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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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환경문제 캠페인 이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좌익 ?

73lang
2003년 11월 15일 08시 39분 35초 1248 10

겨울이 좋은 점은 단 하나였다.
먹고 남은 음식물들을 냉장고에 안 넣어도 된다는 것.

이곳이 좋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그대로 마실 수 있다는 것.

산 아래쪽이 살기에 좋은 점은 하나였다.
밤하늘의 별을 보면스롱 딸딸이를 칠 수 있다는 것.

'당신이 좋아하는 파업이 또 시작되었어...'로 이어지는

집나간 와이프에게 보내는 친구놈의 일기인지 편지인지...아니면 소설인지를 읽다가 인또넷을 접속해봤다.

아..이런 산골짜기 깡촌에서도 인또넷이 되는구나...우리나라가 진정 인또넷 강국이구나! 감탄을 금치 못하면스롱 여러 가지 뉴스 기사들을 검색해 봤다.

이경해 열사부터 시작해서 요 근래에 돌아가신 열사들이나 로동자덜언 또 얼마나 많은지...어느 외국인 로동자넌 아예 역으로 진입하는 지하철에 뛰어 들었다.

무슨 뇨자 연예인이 또 누드 촬영뿐만 아니라 아예 누드로 춤을 췄다는 기사와 함께
로동자덜의 항의 집회 같은 기사가 한 화면에 같이 뜬다.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다. 계속해서 그런 두 종류의 기사들을 보고 있노라면


'온몸으로 노동해방의 햇불을 밝히려고 했던 한 노동자가 올누드로 옷을 벗었다' 라는 기사가 뜰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


....화염병 시위 웬말이냐가 웬말이냐...이효리 같은 어느 섹쉬한 뇨성로동자가 광화문 한 복판에서 옷을 벗어? 투쟁의 방법이 바뀌어야 할 때...


아...골 때 린 다....

내 친구넘은 언제부턴가 '친환경적인 삶'을 운운하며 유기농을 하겠다고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이곳까지 내려왔다.

귀농을 하겠다고 내려온 지 이제 겨우 반년도 안됐는데 벌써부터 밭 주인과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100% 유기농법을 고집 하겠다는 친구 놈의 주장과 어느 정도 수익을 내기 위해선 화학비료와 비니루를 쪼금 쓸 수도 있지 않냐는 주인과의 갈등이다.

사실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직접 마실 수 있다는 점 빼고는(겨우 그 물맛 하나 좋다는 이유로 환경문제를 논한다는 것이 사실 나한테는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 생태가 어떻다느니 농민문제 어쩌구 하는 저놈의 주장도 별로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아무런 수익이 없어서 제방공사를 하고 있는 채석장으로 향하는 놈을 뒤로하고

집나간 친구놈 와이프가 돌아오기 전에 시나리오를 완성해야 하는 절박함만 느낀 채

오늘도 또 이런 뻘소리덜얼 게시판에 올리고 있다.

차가 없으면 읍내조차도 나갈 수 없는 이곳에서

국도 옆에 외로운 섬하나 떠 있디끼 홀로 서 있는 조 모텔은 또 뭔가? 간판이 가물가물하니

잘 안 보인다...알프스 모텔??...요드레이요호~! 심심해서 그곳까지 걸어가 봤다.

산에서 내려와 산장과 형제포도원을 지나 국도 밑으로 돌아가는 길을 건너...대충 한 20여분을 걸었을까...

곡성에 유일하게 딱 하나 있다는 모텔이 나왔다.

아...이곳이 태극기를 꽂으면 인가...아니 그건 에로영화구;;;;...태극기 휘날리며 인가 촬영팀이 묵었었다는 그 모텔이구나...

담배 한 대 피워 물면스롱 '친구놈이 돌아오기 전에 개똥 치우구 기러기 밥 줘야 허넌디..'라는 생각얼 허면스롱

난 결심혔다.

'지치지 말자'고...



..................................영화럴 꿈꾸며 뇨(女)자럴 꿈꾸넌 당랑타법 1분에 14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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