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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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얄미운 미소(-_-)

ty6646
2006년 08월 15일 20시 50분 32초 1170 1
역앞에 잘 가는 커피숖이 있는데 정오전에 가면 200엥짜리 커피를 150엥에 마실 수 있다. 50엥 때문에 커피숖에 가는 시간을 바꾸거나하진 않지만 간혹 신경쓰일때도 있긴하다.


어느날인가 12시 10분전에 카운터앞에 선적이 있다(셀프). 시계를 보며 150엥이면 되겠구나하는 일말의 안도감을 품고서는 앞줄에 선 손님의 주문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손님은 자기 차례가 되어서야 메뉴판을 하나하나 살펴보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그 정도는 미리미리 정해두어야지』......라고 내 마음속에서 불만이 불거져나왔다.


겨우 주문이 끝났고, 잠시후 종업원이 주문한 것을 내놓았다. 어떻게든 빠듯하게나마 시간에는 맞을것 같았다. 그리고나서 내 뒤에 선 다른 사람들을 보며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어쩔수 없어요. 내가 빨리 주문을 끝내는 주겠지만 내 앞의 손님이 시간을 너무 끌어버려서....』라고 생각하며 100엥짜리와 50엥짜리 동전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내 앞에 선 그 손님의 다음 행동이 나를 미치게 했다.

카운터앞에선 그 손님은 계산을 위해 동전을 꺼내더니 1엥, 5엥짜리들을 하나하나 세고 있는게 아닌가. 그리고 금액이 맞는지 안맞는지 몇번인가 되풀이해서 종업원에게 묻고 또 물었다. 그리고나서는 겨우 주문한 커피를 들고 비어있는 자리를 찾아 아무렇지도 않는 얼굴로 천천히 걸어가는 거였다.



12시 4분..... 『혹시......』나 하는 마음에, 200엥을 내놓아 보았다. 50엥을 거슬러 주려나하는 마음에.... 카운터의 종업원이 내가 주문한 커피를 내놓았다. 난 커피를 받아들고 종업원을 한번 쳐다보았다.


『뭐?』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봐요. 종업원씨..... 아까부터 계속 보고있었지 않습니까. 내가 12시 전부터 여기 서 있었다라는 걸...』


들리지도 않을 마음속의 외침이 내 고막만을 흔들고 있다. 통할 기미도 안보이고, 천진난만한 미소만을 띄우고 있는 종업원..... 아까 그 손님도 원망스럽지만 융통성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종업원이 더 마음에 안든다.



『종업원씨..... 웃지마요(-_-)』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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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oson
2006.08.16 14:36
마음이 찢어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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