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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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애리조나 뱀의 독기가 뉴욕의 신비스러운 힘을 잠재우다.....

sandman sandman
2001년 11월 05일 16시 55분 56초 1209 2
참으로 오랜만에 간절히 소망이란 것을 해 보았다.
(만약 내 삶에서 신이 나 모르게 나의 세가지 소원을
들어 줬다면 아마 이것이 두번째 일것이다....)

애리조나가 패하면 BK에게 쏟아져야 하는 그 원망의 소리들...
22살 젊은 나이가 감당하기란 참으로 힘들....

경기는 거의 애리조나 패 분위기로 흐르고...
정말 간절히 소망하는 관객들의
두 손 모임이 보이고...

BK가 그렇게 승을 날렸는 데도...
전광판에 BK 사진이 보이자
애리조나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보내며 BK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그 관객들을 위해서라도
BK의 팀은 꼭 이겨야만 하는....

결국 BK팀은 허구연 해설 위원의 말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극적인 챔피언 쉽 시리즈였다면...
역설적으로 오늘 이겼기 때문이 BK가
그 극적인 게임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BK로 인하여 늘어난 애리조나의 수입도 증대 되었고...

여전히 미국 야구 역사는 한국인 두명이 쓰고 있다.
박찬호나 김병헌이...
(만루 홈런 두방... 역전 홈런 두방.. 등등)
대단한 한국인...

경기가 시작되면 NHK와 같이 본다.
NHK는 선전을 안하고 경기장 분위기를
계속 스케치 하기에 경기 시작전
제시 맥와이어의 멋진 트럼펫 연주와
다이아몬드 구장 하늘위로
스텔스 비행기가 흐르는 장관을 볼 수 있었다.
그럴때 내가 일본어를 알아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뉴욕의 관객들의 야구 카피...
"MYSITIQUE AURA IN NY."
이라던지...
"COME BACK BK."
"MVP BK"

그런데 계속 궁금한 것이 하나 있었다.
"The pool is closed."
이게 뭘까?
도대체 뜻이 뭐지....
예전에 힝기스랑 누구랑 테니스 시합때

(난 힝기스의 팬이다. 열렬하지는 않지만..
그 작은 체구에서 플레이 되는 송곳 플레이..
그래서 star tv 에 힝기스 하면 거의 보는 편인 데...)

관객중 누구하나가 농담을 했는 데
힝기스 상대방이 웃으며 조크를 화답하자
관객은 또 웃어 젖혔다.
그 때 영어를 못 알아 들은 내가 무지 싫었다.
물론 star tv 였기에
아무도 해설 해 주지 않았고....
뒷날 신문을 모조리 뒤져 봤지만...
그 기사는 없고...
지금까지 그 말이 무엇이었을까하는 마음의 짐이 있는 데...이번도 그러나....
했는 데...

제길 애리조나 관객들은
"The pool is reopened." 라고 써 놨다.
6차전 이후 주위 사람들..
신문봐도 없고...
하~~
답답...

오늘 드디어 밝혀 냈다.
애리조나 구장이 풀장 형태의 천정을 열고 닫는 구장이였다.
그래서 the pool은 애리조나 구장인 거고...
"closed"는 애리조나 구장에서 경기가 안열린다.
뭐 그런 내용이고
애리조나는 뚜껑이 다시 열린다는 뜻이 었다....

살아 가면서 모르는 것 만큼 답답한 것이 있을까?

야구 관객이 카피도 잘만들어 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카피가
애기와 함께 온 아버지가 쓴 카피...
영어 문구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해석하면...
" 내 아들을 월드 챔피언 시리즈 7차전에
같이 오게 해주세요."
였다....

우리 나라 관객도 이젠 멋진 카피가 나오겠지...

뭐 또다른 멋진 카피들이 많았지만..
기억에 나질 않고..

(근데 내가 뭘 쓰는 건지.. 쩝...)

여하간 이런 극적인 경기를 오랜만에 보게 되서 넘기쁘다...

대한민국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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