서 내가 가려는 시장속의 나의 위치를 확인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기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정말 마음 아픈, 가장 치명적인 팩트였기에 근본없는 희망과 근자감으로 나를 방어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배우시장에 들어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정말 순진무구하게 몰라서, 무지하고 무식한 상태로 헛꿈을 꾸고 있었던 것도 맞다. 코치님은 연기 뿐만 아니라 냉정하게 현실감각을 기를 수 있도록 계속 시장감각을 일깨워주셨다. 그래서 학원에 들어오기 전에 가지고 있던 마음가짐, 생각들과 철저히 180도 다른 개념들을 배울 수 있었고 그래서 아프지만 인정하고 소화시킴으로써 내 꿈을 위해서 더욱 단단하게 마음을 먹을 수 있었다.

 

3) 본질과 테크닉, 상반된 두 단어가 하나일 수 있음을 배우다

: 꿈 독백으로 시작해서 여러 감정 독백들을 다루면서 본질의 마음으로 분석하고 연습해야하고 테크닉적으로 체화될 수 있어야 처음에 분석할 본질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배웠다. 그래서 테크닉은 곧 본질로 가는 길이고 본질을 위해서는 테크닉이 반드시 있어야하는, 그 뗄래야 뗄 수 없는 아이러니 하면서도 명백히 논리적인 진리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내가 아직 감히 그걸 알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것에 닿기 위해 엄청나게 맹렬히 연습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졸업하고 나서도 꾸준히 노력하면서 조금이라도 전보다 더 깨닫기 위해 계속 매진해야하는 것이 나에게 남은 과제일 것이다.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서 코치님께 배운 '존재하기'라는 방법으로 분석하고 인물로써 살아보려하는 시도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내가 정말 그 인물과 친해지려고 노력한 만큼.. 비록 연습실에서는 잘 안되었더라고 그런 시도가 쌓이고 쌓여서 결국 학원에 와서는 터지는 경험들을 하면서 연습에 대한 믿음, 코치님에 대한 믿음, 나에 대한 믿음이 또 쌓였었다. 수업시간마다 남모르게 수행했던 나만의 비밀미션들이 있었는데 수업시간때마다 코치님께서 강조하신 집중력.. 몰입이 아닌 집중으로 만들어내고자 했고 코치님 덕분에 스스로 정한 목표치에 달성할 수 있었다. 나만의 비밀미션을 할 때마다 티도 못내고 혼자 속으로 고통스러웠지만 그래도 도망치지 않고 달성했던 내 자신이 좀 대견하고 그렇게 이끌어주신 코치님께도 너무 감사하다

4) 못하는 걸 못하는 채로 두지 말아야하는 배우의 자세를 배우다.

: '배우'라는 말이 계속 '배우'는 사람이라서 인가? 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역량강화 시간. 내가 정말 못하는 역량들을 건드리고 붙잡고 늘어지면서 나와는 너무 다른 인물들이 되는 법을 배웠다. 내가 안하는 생각을 해야했고 그게 정당성있게 나에게 들어오기 위해서 온갖 방법들을 다 동원해야했다. 정말 안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카메라 앞에서라도 그렇게 보이게끔 만들어줘야하는, 배우란 그런 것이기 때문에. 이런 자세를 코치님께서 잘 안되고 어려운 독백들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해주셨다. 더불어 이런 어려운 것들도 배우는 다 잘 할 줄 알아야하고 그렇기에 배우가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어렵다고 알려주시는 것은 그만두라고 하는게 아니라 이게 어렵지않게 되도록 하라고 알려주신다는 것을 진심으로 깨달았다. 그래야 코치님이 가르쳐준 시간, 내가 배운 시간, 애초에 우리가 기실에서 만난 시간이 의미있을 테니까...

 

5) 미쓰백의 '백'이 back의 의미가 되고 초심을 뼈저리게 배우다.

