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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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그 곳엔 말못할 사연이 있었다...

73lang
2003년 09월 14일 00시 01분 39초 1423 9
봉천 4동 여관촌 입구 길 건너편 백림장 모텔이 대형 비디오 비젼으로 고객 유치에 나섰을 때

맞은편 '꿈의 궁전'은 정수된 샤워물과 대실료 13,000원에 맞서고 있었슴돠.

여관촌 입구의 풍경이란 뭐 특별할 것도 없었지만, 14타넌

두 여관을 사이에 두고 한가운데 위치한 비디오 가게인지 담배 가게인지 가끔가다 헛갈릴 때가 있는 10평 남짓한 비디오가게에서 일하며

시나리오를 쓰던 시절이 있었슴돠.

그곳을 이용하는 손님덜언 대부분이 비슷혔슴돠.

근처 유흥가 밤업소에서 일하는 내외국인들, 여관촌 장기 투숙객덜, 오피스텔 옆 건물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사채업을 하는 깍두기 머리에 목 없는 덩어리덜, 지방에서 올라와 집나온 가출소녀들을 데려다 보도방을 하는 20대 초반의 꼬마 양아치들...그리구 가끔씩 뇨자친구랑 여관에 떡치러 오넌 서울대 학상덜 등등... --;;;;;;;;;;;

그곳에서 지넌 말 못하넌 소녀럴 만났었슴돠...

정말 '귀가 막히게(?)' 이뿐 그뇨....

항상 말없이 자막이 있넌 외국영화만을 빌려보던 그녀.......

한 3~4개월간 꾸준히 여러편의 영화럴 빌려가던 그녀에게 지넌 어느날 호기심반 작업 반 수작(?^^;)얼 걸었드랬슴돠....

그뇨가 농아라넌 사실이 지헌티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었슴돠.

그뇨넌 사람덜으 입모양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스로 말귀를 알아듣긴 했어도

그뇨가 지헌티 말을걸기 위해서 메모지에 적어가며 손짓 발짓해가며 나누던 대화가 지넌 전혀 불편하지가 않았었슴돠

서로가 점점 가까워지던 어느날... 지넌 그뇨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장미꽃 100송이럴 준비혔었슴돠 ;;;;;;;;

이번이 진짜루 마지막이 될꺼시라넌 생각과 함께.......

인자넌 이 지겨운 장미꽃 100송이 레파토리넌 이제 그만이라넌 생각에서...

(매번 장미꽃을 사서 뇨자덜에게 사랑을 고백혔따가 외면 당허구나서...장미꽃 백송이를 버리긴 아깝고해서 어떻게 처분할까 고민하다가 장미꽃잎을 다 따먹은 적이 한두번이 아님돠요-참고로 가장 맛이 없는 꽃은 카라꽃임돠.. ㅡㅡ;;;;;;;;;)

두 번 다시 비싸기만 혔지 맛두 없는 장미꽃 뜯어먹지 않아두 될 것 같다넌 희망에 하루하루가 행복혔었슴돠

지넌 큰 용기럴 내어 그뇨럴 근처 커피숍에서 만났었더랬슴돠요.......

그뇨에게 분위기 잡구 고백얼 헐라넌 순간 ...................................

...........갑자기 까페 안이 정전이 되넌 거시였슴돠

잠시 동안으 정전...

까페 안 주변언 약간 소란스러웠지만........

우린 서로가 아무말두 모단채루 긴 긴 정적 속에서 정막감만얼 느끼구 있었슴돠

까페 안에 불이 들어오자 그뇨넌 눈물얼 흘리구 있었슴돠요.....

아무것도 할 수 읍넌 상황...소리럴 듣지 모다넌 그뇨에게 암흑언 공포였었슴다

그것이 그뇨으 마지막 모습이였고만여.....

그 담부터 그뇨넌 비디오 가게럴 찾지 않았었슴돠요

'이-그랴~아마도 그뇨가 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말못할 사연> 때문이것지...'



문득 기분이 쭈글쭈글해 지면스롱 자꼬 그뇨 생각이 납니다요 ........우겔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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