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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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

하나
2000년 05월 14일 22시 07분 39초 2270 1
글쎄요...남들이 보기에는 어떨찌 모르겠어요.내가 아주 아주 옛날부터 쓰던거에요...
그리구 쓰고싶었던 거구요..이상할찌 모르니 쪼끔만...보여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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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제 누가를 만난다는 것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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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까지 내려오는 층친 곱슬머리, 없어보일만큼 적은 눈섭,조금은 큰코, 그리고 얇은 빨강입술,큰키..움직일때마다 따사로운 햇빛에 반사되는 안경, 빨강추리닝바지에 하얀양말..이 사람과의 첫만남 이었다. 그땐 내가 이사람과 함께할 시간들이 모두 가슴아픈 추억으로 남을 찌도, 그렇게 많은 시간동안 그를 그리워할찌도 모르는채 그냥 그렇게 의미 없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내가 상상했던 사람과는 전혀다른 생김새, 말투, 성격, 그리고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글쎄.. 이사람을 인해 내가 느낀 느낌들이 얼마나 큰지...그로 인해 받았던 상처,질투, 사랑.. 이모든 것이 지금 이순간, 난 다시 한 번 미치도록 그립다.

정석현.. 어느 순간,어느 곳에서 들어도저 가슴깊은곳에서 무언가 울렁거리는 그런 이름....지금이 순간 그가 내 곁에 있다면....정말 내곁에 가까이 있어 나를 위로해 줄수 있다면, 난 그에게 달려가 그의 이름을 부르고 싶다..
석현선배..나랑은 8살이나 차이가 나는, 나보다 높은, 나보다 강한사람이었다.언제나 어디서나 선배는 최선,최고의 자리를 원했던..그리고 미워하면 할수록 사랑하게 되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 사람..
그 사람은 바다를 좋아했다. 언젠가 나와 바다를 거닐며 바다가 좋다고 말했다..그냥 넓고,파란바다를 보면 맘이 편해진다고..그래서 난 다음세상에 다시 태어날수가 있다면 바다가 되고 싶다고 했다.언제나...선배가 느끼기에 편안해지는,변하지 않는 바다가 되고 싶다고...
정신없이 어느 한순간부터 빠져드는선배의 느낌들, 내가 혼자 좋아하던 사랑, 그커다란 그리움,그 아쉬움, 그런 나의 생각들과 바람에 머리를 날리며 담배를 물고 있는 선배의 모습, 그에게서 나오는 하얀 담배연기, 남다른 성격, 남다른 그의 냄새..그 모든 것이 좋았다. 그의 느낌을 사랑했다. 하지만...하지만...난 선배에게 쉽게 다가갈수 없었다.선배와의 대화, 그리고 애타하며 그리워했던 내맘,, 난 모든 것을 두려워 했다. 선배에게 대한 커다란 혼자만의 사랑 그리고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직 다 익지않은 설익은 복숭아 같던 내 뽀얀 마음..그리고 너무나 멀어 보였던 선배의 모습과..그가 사랑하는 사람...
그모든게 날 너무나 작게 만들었다...

