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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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혼자

vincent
2001년 12월 28일 13시 59분 20초 1003 4 4


앙리 바르뷔스의 <지옥> 중에서ㅡㅡㅡㅡㅡ

  소유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불행하다! 그들이 옳기는 하지만, 그러나 너무나 옳고, 그 때문에 그들은 부자연스러워진 것이다. 단순한 사람들, 약한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이들은 모두 자기들을 위한 것이 아니면 그 곁을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버린다. 그들 모든 남자 여자들은 아무 고통 없이 모두를 스쳐갈 뿐인 것이다. (그리고 또 저급한 인간들은 사소한 것들만을 조금씩 조금씩 욕심내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그리고 나는!
  소유하지 못한 것을 갖고자 하는 것은 그건 도둑질이다! 지구가 정확하게 자기의 방향에 따라 돌 듯이 인간도 한 쪽 방향으로 가고, 돈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서는 깊은 진실 때문에 몸부림치는 사람 몇몇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였다.
  그러나 슬프게도, 이 가공스러운 단순함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나도 그 톱니바퀴에 끼어들었던 것이다. 그것에 전염되었다. 내 욕망도 점점 커지고 확장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온갖 삶을 다 살고자 원했고 모든 마음에 압력을 가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제 나의 것이 아닌 것은 내게서 물러가는 것 같고 나는 혼자이며 버려진 것처럼 느껴진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녀는 울음을 그쳤다. 고개를 들었다. 이번엔 그가 묻지도 않는데 그녀가 말했다.
  "저는 인간이 혼자이기 때문에 우는거에요.
인간은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는거에요. 아무 것도 고백할 수 없단 말예요. 혼자라구요. 그리고 나면, 모든 것은 지나가고 모든 것은 변하고, 모든 것은 다 달아나요. 그리고 모든 것이 달아나는 그 순간부터 인간은 혼자에요. 다른 때보다 그걸 더욱 잘 느끼는 때가 있어요. 그런데도, 제가 울지 않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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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하려 할수록 달아나는 것도 많아진다.
욕망에서 벗어난다한들 혼자가 아닐까.
혼자가 아니려고 발버둥칠수록 혼자임이 확연해진다.
그러니....
인간은 어차피 혼자.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cinekid
2001.12.28 20:41
저도 혼자라는 것때문에 밤새 울었던적이있어요 근데 이상한건 그떈 그렇게 울구 그랫는데 요즘은 아무생각없이 사는 것같아요..아무런 고민없이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가요?ㅡ.,ㅡ
변두리
2001.12.28 22:10
소유하려면 소유 당해야 합니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다른이를 찾으면 그사람의 외로움 역시 달래 줘야합니다. 정말 귀찮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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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9000
2001.12.29 00:43
약속이 점점 줄어드네요..
세상이 점점 더 현명해 지는건지 어리석어지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winslet
2001.12.29 12:13
요즘은 눈물 흘리는 날이 적습니다..
요즘은 고뇌하는 날들이 적습니다..
이렇게 어쩔수없이 적당적당해지는거..정말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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