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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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오늘.... 눈부시도록 파란 하늘 <폭우2>

sadsong sadsong
2001년 07월 16일 17시 38분 15초 1007 3 2
하늘.jpg

오늘....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너무 아름답다.
이내 옥상으로.....
마음껏 올려다 보고, 사진도 찍어본다.

하늘이 정말 하늘색이다.
산들이 정말 초록색이다.
구름이 정말 하얗다. 풍성하다.


그런데.... 하늘이..... 너무 파랗다. 너무 깨끗하다.

바로 하루 전, 50명을 죽음으로 몰고갔던 하늘이....
하루만에.... 지금.... 너무 눈부시게 파랗다.

이건 아니지 않나?
왠지, 단 하루만에 이렇게 아름다워서는 안될 것 같은....

손쓸 틈도 없이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을 잃은 사람들.
단 하루만에 얼굴을 뒤바꾼, 너무나 눈부시고 맑은 하늘이,
오히려 그들을 더 서럽게 만들 것 같다는 생각이 가슴을 때리고,
더 이상 기쁜 마음으로 하늘을 바라보기가 힘들어진다.

차라리 며칠 더 어둡기를....
아니, 그저....
너무 아름다울만큼 화창하지만 않기를....

sadsong / 4444 / ㅈㄷ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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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mequeen
2001.07.16 18:00
하늘이 무슨 죄가 있나?
대비못한 사람이 죄지....
mee4004
2001.07.17 10:43
난 푸르딩딩한 하늘로 보이네...모니터 색깔 잘못 맞췄나벼.
꿈꾸는자
2001.07.17 16:21
루마니아를 자전거로 달리면서 하늘이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하늘이 너무나도 예쁘던 어느날 하늘을 보며 다짐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선선한 바람이 되겠노라고..
그 때가 생각이 납니다.
하늘이 예쁜날은 하늘을 보며 달리면 되니까 힘들지 않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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