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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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가 휘두른 흉기에 깨진 '신혼의 꿈'

sadsong sadsong
2003년 10월 09일 02시 59분 09초 1427 3 25
인터넷 SBS뉴스에서 따온 제목이고,
아래는, 네이버에 올라온 한국일보 기사예요.

[사건사고] 한밤 강도에 '신혼 꿈' 산산조각  
[한국일보 2003-10-08 17: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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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11시35분께 서울 구로구 구로6동 다세대주택 2층 계단에서
양모(28, 회사원)씨가 40대 강도범에게 협박을 받고 있던 부인 김모(27, 회사원)씨를 구하려다 강도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8일 오전1시40분께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이날 양씨 집 앞 계단에 미리 숨어있다 퇴근하던 김씨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문을 열라”고 협박했으며
때마침 뒤따라 퇴근하던 남편 양씨와 계단에서 맞닥뜨렸다.
순간적으로 강도라는 것을 눈치 챈 양씨가 범인을 발로 차자 범인은 양씨의 가슴을 흉기로 찌른 뒤 달아났으며,
양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숨졌다.

사건 발생 당시 구로경찰서 소속 의경 2명이 인근에서 순찰중이었으나 황급히 달아나던 범인을 검문하지 않은 채
뒤늦게 부인 김씨의 비명을 듣고추격했으나 놓치고 말았다.
경찰조사결과 올 8월 결혼한 뒤 보증금 2,000만원, 월세 20만원 집에 신혼살림을 차린 양씨 부부는
맞벌이를 해왔으며, 평소 퇴근이 늦던 양씨가 이날 따라 조금 일찍 퇴근했다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부인 김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165㎝ 가량의 키에
머리가 약간 벗어진 40대 초반의 범인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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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희 형이 급한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남편을 잃은 그분이 바로 거래처 여직원이라는군요.
한달여 전에 있었던 결혼식에 가서는 그 남편도 보았다고 하고....
형 이야기를 듣고 인터넷을 둘러보니, 소식들이 올라와 있네요....


장례식장에서  거의 혼절하다시피 남편 곁을 지키고 있던 그 여자분께,
경찰은 범인 몽타쥬와 용의자들의 사진들 보이며 확인작업을 하고 있더랍니다....
그 상황에 유가족에게 무슨 짓이냐고 할만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일한 목격자'인 그분의 기억도 흐려지기 때문에
경찰로서도 -고역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결혼 한달여.
자신을 구해주려던 남편.
눈 앞에서 벌어진 일.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다음날 아침 남편과 먹을 찬거리라도 준비해 놓고는,
맛있게, 예쁘게 만들어 먹어야겠다고 머릿속으로 그림도 그려보았을테죠.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다투었던 아침 일로,
저녁에 만나면 따뜻하게 안아주며 먼저 사과라도 하려고 했었던 건 아닐까요.


턱없는 바람이지만,
돌아가신 분과 남겨진 분들, 너무 오랜시간 힘들지 않으시길 바랄뿐입니다.


sadsong / 4444 / ㅈㅎㄷ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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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에서 이날까지, 그들은 어떤 사랑을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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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vesuji
2003.10.09 03:43
아우~`~`진짜 슬프네요..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anicted
2003.10.10 00:33
누가..뭐라고..어떻게..무슨말로.. 그들을 위로할수 있을까
있어선 안될일이..
Profile
jelsomina
2003.10.19 21:52
신혼 두달 신랑 살해범 최면술로 잡았다


[중앙일보 고란 기자] 지난 13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범죄심리과. 강도가 휘두른 칼에 남편이 숨진 金모(26.여)씨가 슬픔에 젖어 이곳을 찾았다.

6일 전의 끔찍한 상황을 떠올리기 위해서다.

7일 오후 11시10분쯤 金씨는 서울 구로6동 다세대 주택 2층 계단에서 흉기를 든 강도와 맞닥뜨렸다.

강도는 금품을 내놓으라고 위협했고, 때마침 귀가하던 남편 양모(28.회사원)씨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

범인과 격투를 벌이던 남편은 그만 칼에 가슴을 찔려 숨졌다.

사건 해결의 유일한 단서는 金씨의 기억. 하지만 신혼 2개월째였던 金씨는 몸서리치는 상황에 정신적 충격을 받아 범인에 대한 기억을 거의 떠올리지 못했다.

결국 金씨는 장례식을 마친 뒤 국과수에서의 최면수사에 동의했다.

조사관들은 거듭된 암시를 통해 金씨가 사고 당시와 같은 상황에 처하도록 심리적 조건을 만들었다.

40여분 후 최면에 빠진 金씨는 범인에 관한 몇몇 단서를 되살렸다.

'키는 1백6Ocm 가량, 나이는 40대 초반 정도, 얼굴은 길고, 곱슬머리에 이마가 벗어진 편…'. 의식 저편으로 숨었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어 경찰은 같은 수법의 전과자와 최근 출소자 5천명의 사진을 추려 金씨에게 제시했다.

金씨는 최면술로 회복한 기억을 토대로 범인의 사진을 정확하게 집어냈다.

강도.강간 혐의로 14년을 복역하고 최근 출소한 金모(39)씨였다.

경찰은 金씨의 행방을 추적한 끝에 18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진부령 계곡 공사현장에서 붙잡았다.

국과수 관계자는 "끔찍한 사건을 직접 당한 피해자나 목격자의 경우 심리적 충격으로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최면술을 이용해 정서를 안정시키고 사건 당시로의 '심리적 퇴행(退行)'을 유도하면 기억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1999년 1월 국내에 첫 도입된 최면수사는 기법이 발달하면서 지난해 모두 1백96건이 실시됐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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