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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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조류독감에 걸린....

pearljam75 pearljam75
2004년 02월 17일 01시 50분 32초 1118 3 18
병아리마냥 3박 4일을 누워서 앓고나니
다 나은것은 아니지만 완전 환생한 기분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링게루도 맞아보고
막강체력도 삼십줄에는 접어드는가... 인생무상, 지존무상,첩혈쌍웅.....

밤새 고열에 시달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니 어찌어찌 잠이 들어
아침에 일어나보면 입술은 껍질이 벗겨져 다 터져있고
눈에도 열이 뻗혀서 눈알에서 공룡 불이라도 뿜어져 나올듯이 후끈거리고
코는 꽉 막히고 콧물은 틀어놓은 수도꼭지에서처럼 흐르고
귀까지 아파오고.... 그랬지요.

3박4일을 허탕을 쳐서리 이번주 토요일이 "미라신코리아" 시나리오 공모전 마감일인데
벼락치기를 해도 보통 벼락치기로는 택도 없을것 같네요. 이제 겨우 기운이 생겨서 며칠만에 세수를 하고
(머리는 떡진채로)컴퓨터앞에 앉았습니다. 아직도 기관지가 찢어질듯 아프고 기침이 멎질 않아서리
제모습은 불후의 명작을 집필중인 폐병환자같습니다.

이렇게 아플땐 혼자 있는게 그렇게 서럽다죠?
저에게는 링겔루 주사까지 놓아주는 간호사 동생도 있고 부모님도 계셔서 서럽진 않았지만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사는 친구들 아플때 병간호 좀 잘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요즘 독감은 기본이 응급실행이라고 하던데, 모두 감기조심하세요.
촬영장에 계신분들 특히, 몸관리 잘하세요. 꼭 손을 씻고 밥차를 맞이합시다!!

Don't look back in Anger.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73lang
2004.02.17 02:30
지넌 아플때나 독감에 시달릴 때 후렌드덜헌티 전화 허면 전화 안받구 쌩깜시롱 다음과 같은 문자 메세지가 오곤 험미다요

"독감 같은 소리 하구 있네! 독감으루 찍어버릴라~! 니 또 술먹구 싶어서 전화한겨?" --;;;;;;;;

그리고 대부분의 뇨자덜 반응

"옵빠...이젠 독감 핑계로 스토킹허세요?' ㅜㅜ;;;;;;;

.........................................영화럴 꿈꾸며 뇨(女)자럴 꿈꾸넌 당랑타법 1분에 14타
vincent
2004.02.17 18:59
배숙을 만들어 드세요.
배속을 파서 안에다 꿀과 통 후추를 넣고 잘랐던 배를 덮어서 중탕을 해서 드세요.
그리고 한 숨 자고 일어나면... 제 경우엔 효과를 톡톡히 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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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rljam75
글쓴이
2004.02.17 23:04
배숙이라.....잡초처럼 막 자라고 부모님도 자식교육을 방목형 시스템으로 하셔서리
임호임금님이나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귀한 것을 중탕까지 해서 먹을 수가 있간디요? 해주려는 사람도 없겠고.

병든 닭처럼 골골거리면서 어떻게 직접 배숙을 만들어 먹겠습니까.

하지만 왠지 효과가 제대로 있을 것 같군요. 평생 육체노동으로 늘 몸이 고단한 우리 부모님 감기몸살 걸리시면
제가 즉각 만들어올려야겠습니다.
나 나이드는건 꽤 민감하게 생각하면서 부모님 늙는건 무심한편이지만 그러다가도 가끔 생각하면 또 너무 무섭고....

지금 엄마, 아빠는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러 가셨습니다.
제 생각에 엄마 , 아빠는 결혼하고 처음 극장에 가신것 같습니다.
33년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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