어느 화창한 여름날이었다. 우연치않은 인연으로 학교앞에서 선배와 무주치게 되었다. 선배를 본이후 그렇게 그리워 했던게 바로 이 모습이었던가...항상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그의 모습, 난 한참동안 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난 학교 사물함으로 가는 길이었고 선밴 도서관으로 가는길 이었을 것이다. 항상 이야기 꺼리가 많은 선배..무엇을 그렇게 애길 하는지..벌써 우린 내 사물함까지와있었다..한참을 얘기 하는 선배얼굴을 바라보는 나....꼭 다시는 선배를 못볼사람처럼선배의 모습을 잊지않기 위해 하나하나 그려넣던 내모습..
내 사물함은 항상 썰렁했다.몇권의 학과책과..몇권의 공책들..그리고 내 자그마한 노트..선배는 그 작은 노트를 집어들었다..그냥 아무생각 없이 집어들은 그 노트에선 선배의 사진 두장이 떨어졌다.아무렇치도 않다는 표정으로 나는 선배에게 사진을 주었다.
"저번에 M.T에 갔을 때 찍은거 뽑았어요...줄려구 했는데 만날 시간이 없어서...잘됬 네요..오늘 가지구 가세요.."
"이 노트는 모야?"
"..그냥..찌걱찌걱 거리는 .거..."
"후후..봐두되?"
" 안돼요...비밀이에요..히..나두 가끔은 감추고 싶은 비밀두 있는거라구요..."
"야..너랑나사이에 무슨비밀이 있냐...?? 너 좋아하는 사람있구나?"
"어? 아니요...좋아하는 사람은 무슨....근대 왜요?
"원래 여자애들 그런거잔아....좋아하는 사람있으면...유치하게 노트에다가 그사람이름만 잔뜩 써놓구...바보처럼 얘기두 못하구...주지두 않을 편지만 잔뜩이 써놓구..그런거 아니야?"
"아니네요...내가 모 그렇게 유치하나모...."
"그럼보자..."
"안되요......"
"그럼 한가지만 물어보자..."
"그래요..."
"여기서 내 사진이 나온거랑...나랑 관계가 있어?"
"...네?..."
"그러니까..이 노트에 잔뜩 써진 이름이 내이름이냐구?"
"......."
"저기 잠깐 앉자.."

무슨말을 해야되는지두 모르고, 갑작스래 일어나버린 일이라서..준비해둔 말두 없구..어떤표정을 지어야하는지두...어떻게 반응을 해야하는지두 모른채..그저 선배가 끄는 팔에 이끌려 갔다.

"왜 얘기 안했어..하긴 마주칠때마다 장난하구 치구 박구 싸웠는데..그런예기 못했겠다.. 어..나두..그런생각 옛날에 한 번 했었어..근데..너두 알자나...지연이..아직 일본에 있는 데..아직 우린 관계가 있어..그러면 ..내가 어떻게 해줘야 하는거니..?"
"그냥...잊어버리세요...못본거라구 생각해요..."
"잊어버려? 그냥 니 눈앞에 안보일까? 만나지두 말구 지나치면 그냥..짧은 인사정도만으로.
니가 날좋아 한다는거 잊을까?"
"........네...아니요...그러면..안돼요...
나..선밸 얼마나 그리워했고 또 얼마나 선밸 기다렸는데...선배에게 이말을 하려고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는데..그걸 알아버린 지금..선배가 다 잊어버린다면...그만은 시간들이 모두다 헛수고로 돌아가자나요..잊어버리지 말아요...그냥...내가 있다는것만 알아줘요..."
"그래...가끔 같이 영화나 보고..커피두 마시구..그러자....그렇게 할래?"
"그래요..."

선배는 느긋하게 내입을 맞추었다..그냥..너무나 자연스럽게 꼭 그래야 했던것처럼..선배는 선배의 입술을 가져다 주었다...그리구 선배는 가버렸다.몇개 안되는 계단에 날 홀로 앉혀놓은채..선배는 훌쩍떠났다..나는 아직도 그가 여기에 있는것처럼...내 입술에 남아 있는 그의 온기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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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루 쓰다니..이소설은 언제 끝이날찌는 모르겠다. 아직두 선배와 나사이에 감정들이 정리되지 않았으니.그 끝맺음이 어떻게 될찌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지금와서야 생각해보니..참 선배는 날 생각해주는게 아니었는데...그땐..모가 그렇게 좋아보였는지..선배의 숨결 하나하나가 다 좋았다.꽤 오래된 느낌인데도..아직도 그 가슴아픔이 새록새록 묻어난다.
그래서 지금은 꼭 선배를 사랑하던 20살의 마음같다.지금쯤 선배는 무엇을 하구 있을는지..
선배가 그립다.아니..이건 선배가 그리운 것이 아니고 내가 선배에게 느꼈던 그 예쁜마음들이 그리운것일 것이다.정말 오래전에 한 번 느꼈던 그 감정..그래도 가끔 선배생각에 마음이 무너질것같은, 선배의 냄새가 그리운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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