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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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봄, 사랑 시리즈 (1)

sandman sandman
2003년 03월 12일 11시 44분 19초 1046 4 2
요즘 특히 여성들이 봄 탄다고 하네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봄 탄다고 하면 그 핑계를 대며
꼬셔서 놀러 다닐 건데.. ㅋㅋ

그래서 <사랑을 지속 시키는 72가지 방법> - 블룸필드(저명한 정신과 의사)

중에서 봄타는 사람을 안정 시킬만한 시를 한가로울때마다
추워진 게시판에 봄기운을 넣고 자 합니다.

오늘은 개시 인만큼..
두 편을 올리겠습니다.
(저작권에 관한 건 모릅니다. 출판사가 이의를 제기하면 지워야죠 ^^;)

진 실

당신은 그를 사랑합니다.
그를 너무도 잘 알기에.

당신은 그를 사랑합니다.
그렇게 그를 잘 아는데도.


환상의 파티
그렇게 많은 사람들 속에
난 홀로 앉아 있다.
내 눈길이 그와 마주친다.
정말 멋진 남자야
그가 내게 미소짓는다.
나도 미소를 보낸다.
조금 머뭇 거리며
그가 다가온다.
그리고 수줍게 묻는다.
같이 앉아도 되겠느냐고
'그러세요.'하고 나는 대답한다.
그는의사일까.
작가일까.
아니면 근사한 연구를 하는 사람일까.
알고 보니 우리는 친구도 같고
취미도 같고
좋아하는 책도 같다.
그는 음악과 미술을 이해하고
여행도 많이 했다.
돈도 잘버는 그는 물론 독신이다.
그가 내 손을 잡는다.
등줄기를 타고 전율이 흐른다.
짜릿하다는 게 이런 걸까?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행복과 즐거움이 나를 감싼다.
나는 살아있다.
이 떨리는 가슴
그래, 바로 이거야!

그런데 그는 왜
내가 가는 파티엔
한번도 안 나타나는 거지?

(추신: 두번째 시는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클클...)
봄 타시는 분들....
봄 타서 멀미하지 마시고
그 봄의 운전대를 빼앗아 버리지 그래요....
쓰고 보니 내가 내게 하는 말인가?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2140hansol
2003.03.12 12:17
왕자는 공주를 바라지 않고 공주도 왕자를 바라지 않져 (수많은 외화와 동화속에서 검증됨..^^)
왕자가 아닌 사람이 공주를 바라고,공주가 아닌 사람이 왕자를 기대하져....


전 봄바람에 소근거리는 초록 들녘속에 서서
부드러운 치맛자락을 나부끼며
금빛으로 단장하는 호수를 바라보는,
소박하도록 가녀린 그녀에
뒷모습을 안아주고 싶읍니다.
아니 당치도 않게
짐짓 세상 모든짐을 지고 가는 어깨를
그녀에게 그 순간만큼은 모두 내어 주고 싶습니다.


제가
지독한 봄 감기라도 걸린건가요....?
병이긴 병인듯 한데.....낫고 싶은 맘이......
angelina
2003.03.12 17:11
이제 내게 남은 일은

하늘 같은 사람이 되는일도

하늘 같은 사람을 사랑하는 일도 아닌

그저 내 마음에 떨어진

희디힌 꽃씨 하나 받아 키울 수 있는

인간으로 남는 것
videorental
2003.03.12 21:07
역시..의사..나 작가...를 상상하는군...쩝
ryoranki
2003.03.13 13:23
완연한 봄날에는 한낮에 한강에서 소주를 마십니다. 아무래도 오징어 안주가 어울리겠죠.
먹어보니 한낮에 오징어는 별로 맛이 없습니다. 그렇담 지금껏 날 걷어찬 여자들을 굳이 기억속에서 꺼내 안주를 삼아야지요.
사실 오징어 안주는 별로 필요 없던 것이었습니다. 애시당초 청승 떨어볼려고 간거니까.
눈을 감고 누우면 빨갛고 노란, 색색까지 불빛들이 명멸합니다. 사람은 눈을 감아도 뭔가를 계속 보고있더군요. 끓임없이 사라지고 나타나는 불빛들을 쫓다보면 어느순간 친구한테 전화가 와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너무 외로우니까.
(봄이라 제정신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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