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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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세상에 이런 일이..winslet 수재민 되다!

winslet
2002년 09월 01일 23시 53분 24초 1062 2 2
지금 각지에 내린 폭우로 사건사고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더군요..

뉴스에서 연신 보여주고 있는

흙탕물 범벅이 된 집안에서 쓰레받기로 물 퍼내는 아줌마들을 보면서

정말 남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유인즉슨..

얼마전..

알바를 한시쯤 끝내고 피곤한 몸을 이끌며 반지하 하숙방으로 갈려할 무렵,

언제나 그랬듯이 어김없이 걸려오는 날 반기는 전화-술 먹자는, 혹은 술 사달라는-의 유혹을

또 끝내 뿌리치지 못하고,

그래, 비도 오누나, 술한잔해야지 하며 그렇게 밤을 새 꼴딱 술을 마셨더랬습니다..


그리고는..친구넘 집에서 자고

담날 오후 한시쯤엔가나 되서 집엘 갔는데..

세.상.에.이.런.일.이

글쎄 제 방에 희멀건 물이 찰랑찰랑 거리는 거였습니돠..

난 아직 술이 덜깼나 싶어 눈을 비비고 또 비벼보아도 여전히 물은 찰랑거리고 있었더랬습니돠..





너무나 어이가 없어서..한참을,

풀썩 주저앉아 찰랑거리는 물만 가만히 바라만 보았더랬습니다..



그리고는, 쓰레기통과, 쓰레받기와, 신문지들을 동원하여 사태를 수습했죠..

쓰레기통에 쓰레받기로 물을 퍼담고, 신문지 다 깔고, 가구 들어내서 다 닦고

간만에 방청소 아주 제대로 한번 했습니다 그려..




방안에 찬 물, 안퍼내본 사람은 모릅니다..

방 물 차는 것도 모르거 술이나 퍼마시고 댕기고

우리 어마마마는 이런 제 꼴을 보시고는 아마 기절하실 겁니당..




할튼..머..ㅡ_ㅡ;;;

오늘 이야기의 주제는..음냐음냐..

수재민을 도웁시다..

머 그런거라는.....쩝...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wanie
2002.09.02 00:08
아... 반지하인들의 비애여.. 저두 작년에 똑같은 꼴을.. (지금은 당당히 햇볕 받는 지상인입니다..)
Profile
kinoson
2002.09.05 12:09
저역시도 반지하 시민이지요...음화화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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