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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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화전소사 에피소드1

73lang
2005년 03월 26일 03시 05분 51초 2802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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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허신 분덜언 우에 첫번째 짤방의 수학 문제를 풀어 보시씨요

답은 아래있는 짤방..

우겔겔






-정자 시절 :

기억 안남. --;;; 수억대 일이라는 치열한 경쟁율을 뚫고 물속을 유영하듯 허벌나게 헤엄쳤겄지...




-첫돌 이전 :

마루바닥 위를 아장아장 기어댕긴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먼지털이게만 보면 공포에 떨었던거 같음.
여기저기 바닥에다 설사똥을 싸던 그 얼라는 누구일끄나???





-1 살 무렵 :

리도 샴푸 냄새....외할아버지가 술에 취해 부벼대던 턱수염의 까칠까칠한 느낌...소주 냄새




-5 살 무렵 :

시장에서 쫀드기를 씹다가 전생이라는 개념을 떠올림...

그 후 올챙이같이 생긴것이 물속을 헤엄쳐 가는 이미지가 머리속에서 자꼬 떠오름..

성교육이 전무했던 그때 정자라는 것을 알았을리도 읍꼬...정자시절을 기억해 낸건 아닐꺼인디...나의 전생은 올챙이였을끄나??

여탕에서 잠수하다가 익사할뻔함;; 나중에 물속에서의 침묵과 부유하는 듯한 야릇한 느낌이 매우 시적이었다고 생각됨.

몽롱한 그 느낌이 이후 성가시게 뇌리에 떠오름스롱 평생을 지배하는 이미지로 자리잡음.




-7살 무렵

첫번째 대수술...마취가 되기 직전의 그 강렬한 느낌이 여탕 안에서 익사할뻔 했을때의 느낌과 비슷했음.

병원 안에서의 소독약 냄새를 맡고 과거의 기억들이 플래시백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됨.

5살때 여탕 안에서 나던 수돗물 냄새

--->1살 때 할아버지의 입에서 나던 소주냄새

--->리도 삼푸냄새와 묘하게 엉켜있던 락스냄새

--->산부인과 분만실에서의 소독약냄새

--->어머니 뱃속이 여탕안의 물속과 같았을 것이라고 생각됨

--->죽을때 빛을 보면스롱 허공으로 떠오르는 것 같은 사후세계를 체험했다넌 사람들은

죽기 직전 엄마 뱃속에서 양수가 터지고 머리부터 나올때의 기억을 떠올리넌 것은 아닐끄나?










-토요일밤의 영화 / 주말의 명화 시절

옛날 옛적 서부에서의 그 하모니까 선율...찰슨 브론슨의 메케한 얼굴..

대탈주에서의 스티브 맥퀸

파란 눈동자의 고독헌 폴뉴먼

튜니티의 테렌스 힐과 쟝고에서의 프랑크 네로를 매우 헛갈려 했으며

리 마빈과 죠지 케네디를 혼동했고

제임스 코번과 리 반 클립이 구분이 안 가던 시절...

율브리너와 로져 무어, 독수리 요새에서의 리차드 버튼과 젊은날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양미간을 찌푸린 표정을 좋아했던 시절

달고나(뽑기)에 대한 추억과 어깨동무, 새소년, 팬더 문고의 매거크 탐정단, 괴수대백과 사전을 탐독하던 시절

동네 만화가게에서 '구칠랑' '흑가면' '불청객 시리즈' 그리고 강가딘을 읽다가 만난 그 친구...

메텔이 은하철도 777을 타고 떠나기 전 철이에게 "나는 너의 추억 속의 여자.. 청춘의 허상.."이라구 말하던 라스트 씬을 보면스롱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던 시절

토니 커티스와 딘 마틴의 코믹 첩보물을 열광하면스롱 봤던 시절...


성룡이 이소룡한테 사혈을 찍어 죽였다고 믿었던 시절...

콰이마치의 휘파람 소리를 흉내 내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던 시절...


슈퍼맨.. 타워링.. 엑스칼리버...바늘구멍을 거대한 스크린으로 보던 시절...

스타스키와 허치..기동순찰대...전열...A특공대...전격대작전...전격Z작전...돌아온 제 5전선...도망자...타잔...에어울프...쁘이... 같은 영화에 열광하던 시절...

놓치면 후회합니다' 고 정영일 평론가와 엄종배씨가 진행하던 프로를 시청하던 시절..

히치콕의 새를 무서븐 영화라고 설명하면스롱 겁을 주시던 어머니가 미웠던 시절

아빠는 개구장이의 꼬마가 존 보이트와 출연했던 챔프를 울면서 봤던 시절...

호랑이가 수정란이었던 시절..

맘모스랑 암모나이트 구워 먹던 시절..


불꺼진 방안에서 어둠을 뚫고 새어나오던 푸른 브라운관의 불빛에 매혹되던 시절

극장안 어둠을 뚫고 빛줄기가 영사되던 스크린에 넋을 놓았던 시절



처음 장만한 칼라TV에서 샘 페킨파 감독의 와일드 번치를 보고 충격을 먹음...이후 내 의식한켠에는 슬로우 화면에 대한 강한 인상이 자리잡고 있던 중

10년 후 영웅본색과 안드레이 아르세니예비치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영화에서

물속을 유영하는 듯한 꿈결같은 느린화면에서 비슷한 영감을 받는다...

여탕에서 익사할뻔 하던 그 느낌 그 시적인 느낌들........





만약 내가 그때

여탕에서 익사할뻔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다른 꿈을 꾸고 있지나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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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을 부유하듯 양수안에 갇혀있던 태아가 어둠을 뚫고 빛을 체험한다.

"생후 며칠간은 은은한 빛을 향한 눈의 반응이 있다.

1주일 후 신생아는 보려고 애쓰고, 매우 막연하고 머뭇거리는 방식으로나마 자신의 눈에 일정한 방향을 부여하게 된다.

2주일 후 아기는 근접한 대상에 눈을 고정 시킬 수 있게 된다.

6주째 시야는 견고해지고 선별적이 된다.

시선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 6주간이 인간의 '영혼'이 탄생되는 기간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일까?

과학은 시선을 세가지 결합 가능한 방법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 세가지는 정보(시선은 정보를 제공한다)

관계 (시선은 서로 교환된다)

소유 (시선에 의해 나는 만지고 다다르고 감싸안고 감싸진다)의 표현방식이다.

그리고 세가지 기능이 있다.

시각적, 언어학적, 보족적 기능이 그것이다.

그러나, 시선은 항상, 무엇인가를, 누군가를 찾는다."



-롤랑 바르트 "이미지와 글쓰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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