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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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미소는..

jasujung
2002년 10월 10일 21시 25분 58초 1018 2 2
미소는 올해 8살난 그리 예쁘지는 않지만 참 착한 미소를 짓는 여자아이입니다.
그 아이는 아빠의 딸이지만 엄마는 새엄마입니다.
그리고 엄마의 아들인 4살짜리 남동생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빠와 엄마의 딸이 엄마의 뱃속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작은 엄마집에서, 고모집에서
그렇게 흘려 자랐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바닥에 엎드려 엉엉 울어대던 아이를 달래고, 한참 후에
왜 울었니?
엄마가 보고 싶어서....
엄마랑 아빠랑 같이 산지 6개월이 지난 후에 다시 그아이를 만났을때 그 아이는
참 많이 자라있었습니다.
참 많이도 얌전해 있었습니다.
넌 옛날 모습이 더 좋아..... 내 말에..
지금 그때처럼 말썽부리면 엄마한테 죽어..그 8살짜리 아이의 대답...
농담인지, 진담인지..
엄마 무서워..엄마는 내가 거짓말하면 혀자르고 도둑질하면 손잘라...
저번에 내가 한번 거짓말했는데 진짜 혀자르려고 했어..
참 많이 커버렸습니다.
참 많이 얌전해버렸습니다...

유빈이는 미소의 4살짜리 남동생이자 엄마의 진짜 아들이고 아빠의 새아들입니다.
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난 엄마가 좋아..엄마가 진짜 좋아..
다들 엄마가 좋다고 하지만 왜 그 말의 느낌이 새로운지...
이제 4살박이 아이입니다.

오늘 미소의 새로운 엄마이자 엄마이며, 유빈이의 진짜 엄마이자 엄마를 보았습니다.
엄마와 아빠의 딸을 부른 뱃속에 안은 채 쪼그리고 앉아
너 머리가 많이 길어서 잘라야 해..
유빈이의 머리를 정성스럽게 넘겨주던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에겐 참 못다한 그리움이 많겠구나.....
유빈이를 볼때마다 그녀는 참 많이 아플 수 있겠구나....
참 많이 그립겠구나....
난 그녀가 임신한 채 사랑했던 남자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참 이상한 날..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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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9000
2002.10.11 03:09
역시, 부여잡고 따지기엔 진짜의 힘이 크군요.
jasujung
글쓴이
2002.10.17 19:45
무척 예민하시네요..저게 무슨 뜻일까???이해못했었는데...;;;모광고의 노래 들을때마다 님 생각이 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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