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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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추운날.

sadsong sadsong
2003년 02월 12일 15시 51분 16초 1080 1 1
어젠 정말....


< 처음,  북경반점 >
짜장면    2,000원
탕수육   10,000원
소주두병  4,000원
짬뽕국물 공짜
물, 휴지, 간장, 식초, 고춧가루, 춘장, 양파, 단무지, 아주머니 친절한 웃음 공짜.


< 가운데,  꼭대기통나무집 >
참치찌개  7,000원
소주두병  5,000원
강냉이, 물, 냅킨, 공짜.


< 마지막,  대학노래방 >
(편의점)캔맥주2개  3,200원
(편의점)자일리톨껌   500원
노래 45분              7,000원
강냉이 공짜.
....
....



취하진 않았는데 자꾸 구역질이 나고,
피곤하진 않았는데 버스에선 자꾸 잠이 오고,
지퍼를 끝까지 올려도 바람이 몸을 뚫던 날.

한시간이십분을 달려 그를 만나고,
네시간을 인상쓰고 웃고 아파하다가,
사십오분을 달려 집에 온 날.

전부 얻어먹긴 미안해서 돈 조금 내민,
그가 내게 -몹시 조심스럽게- 차비를 쥐어주려던,
무서운 찬바람 불던 날.




품고간 내 이야긴 하나도 꺼내지 못하고,
내내 그의 이야기를 들어준 날.
....
....



하지만....



이런다고 나아지는건 없잖아.


sadsong / 4444 / ㅈㅎㄷ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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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이면 모든게 그대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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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을 쓰는동안 감정 잡아주었던 "drifting - 미선이" (를 듣게해준 실밥님께 감사.)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applebox
2003.02.13 02:06
아참 실밥님 전화번호 까먹었어요
연락드려 물어볼 말이 있는데....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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