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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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여섯줄 짧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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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3월 27일 01시 30분 49초 1050 1
전쟁이 끝나자, K는 고향으로 돌아온다.

폐허의 거리를 걷는 K에게 창녀 하나가 다가온다.

뿌리치고 가려던 K가 창녀를 데리고 가로등 밑으로 간다.

모리츠! 창녀가 소스라친다.

K는 창녀를 껴안고 운다.

땅에 떨어져있는 목발.





매주 화요일에는 송길한 선생님의 시나리오 수업이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뒷통수에 반창고를 붙이고 오신 선생님.
아 또 노무현이한테 전화왔네, 꼭 이 시간만 되면 전화를 한당게.
하시면서 수업중에 받으신 전화로 미루어보건대,
지난밤 약주를 하시고 넘어지신 듯 했습니다.

수업을 시작하면서 화이트보드에 쓰신 여섯문장짜리 이야기입니다.
사십년쯤 전에,
우연히 백철 선생님의 국문학개론 수업에 들어가셨답니다. 법학도셨대요.
그때 백철 선생님께서 칠판에 쓰신 글을 그대로 기억하고 계신 답니다.

아마도 그날이 선생님께는 인생의 분기점 같은 순간이었던 모양입니다.

오랜 세월 시나리오를 써오시는동안
글이 잘 풀리지 않고 '질척거릴 때'는
늘 생각하게 되는 글이라시면서,

느그들도 그럴 때는 꼭 한번씩 떠올려보아, 그런 이유가 어디있는가,
라고 하셨습니다.



*
덧붙이신 말씀이라든가,
그때의 느낌을 그대로 옮기지 못하는 것이 유감입니다.
인터넷에서 원문을 찾아올리려고 했는데 쉽지 않네요.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제보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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