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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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당신들은 왜! 울지 않는가?{결승진출전!! 독일전}-그리스

sandman sandman
2002년 06월 28일 16시 20분 55초 1196 3
시청 앞.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잽싸게 안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졌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붉은 악마 응원단이 대한민국을 외쳐보지만
흥이 나질 않는다.
윤도현이 올라 왔다.
몇 마디 말을 하고
아리랑을 구슬프게 부른다.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갑자기 비트가 빨라지며
윤도현의 아리랑이 나온다.
열광하는 모두들.

순간 나는 느낀다.
"맞았어...
한민족은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민족이었지."

그리곤...

이곳 저곳을 가보니...
외국에서의 이 반응을 확실하게 집어낸 곳이 있었다.
그리스 언론이다.

전세계 어느 언론도 집어 내지 못했던
우리의 정서를 느끼고는 잡아 냈다.

그리스 만세....

(펌)

당신들은 왜! 울지 않는가?{결승진출전!! 독일전}

무더운 6월의 태양과 같이 뜨겁고 무섭게 타오르던 월드컵 ‘꼬레아’의 열기는 잠시 휴식을 하며 뛰던 길을 시원한 그늘 속의 나즈막한 돌 위에 앉아 앞으로의 계속적인 전진을 위해 흘린 땀을 닦고 다리쉼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쉬지 않고 달려 왔는가! 우리의 태극전사들이여…

얼마나! 목이 터져라 외쳐 대었는가! 고국의 형제들은…
붉은장미를 끝도 없이 깔아 놓으며 밀려 드는 12번째의 선수들이여…

얼마나! 고국의 선전을 위하여 이국의 한 마음들은 뿌연 테레비 앞에서 “대~한민국”을 외쳐 대었는가….

3일건너 한번씩 마라톤경주 이상을 뛰는 먼거리를 지치지 않고 용케도 달려온 선수들이 너무도 자랑스럽습니다.

어제 25일 이곳 시간 오후 2시 30분에 우리의 고국 ‘꼬레아” 와 독일과의 결승진출을 놓고 벌어진 한판의 승부는 이겨라!!! 보다는 잘한다!!! 라는 응원으로 먼곳 그리스 아테네에서 약 50명정도의 교민이 열띤 응원을 했답니다.

하나 둘 빨간 티셔츠를 입고 지정된 카페에 모여든 한인들은 모두들 한자리에 붉게 모여 앉아 남편이 밤새워 컴퓨터로 다운받은 월드컵 응원가를 틀어놓고 한소리의 응원을 하기 시작 했답니다. 컴퓨터로 만든 태극기, 태극마크, 축구공, 여러가지 승리의 글자를 스티커로 잘라 얼굴과 몸에 붙이고 영차!! 영차!! 응원을 합니다.

월드컵 결승진출!이라는 타이틀이기에 이곳 국영 TV방송들과 기자들이 이미 ‘카페”를 에워 싸고 13번째 선수들인 해외교포 붉은전사들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그리스 경찰들도 “동방불패”의 전적으로 달려온 “꼬레아” 이기에 독일에게도 승리 할 것을 예감했는지 경기 후에 교민들의 카퍼레이드를 ‘에스코트” 하기 위해 여러 대의 경찰차들이 삐융~ 삐융~ 하며 대기하고 있습니다.

겉치레가 없는 그리스인들이기에 후줄그레하게 입은(우리가 보기에) 방송리포터들과 기자들이 모여 앉아 후라페(그리스 냉커피)를 마시며 열심히 수다를(?) 떨고있습니다.
“꼬레아” 가 이기면 “특종!!” 이다! 라 하면서…

먼나라 그리스이기에 그동안 응원도 70년대 식으로 하다가 인터넷으로 다운 받은 월드컵 응원가를 틀어놓고 한국에서 방금(?) 여행 온 대학생들의 신세대식 응원가로 더욱 신나게 응원을 했습니다. 연습도, 배우지도 않았던 응원가들이지만 교민들은 잘도 따라 부릅니다.

