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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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나의친구...

klein
2001년 05월 10일 08시 44분 48초 1122 2
오랫만에 뿌듯한 마음으로 집엘 들어왔다.
잠은 절대 오질 안을것 같아 전인권 아저씨 노래 들으며
뒤척이는데 따르릉 이 시간에 집으로 전화가 오다니
친구   핸드폰 꺼져 있네...근데 안 자구 있을꺼 같아서 집으로 했어..
         지금 집에 들어가는 길이야..
나      그러게 텔레파신거지...지금쯤 너 집에 가겠구나 했는데 피시방에 있다가
         지금 들어왔어.잠도 안오고...잠깐 볼래?
친구   피시방에서 뭐 했어? 너 잘 안가잖어?
나      응.. 전에 말한 필름메이커스라고 영화인 동호회야.
         비디오 빌리러 나갔다가 오늘 정팅 있는날이라 매번 들르고 싶었는데...
         큰맘먹구 정팅 참여했지...
친구   너 아직도 영화에 미련이 많구나...어쩌냐.하구 싶은일 하며
         살아야 하는데. 괜히...
나      아냐.돈 많이 벌어서 너 잘되고 나두 좋구 그때 다시 시작해두 늦지 않을꺼야.
         장사나 열심히 하자.
         집 앞 피시방으로 와라.잠깐 보자.

목숨과 바꿔도 아깝지 않은 나의친구... 힘든 세상 속에 니가 잘 있어줘서 너무 고마워...

친구   감기 심하게 걸렸다. 근데 여기 피시방 왜 이렇게 추운거야
나      이거 입어.
친구   너 안 추워?
나      응. 하나두 안 추워...

그냥 막 눈물이 나오려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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