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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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구인...구직

kinoson kinoson
2006년 07월 31일 11시 57분 19초 1485 3
한동안 정신이 없었다.
준비하던 영화가 엎어지고...친한 형님이 세상을 떠나고..
일이 꼬일려고 하니 계속 꼬이기만 했다.
이제 정신을 차리려 하고있다.

어제 아는 PD님에게 전화가 왔다.

- 얌마 인제 일해야지...조감독 하나 구해달래..일단 가봐
- 네

어제 그곳을 찾았다.

대표님방에 들어갔다....

- 10월쯤 크랭크인 할거고.. 8월중순에 계약 할거고...
주연은 도장만 찍음 되고..투자도 거의 됐다고 봐야하고..
- 네....네....

감독님방에 들어갔다..

- 10월쯤 크랭크인 할거고.. 8월중순에 계약 할거고...
주연은 도장만 찍음 되고..투자도 거의 됐다고 봐야하고..
- 네...네...

PD님 방에 들어갔다..

- 10월쯤 크랭크인 할거고.. 8월중순에 계약 할거고...
주연은 도장만 찍음 되고..투자도 거의 됐다고 봐야하고..
- 네...네...

영화사를 나섰다.
나에게 소개를 해줬던 형에게 전화를 한다.

- 형...죄송해요...

집에 들어왔다. 찬물에 세수하고 이닦고 선풍기앞에 앉았다..
이불을 펴고 자리에 누웠다.

처음 영화현장을 접한것이 2000년5월.. 벌써 6년하고도 2개월이 흘렀다..
6년간 10군데 영화사에 출근을 했고..7편이 엎어지고 3편을 촬영을 했다.
면접은 아마 6년간 100군데도 넘게 봤으리라...

면접을 볼때 항상 듣던 말을 어제 또 듣고 있었다...
나도안다...저 말이 가장 중요한 말이고 가장 듣고싶어하는 말이라는걸...
근데 왜 저런말을 들어도 불신이 먼저 생기는 것일까..
내가 못나서일까..?

요즘들어 이런 생각을 해본다.
정말 내가 영화를 하고있는 것일까...조감독을 하는게 영화를 하는걸까?

궤변이다...그럼 뭐가 영화를 하는것일까...?
그래 난 영화를 하고있는 영화인이다....(주먹을 꼭 쥐며 외쳤다)

그래서...?
할말없다...

다시 오늘부터 열심히 조감독 자리를 찾아 해매야겠다..
저따위 쓸데없는 고민보다 생활이 먼저다....(또 다시 주먹을 꼭 쥐고)

일단은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헤헤
[불비불명(不蜚不鳴)]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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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o
2006.08.02 11:43
힘내십쇼!
lobery
2006.08.02 18:36
먹고 살아야죠...
그런 불신이 없어질 때까지...
rainerom
2006.08.24 23:36
힘내세요~! 화이팅~!!! 어떤 분인지 잘 모르지만.. 언젠가 술한잔 하고 싶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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