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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2006년 09월 03일 17시 03분 49초 1164 1
어제 새벽에 바람쐬러 갔다가 별똥별을 봤습니다.
맞나 ? 별똥별 ?
오랫만에 저 단어를 쓰니 맞는지 틀리는지 모르겠네요.
바닥에 눕지는 못하고 고개를 꺽어들고 밤하늘을 한참 보고 있었는데, 와 정말 별이 많았어요.
한동안 잊고 있었죠. 밤하늘의 별.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쵸 ? 밤 하늘엔 별이라는게 있는겁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굉장히 많습니다. 너무 너무 많습니다.

요즘 하늘을 올려다 본적 있으세요 ? 예전에 몇번 해봤는데, 별도 안보이고. 이젠 잘 쳐다보지도 않는다구요?
어쩌면 밤하늘의 별을 잊은신건 아닐까요 ?
그렇게 잊어버린 것들이 밤하늘의 별뿐이겠습니까.

분명히 밤하늘엔 별이 있습니다. 도시에서 보이지 않는것 뿐이죠.
밤하늘에 별도 안보이는 곳에서 수억씩 주고 집하나 장만해 살아보려 애쓰는 우리들도 참 우습긴합니다.
너무 길이 들어버려서 도시를 떠나선 살수 없으니까.
담배를 끊기 힘든것처럼, 술을 끊기 힘든것처럼.

좋은것은 접하기도 어렵거니와, 몸에 밴 습관으로 길들이기가 참 어렵습니다.
나쁜것들은 눈에 잘 뜨이기도 하고, 참 쉽게 배워지죠.
아마도 인류에게 도시에서 살기가 그런것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해요.
갖가지 이유를 들어 도시에서 살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행복의 첩경이 된다고 생각하죠.
편리함, 아이들 교육, 양질(?)의 삶. 이마트,. 하이마트, 월마트. 백화점. 예쁜옷. 50인치 디지탈 평면 테레비
초당 100메가 인터넷. 자동차. 넓고 빠른(?) 아스팔트 길. 수돗물... 그리고 극장외 많은 공연장들. 놀이들.
도시에는 많은것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편리한 것들과 나쁜것들입니다.
좋은건 별로 없죠. 가족들과 친구들... 학교..... 그리고는 생각이 나질 않네요. 좋은것들이 그밖에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언젠가 도시를 떠나서 살고 싶습니다. 영화를 안하게 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

정말 어제 고개를 꺽고 밤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잠시 행복했습니다.
별 그까짓것 보면 어떻고 또 안보면 어떻냐구해도 할말이 없긴 하지만 그에 비추어서 느끼는건 많습니다.
며칠전 디스커버리에서 블랙홀에 대한걸 봤는데요. 우리 은하 중심에 거대한 블랙홀이 있을걸로 학자들은 추측한다네요. 우리 은하가 뱅뱅 돌고 있는 이유로 그 얘기를 했습니다.
무언가 끌어당기고 있어서 뱅뱅 돌며 조금씩 조금씩 끌려들어가는걸까요 ?
크기는 아주 작지만 질량이 우리 태양의 200만배쯤 블랙홀들이 우리 은하 안에서도 엄청난 숫자가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걔네들을 떠돌아 다니는데, 그 중 작은 놈 하나가 지구를 스쳐가기라도 하면 우리 세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구.
그 얘기를 생각하면서 많은 별들을 보고 있으려니, 갑자기 도사라도 된 느낌이었어요.
초신성 생각도 나구요. 사진을 보면 정말 아름답습니다
저렇게 사라지는 모습이라면 이 세상이 사라져도 아깝지 않을것 같은 그런 모습입니다.

비록 우리 사는 이 지구라는 동네. 비록 작고 연약한 별이지만
그 안에 사는 우리들도 작은 생명일뿐이지만,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것일지... 뭘 바라고 살고 있는지..
그렇게 잠시 마음 비우고 놀다가 다시 도시로 돌아왔습니다.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먹어야 하고, 그것도 몸에 좋은것 맛난것, 좋고 싫은것 가려서 해야 하고. 돈 벌어야 하고.
거리를 걷는 남들 보면 다들 왠지 나만큼 답답해 보이지만, 그들보다 잘나지고 싶고,
창문가에 진열된 많은 물건들. 광고들. 답답한 공기. 경쟁. 느린 도로. 많은 차.
더 좋은차. 더 좋은 집. 더 높은 명성. 그런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중요하게 느껴지는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산중을 조금 벗어날뿐인데 별들은 벌써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공기도 공기지만 빛들이 많아져서 그럴까요 ?

잠들기전 술한잔 했고, 늦게까지 영화를 보다가, 잠이 들었는데. 오후에 일어나니 머리가 조금 아픕니다.
또 하루를 살아보려 사무실에 나와 있습니다만. 어제 본 그 많은 별들 때문에 아직 후유증이 조금 남아있나 봅니다.

행복은 내 마음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에 달린걸까요 ?
행복은 결심이라고도 하죠.
행복은 무지개 너머, 별똥별 너머. 블랙홀 너머, 그 어딘가에 있는걸까요 ?
요즘은 자꾸 행복해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자주 듭니다.
그냥 불행하지 않기만을 바라는게 더 현명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말예요.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anonymous
글쓴이
2006.09.14 16:20
요즘 들어서 별똥별을 간절히 원하게 되내요.. 소원을 빌고 싶어요.. 제발.. 이루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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