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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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한국은 정말 살만한 나라인가....

sandman sandman
2002년 03월 27일 16시 40분 42초 1093 1 1
석간신문의 차세대 전투기가
"F15로 결정이 날 것 확실" 이라는 보도가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

대권을 거머진 마지막 시기에 꼬옥 등장하던
FX사업권.
노정권 때도 YS 때도
집권 초기는 조용하다가
꼭 임기 말에 기종을 바꿨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안다.

두 가지다.
하나, 왜 공군 자체에서 싫어하는 기종을 선택하는 것인가?
마치 영화에서 감독이 카메라 기종을 선택해서
촬영 감독께 찍어라고 하는 것 같다.
촬영하시는 분은 딴 기종을 쓰고 싶다는 데 나참....

둘, 조건은 라팔이 훨씬 좋다.
F15는 나온지 오래 되었다.
집에 있는 티브이도 몇년이 지나면 부속도 없다는 데
조 단위 물건을 사는 데
구형을 사나?
(탑 건에 나오는 기종이 아마 F14지?)

미국의 틈에서 미치도록 짜증난다.

오늘 택시 안의 상황
(제길 예전에 3천원 거린데 6700원 나오더군...
체감 요금은 두배라니깐..)
나이 지긋하신 분이 운전하신다.
앞에 엘란트라가 혼다의 스티커를 붙이고 지나 간다.

기사님: 베알도 없는 놈.. 국가 관도 없는 놈...
나: ...
기사님: 안그래요? 저런 놈 보면 뭔 생각 드세요...?
나: ....(전 제차에 아무것도 안 붙이고 다니는 데요...)

그러는 사이 덤프트럭이 휭 지나가며
길거리에 모레를 뿌리고 다닌다.

기사님: 더러븐 놈들... $%$%#@
내가 사우디 갔을 때 모레가 휘몰아쳐서 앞이 안보여
결국은 터번(?) 두르고  앞 유리참 깨고 달렸지요...
나: 오호~~ 사우디 왜 가셨어요?
   (물론 돈 벌러 가셨겠지... 예전의 중동 특수때..)
기사님: %$%$^%^&%&^ (예상 대로 답)
나: 고생 많이 하셨겠네요...
기사님: (또 경부 건설 얘기 하신다...
그 때 번 달러로 경부선 깔 때
그 경부선 위에 드러 누운 사람이 YS랑 DJ란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그 위를 다니며 대통령 하지 않았느냐...)
나: 흠.....
기사님: (또 월남전 얘기 하신다.
그 때 병들은 5달러 받았단다.
그런데 미국에서 한국군인에게 - 일반 병들에게
지급된 돈은
1인당 300달러란다.)
나: 잉? 그렇다면 그 차액은 나라가 먹었나요?
기사님: 그렇지.. 그래서 경부선 깔은 것 아뇨...
나: 흠...(이런 망할 정부 같으니..)
기사님: 그래 놓고 정부가 월남 파병들에게 해준게 뭐있소?
나: ....
기사님: (또 고엽제 이야기 하신다.)
나:... 흠
기사님: (주머니를 뒤지 더니 상이 용사 증을 보여준다.
그리고 상처들을 보여준다. 왼손의 엄지 손가락이 없다.)
자 이래가지고 취직을 할려는 데
한국은 안되고 외국만 된단다.
누구위해서 상처 입었는 데 한국 기업에서는
취직도 안되고 외국 기업에선 되더란다.
그게 되겠수?
나: 흠.... 우와 38년 생이시네요.
그럼 한달에 얼마쯤 나옵니까?
기사님: 65만원 쯤 나오지요.. 그것같고
이 택시 샀슈...
나:흠....

(다른 얘기가 진행되다가..)

기사님: 근데 손님은 뭐하시남?
나: 네.... 영화 만드는 쪽에 있는 데요...
기사님: 그려?
(약간의 시간이 흐른다..)
그럼.. 이태원이 알어?
나: (잉?) 그럼요.. 영화계 대부시죠....
기사님: (과거 이야기를 주욱 하신다.. 어쩌구 어쩌구...
어느 학교 동창이시란다.)
나: 햐~~ 그럼 언제 뵈면 기사님 한번 여쭤 볼께요...
기사님: 물어보지 마여.. 챙피 시러우니까..
나: ...
기사님: 그럼 곽정환은 알어?
나: 그럼요... 그 분도 대부 시잖아요...
기사님: (또 과거 이야기를 한참한다...)

어쩌구 저쩌 구....

기사님: 그려. 잘가게나..
나: 예.. 기사님 행복하세요....

북파 간첩...
(한 때 북파 간첩 출신 분하고 꽤 오랜시간을 알고
지낸적이 있었다. 거의 술친구 였는 데...)
그 분이 평양에서 식당에서 밥먹고
어느 바닷가 망망 대해 에서
침투할 때의 그 공포를 이야기 들을 때
정말 대단했다...
그 때 들은 얘기로 어디선가 썰 풀고 있는 데
옆 테이블에서 혼자 마시던 청년이 합석했다.
나보고 그렇게 자세하게 아는 게 신기하다면서
혹시 선배님 아니세요?  한다.

참.. 제가 어떻게 북에 갈만한...
아닌 데 다 선배님 같아요...
느낌상 그 청년 가까운 시일에 북한에 가는 느낌이었다..

여하간 북파 간첩도 해결안하고...

JP 꼭 빼 닮은 이씨는.. 꼬리 살랑살랑 흔들면서
한 것도 하나 없으면서
대권은 왜 도전하는 지...
나참...

어느 시사프로그램에서
과거에 대해서 묻자...
나참 그 대답이 걸작이다..

"미래를 설계하는 사람이 과거는
왜 자꾸 이야기 하는 지 이해를 못하겠다.."

참나...
에라이...
말도 안나온다...
당신이 대통령되면 얘들이 뭘 배우겠소?

열받아 막써본다...

하늘이 지랄 처럼 맑다.....
저 하늘을 F15가 날아 다닐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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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oson
2002.04.14 12:09
누가 그러던데요...F-15가 선정된 까닭은 낡은전투기를 사서 전쟁을 하지말자는
아주 아름다운 마음에서 내린 결정이라고....ㅡ.ㅡ;;;;;;;;;;; 죄송합니당...(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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