: 촬영이라는 것이 얼마나 내 모든 민낯의 실력을 드러내는 무서운 활동인지 알게 되었다. 내가 얼마나 배우라는 것을, 촬영이라는 것을 만만하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청강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아주 비참하고 처절하게 깨달았다. 배우는 결국 보여지는 직업이고 연기란 누군가에게 시각적으로 전달되어야 존재의 의미가 있는 행위인데 내가 11개월 동안 학원을 다닌 결과는 아직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없는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나는 그런 내 상태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위기가 위기라는 걸 모르는게 더 심각한 위기라는 말이 떠올랐다. 나는 심각한 위기의 상태였고 코치님께서 청강 불가라는 결단을 통해서 깨닫게 해주셨다. 당시에는 그 누구때문도 아닌 내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워서 힘들었지만 오히려 솔직하게 현 상태를 말씀해주셨기 때문에 정말 나의 뇌를 뜯어고치는 심정으로 다시 한 번 기초의 중요성, 성실함과 지속의 중요성에 대해서 심각하게 인식하고 나의 정신상태를 바꾸는 계기가 되어서 감사하다. 내가 진정으로 무서워하고 경계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앞으로의 배우로 가는 여정에서 항상 거듭 상기할 첫번째 덕목이 무엇인지 마음에 새기고 또 새길 것이다.

 

6) '기실' 그 자체인 기실의 단장, 화연코치님을 만나다.

: 코치님과 함께하면서 그런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나는 정말 행운아구나.. 나의 연기선생님으로 화연코치님을 만나고 배울 수 있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나는 정말 제대로된 토대를 세우면서 갈 수 있겠구나..

우주가 나의 꿈에 화답하듯이 코치님을 운명처럼 만난 것만 같다. 세상이 나보고 '네가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면 제대로 된 선생님을 보내줄테니 어디 한번 배워봐라'하면서 보내주신 분 같다. 그런 분께 연기를 배웠는데 배우가 되지 못한다면? 그건 정말 바보인 거고 정말 연기하면 안될 사람인 것이다. 배우가 안될 사람이었던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 누구보다 기본기가 부족했고 그것에 대한 중요성도 모르고 있던 나의 '기코치'님으로 만나서 너무 행운이고 행복했다. 항상 코치님께 말로만 죄송하다 감사하다했던 것 같다. 정말 내가 코치님께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면 말은 그만하고 배우로 연기로 증명해내는 것 밖에는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증명할 것이다. 반드시 증명한다.

 

나는 '기실'에서 '기실' 그 자체인 분께 보고 듣고 배웠다. 감히 코치님처럼 똑같이 흉내낼 순 없겠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기실을 갈고 닦으면서 코치님의 가르침을 내 발자취에 섞어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3. 본인이 생각하는 기실이란?

너무 진부한 표현이라 다른 비유를 찾아보려 했지만... 진짜 이 말이 딱이라서 안되겠다.

'배우가 되기 위해 생각과 행동이 다시 태어나는 곳'

 

짧게 단타로 한달, 3개월 이렇게 다녀서는 절대로 얻지 못할 깨달음이 있는 곳이다. 1년 이상이기에 가능한.. 아무리 천재적으로 기술 좋게 압축해서 배운다고 해도 꾸준하게 채워진 정량의 시간을 지불하고 얻는 진리는 이길 수가 없다. 내가 일반인이었을 때 했던 연기에 대한 허무맹랑하고 허황된 환상과도 같았던 망상들에서 벗어나 지금의 나는 180도 달라진 생각을 하고 삶을 산다. 비로소 진짜 '배우'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배우' 로 살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1년이 지난 뒤에 알게 된 것은 삶에서 새로운 방향으로 고작 한 발자국 땠다는 사실이다. 누군가는 그 1년동안 배우에 대한 연기에 대한 열망이 더욱 타오를 것이고 누군가는 나의 길이 아님을 깨닫고 차갑게 식을 수도 있다. 전자가 옳고 후자가 그르다는 것이 아니다. 둘다 옳다. 기실에서의 시간은 개개인 모두에게 맞는 방식으로 옳은 해답을 내어줄 것이다. (졸업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이 안에서 각자 깨달음이 있었을 것이고 그건 언제 어떤 영향으로 훗날에 돌아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그리고 적어도 나는 1년의 과정속에서 어떤 마인드로 어떻게 훈련을 하며 하루하루 배우로 살아가야하는지 배웠다. 누군가 나를 배우로써 찾아주고 인정해줄 때까지 나는 내 스스로를 배우라고 칭하지 않기로 했다. 일반인으로 살면서 입으로만 떠들고 방구석 연기자로 남는게 아닌 연습실에서의 노력을 현장으로 연결시켜 증명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때 사람들이 나를 '배우'로 불러준다면 그 때 비로소 나는 '배우'가 될 것이다.