소쿠리가(?) 돌려지고 있습니다…
본인이 마신 음료수 값을 자진해서(?) 내라고…
유로화 돈들이 수북히 쌓여 갑니다.
그동안 떡이며 김밥이며 개개인들이 정성으로 만들어 왔어요. 붉은악마 티셔츠는 아니지만 빨강색 티셔츠는 ‘축구를 사랑하는 한인’이라는 한종엽씨(개인사업) 가 수십장을 기증을 하고…
매번 경기에 이길 때마다 쏜다!!! 라는분들은 우찌나 많은지…
정 많고 인심 후한 한민족입니다…
이렇게 한달 가까이 한인들의 “잔치’였으며 그 동안 우리들은 행복했습니다.

계속되는 승리로 선수들은 쉴 시간도 없이 결전을 치루느라 지쳐보이는듯 하지만 잘도 뛰어줍니다.
“그려~~ 어여~ 뛰거라! 져도 괜찮다!!! 쓰러지지만 말고 뛰거라!!! “
들것에 실려 나가는 선수도 보입니다.
그 모습에 교민들은 눈물을 글썽입니다….
얼마나, 힘이 들까?
그래… 우리도 서서 응원을 해야 한다!
누군가가 말을 합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한번도 패한 적이 없는 우리의 선수들…
“선수들 얼굴 색깔들이 좀 노래진 것같아.. 힘든가비여…”
‘어이구~ 테레비가 색깔조절을 잘못해서그런겨~~”
“음~ 그런가? 지치긴 지쳤을껴~”
후반전 막바지까지 동점이 계속되자, 한마디씩 나오는소리가 애처럽게 들립니다.

아!!!~~
어리둥절한 사이에 독일에게 한 골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원통하다는 소리는 하질 않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소리만 들립니다…
비록, 졌지만! 선수들에게 보내는 감사와 격려의 뜨거운 박수는 그칠 줄을 모릅니다.

경기가 끝나고, 한 교민은 온 몸에 마비증세가 왔는지 움직이지를 못한다고 합니다. 경기 관전 중 너무 흥분하여 심장마비증세인 줄 알고 주무르고 법석이 났습니다.
‘머하러 이곳까지 응원하러 왔수그래!!! 집에서 응원하지…어여~ 어여~ 집으로 옮기구랴~~”
별다른 일 없어 다행입니다.. 휴~~~

경기가 끝나고 대기하고 있던 그리스인 기자들이 몰려옵니다.
“독일과의 경기에서 “꼬레아”가 졌는데도 왜! 슬퍼하지를 않습니까?
“우리의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슬프지 않습니다. 울지도 않습니다. 이곳까지 온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낼 뿐입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선수들이!!!”
남정자씨(여행사 경영) 의 그리스말로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이내용은 어제 저녁 뉴스시간에 그리스 전역에 방송이 되었습니다.
졌어도!! 슬퍼하지않는 “꼬레아” 입니다!!!

마이크와 수첩을 든 기자들과 카메라맨들은 한국이 비록 결승진출에서는 졌지만 한국선수들의 혈전 끝에 패배의 감정을 아름답고 가슴 저린 감동으로 승화하며 박수와 함께 보내는 한인들의 마음들이 흐뭇했던지 계속 취재를 하며 자리를 떠나지를 않습니다.

가슴! 시원합니다!!!…
4강까지 진출한 우리의 태극전사들은 21세기 보배로운 한민족의 기수들입니다!
이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애국가와 함께 태극깃발은 수도 없이 올라 갈 것을 확신합니다!

이제 3,4위전에서는 긴장을 풀고 마음껏 실력을 발휘하며 뛰라고 하고 싶습니다…
3위면 어떻고, 4위면 어떻습니까?
5000만 국민의 열망을 이제 넘치도록 채워 놓았으니, 앞날의 희망을 위해 기냥, 즐기면서 뛰라고… 하면 어떨까요?….

올리브잎도, 월계수잎도,그리스태양도, 잉크빛바다도, 다 보냈는데..
이제는 무엇을 보내나…
그리스 신화를 몽땅! 훔쳐서(?) 선수들한테 보낼까요?
12명의그리스신들의 숫자와 같이11명의 선수들과 붉은악마… 이래서 12명의 월드컵 전사들…
먼가 맞아떨어지는것 같은데요?

다시한번 외쳐봅니다.
대~한민국!!! 짝!짝! 짝짝짝!!!

아테네에서, 물방개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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