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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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오만가지 잡생각 잡담.....

sandman sandman
2001년 12월 21일 16시 27분 56초 1082 2 3
여전히 머리가 멍할 정도의 술을 마시고
또 끄적여 본다....

오늘 대한극장에 갔다.
예전의 대한 극장이 무너지고 난 후
(오해 살라)
신축 건물이 올라가고는 첨이다...

참으로 볼품없이 지어 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주위 환경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마치 건물하나 쫘악 올려 놓고
돈주길 기다리는
거대한 저금통 같았다.

그렇지...
그렇게 생각해보니
멀티 플렉스니 뭐 하는 것들
모두 다 거대한 저금통이구나...

오랜만에 ob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
ㅋㅋ
시나리오 쓴다고 방콕했던 친구는
충무로 소식이 깜깜이다...
하하

이야기를 하는 데도 계속 뒷북만 친다...
지금도 우습네....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영화를 보면
항상 감정이 업되어 있다...
그래서 작은 장면에도 눈시울을 글썽이기도 한다.

언제가 처음 영화를 찍을 때
눈물이 찡하게 나는 장면에서는
침을 한번 삼키라고 했다. 그러면 감정이 추스러 지며
지나친 감정업을 막을 수 있다.....

촬영할 때
유일한 관객일수 밖에 없는 연출자....
그 한명의 관객이 되어
많은 관객의 눈 높이에 맞추어야 한다.

그 많은 코드들을 감독만 알아서는 안되며
관객이 너무 알아 버려도 안된다.
나는 영화를 일종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관객과 감독의 게임...

게임의 승자는 감독이어야 하며
교묘히 관객에게 아슬아슬하게 졌다고
느끼게 만드는 치밀한 묘수를 둬야 하는 것이다.

코믹이건 멜로건 특히 서스팬스와 스릴러는
더욱더....
오늘 영화를 보면서 더욱 그것을 느낀다.
히치콕...
그는 수학과 출신답게 치밀한 계산으로
찍는다. 시점의 변화나 감정의 변화
(관객이 예상하는)...
초단위로 계산을.....
정말 치밀한 계산과 카메라....

아 <식스 센스>의
적막감이 떠오른다...
이 영화의 성공요인이 뭔가를 분석한답시고
10번을 봤나?

그것은 적막이었다는 것을 3번째 보면서 알아 냈다....
아무 소리 들리지 않는 적막...
"가장 무서운 것은 적막(소리없이 고요함)"이라고 말했던
처어칠(맞나?)의 말을 적용한....
식스센스는 중간중간의 어떠한 배경음도
없이 편집된 부분이 상당히 많다...
그 다음의 공포...
(이것 갈쳐주면 안되는 데 하하하하)

언젠가 시나리오쓰는 한 친구와
공포에 대해서 이야기 한적이 있다...

일본의 공포와 미국의 공포 한국의 공포....
등을 구별하면서
한국인의 정서는 실체가 있는 ,
실체가 확인되는 공포를 좋아한다고 결론을 내린적이 있다
(이 결론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일본은 없는...
(그것은 일본민족이 가지고 있는
섬이 가라앉으면 도망갈 곳이 없다는
공포를 대대손손 물려 받고 있기에
그들은 공포를 즐기며(다른 곳 찾아보면 자료 많지요 ㅎㅎㅎ)
공포에 심취하는 것이다...

그래서 링이던 뭐던....

예전에 한 후배가 서필버그를 누르겠다며
이름을
서 필 복
으로 바꿔 명함을 들고 다니던 놈이 있었다....

그 놈은 뭐하고 있나.....

머리가 지끈해진다.
충무로 핵심제작자 몇분이 급한 볼일로
외국을 나갔단다.
어디갔을 까?
왜 갔을 까?
1박 2일로 술먹으러 가진 않았을 건데...
무슨 협약일까?

이 놈의 쓸데 없는 궁금증만 더해간다.

오늘은 꼭 술안먹고 들어가서
우리집 개 훈련시켜야는 데...

개한마리 키우는 데
이리도 신경이 가는 데
애기 놓으면 오죽할 까.....

책꽂이 에 꽂인
케익 교환권 피자 교환권
무료 시식권....

저거 다 현물로 바꿔야 하는 데...

세상이 온통 할일들로만 가득차 있다....

돈가방 울러 메고
홍콩으로가서
마카오 행 배를 타고....
포르투칼식 호텔에 방을 잡고
카지노에서 밤을 지새는 상상도 해본다.
호텔 풀장 옆에서 따사로운 햇살에 기대
책읽어 보는 상상도 해본다...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위의 카페에서
포도주 잔을 기울이며
일본인들 단체 관광 사진 찍는 모습을 보며
미소 지을 생각도 해본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마냥 달리는 기차속에 몸을 파묻는 상상도 해본다.

차라리 숨겨뒀던 에어울프나 꺼내타고
오사마 빈라덴이나 잡으러 갈까.....

ㅋㅋㅋ

이제 그만 해야 겠다....

뭔말을 쓰는 건지 큭큭큭,...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jelsomina
2001.12.22 06:23
오늘 날씨 춥더군요...감기 조심하시구요
지나친 음주는 겨울에 위험..
잘못하면 동사합니다 ..^^..
함 만나요..
아무도 주동을 안하네 ..
winslet
2001.12.22 17:12
쌘드맨님은 취중에 주저리주저리 쓴 글도 참 재밌게 쓰시네요..부러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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