 

 

4. 기실 후배들에게 조언

1. 기실에 다니면서 잡힌 좋은 습관이 바로 '수련일지 작성'이다. 매일 매일 연습과정, 느낀점, 일상에서 기록하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꾸준히 작성했으면 좋겠다. 배우는 글과 친숙해져야한다. 쓰는 것과 읽는 것 모두. 수련일지를 작성하면서 매일 내 자신과 대화하고 기록하길 바란다. 기실에 있는 양식에 맞게 해도 되고 나는 개인적으로 나만의 스타일로 양식을 여러번 수정하여 지금의 일기 형식의 수련일지에 정착하였다. 수련일지에 그때그때 기록해두면 수업일지를 쓸 때도 정말 많이 도움이 되었고 한달에 한번 해당 달의 일지들을 쭈욱 복기하며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특히나 참 값진 시간이었는데 다음 달의 나에게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어서 좋았다.

 

2. 수업시간에 코치님이 꼭 해야한다고 강조하는 것들이 있다. 코치님은 제대로 한 두번 언급은 하시지만 유치원생 다루듯이 자주 반복해서 말하면서 강요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스스로들 정신 바짝 차려서 알아듣고 경각심을 가지고 꼭 챙겨야한다. 특히나 기본기와 관련된 것들은 나중에 가장 무서운 순간에 가장 무서운 '카메라'앞에서 심판을 받게 된다. 배우로 살아가려면 그 순간을 항상 두려워하며 준비해야한다. 나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고 뼈아픈 심판을 받았었다;; 다들 정말 그런 일이 없길 바란다 ㅠㅠ

3. 수업에서 잘해야지 하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효과적인 주문이 따로 있기때문에 확신하진 못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잘해야지라는 생각이 더욱 자의식을 키우고 스스로를 방어하게 만들어서 배우로써의 다양한 시도를 막는 것 같다. 코치님이 칼럼에도 쓰신 말씀처럼 잘해야지 보다는 그냥 망가지자, 바보가 되자 라는 생각으로 수업에 임했으면 좋겠다. (대신 수업때 와서 제대로 망가지려면 연습실에서 철저하고 완벽하게 준비하고 가야하는 것은 말 안해도 당연한 전제조건이다. )

 

5. 앞으로의 계획

1) 기실카페 활용 - 전에는 하지 않았던 연습 동영상도 올려보기

2) 독백대회에 참가하기

3) 기실 공식 스터디가 종료될 때까지 책임감있게 임하기

4) 졸업생 혜택 다양하게 활용하기 - 수업, 단장님 직강반, 청강, 매달점검표, 월말평가 참여하기

5) 그동안 해왔던 것들 유지하기 - 연습실 주 8회 이상 방문, 수련일지 작성

6) 오디션 참가 일지 작성해보기

 

 

- 추가 글 -

1. 2023년 8월 코치별 수업후기 (후기)

https://blog.naver.com/rmrdptnf/223247677747

 

2. 이 정도도 안 해보고, 연기 그만둔다고? (연기 칼럼)

https://blog.naver.com/rmrdptnf/223192867742

 

 

3.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kisil.actingstudio)  인스타 링크 

https://www.instagram.com/kisil.actingstudio/?utm_medium=copy_link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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