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1,369 개

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드디어 서울에 겨울이...

videorental
2001년 11월 20일 08시 27분 14초 1003 2 12
이제는 겨울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전 겨울이 된 서울을 아주 좋아한담니다
그저
그흔한 겨울데이트의 추억하나도 없지만...
겨울은..
서울을 너무나도 서울답게 만들어버림니다

그저
짙은 회색으로 완벽하게 변신하는 서울 속을...
휘적휘적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겨울의 서울이 너무 좋습니다

눈이라도 내리고...
슬쩍 녹아버린 아스팔트위에
화려하게 혹은 촌스러운 듯
네온싸인 불빛들 반사되는
종각거리를 걷는것도 좋아합니다

길거리에 쏟아져나온 인파들...
노점에서 피어오르는 음식의 냄새...수증기까지...
그리고
사람들의 입김마저도...
귀가 떨어질 듯 바람이 불어도
그런 모습들이 따뜻함을 찾아줌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라도
반짝거리고...
한걸음 가기도 힘들만큼 사람들이 모여잇고..
돈한번 넣어본적 없는 구세군 종소리 들리고...
어릴적부터 귀에 익은 캐롤송이라도 들릴라치면...
가슴이 너무 외로워서...
목까지 다 채운 점퍼 자락 한번 더 여미지만...
아무리 외로워도..

겨울의 서울이 좋습니다

온통 회색빛으로 변한
새벽 5시쯤의 겨울명동...
전날밤의 사람들은 온다간데 없고..
스산하게 신문지쪼가리만 날리는 그길을 따라...
입김과 섞여 너무 진하게 내뿜을수 잇는 담배한가치 물고...
명동성당앞까지 걸어가다보면..
기분 나쁠정도로 아무도 없는 명동에 놀라고...
이윽고
난 그거리에 주인이 된듯한 기분도 한번 느낌니다

이상하리만치 겨울을 좋아하는 나...
이상하리만치 겨울에 추억이 없는 나...
이상하리만치 언제나 혼자엿던 겨울속의 나...

올겨울도
저에게 따뜻한 추억거리하나 만들길 없는
서울의 겨울이 찾아왓습니다

그래도...
혼자이기에...
더 서울답고...
혼자이기에..
더 겨울같은...
이제는 혼자인것을 즐길수 있게된 저는...

서울이 너무나 서울다워서
눈물이라도 흐를거 같은 겨울의 서울을 사랑합니다

아주 진한 쥐색 롱코트라도 걸치고...
Santana의  Europa가 흘러나오는 이어폰이라도 귀에 꼽고..
새벽5시쯤 명동거리나 함 걸어봐야 겠습니다..
물론 담배 한가치도....후~우~~~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mee4004
2001.11.20 10:49
겨울이 왔군요. 그래서 저는 앓아누웠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videorental
글쓴이
2001.11.20 11:03
저런...빨리 쾌차하시고 옥체보전 하시길...꾸벅(- -)(_ _);;
이전
4 / 69
다음
게시판 설정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