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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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올해 최고 음반

sadsong sadsong
2006년 12월 31일 23시 45분 40초 1834 4
음반순위.jpg

'가수들이 뽑은 올해 최고 음반' 이라는 기사를 보게 됐단다.
그래, 연말인가보다.
음지에 살면서도 양지 활동 10위권 가수들 이름 모두를 내가 알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대견스러웠다는 이야기를 하려는게 아니란 걸 넌 알고 있을까.

자, 다시 한 번 주욱 훑어보렴. 니가 한 짓이 어떤 짓인지.
좋아? 흐뭇 만족해?

힘쎈 나라의 말과 글 익히기에 열중하라시던
어려서부터의 부모님 말씀 흘려듣고 소홀했던 탓에
풀 무성한 '목장', 젖 뿜어내는 '젖소' 빼고는 난 못알아듣겠다 야.


살짝 더러워지려는 기분 누르고 잠깐 옆동네 기웃거리다 보니 이런 인터뷰 기사도 있더라고.
"캐주얼하면서도 시크한 옷차림이 브런치용으로 딱이에요."

...에라 이년[놈]아.


다시 옆으로 고개 살짝 돌려보니 확 혀 깨물어주고 싶은 이런 글도 있더라.
"이번 컬렉션에서 **는 메탈릭을 올 시즌의 메인 테마로 잡고
클래식하면서도 시크한 느낌을 살려 오피니언 리더들을 위해 완성도 높은 컬렉션을 연출했다."

...에라 이놈[년]아.


그렇다고, 나역시 sadsong인데다
딴나라말 휘갈겨진 천쪼가리 종종 몸에 걸치고 다니는 주제에
"어찌하여 닭튀김을 닭튀김이라 부르지 못하고 후라이드치킨이라 불러야 한단 말입니까."
"체육관에서의 중량운동 대신 피트니쓰클럽이나 짐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야만 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죽음을."

이런 식으로 떼 쓰겠다는 건 아니야.
딴나라말 쓰는 그 자체가 잘못됐다는 건 물론 아니란 말이야.
정말이야. 믿어주세요.

다만, 그렇게 혀를 놀리고 있는 바로 너의 정신,
'조리법'대로 만들면 떡국 되고
그 이름도 역겨운 썅'레시피'대로 만들면 '코리안 라이스케익 썅숩' 쯤 되는 줄 아는 그 대가리,
너의 그 썩은 대가리가 문제란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기분 좋아야할 마지막 날 왜이래.

미안해.
잘 살자.
노력할게.


네 머리 속 가득찬 누런 똥, 눈부신 하얀 눈 되는 그 날까지.


sadsong / 4444 / ㅈㅎㄷ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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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낸다. 썩은 향 가득했던 이천육년의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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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73lang
2007.01.01 16:35
음반뿐만 아니라 영화쪽으로도

기자나 평론가라는 분들이

요도입구에 빙초산 주입하는 소리나

괄약근으로 용트림 하는 거 같은 소리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
Profile
pearljam75
2007.01.01 23:56
동물원 1집- 거리에서, 2집- 흐린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3집-시청앞 지하철역에서 , 4집- 네번째 노래 모음...

...옛날 최고였던 음반들.
점점 옛기억들을 곱씹는게 재밌어지는 걸 보면....
한 살 더 먹으니 좋네요.
Profile
kinoson
2007.01.02 11:38
"캐주얼하면서도 시크한 옷차림이 브런치용으로 딱이에요."

"이번 컬렉션에서 **는 메탈릭을 올 시즌의 메인 테마로 잡고
클래식하면서도 시크한 느낌을 살려 오피니언 리더들을 위해 완성도 높은 컬렉션을 연출했다."

--- 시밤바 년(놈)들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아아아아~~~
mojolidada
2007.01.03 11:35
새해도 밝았?는데 창문 열고 썩은 향 좀 환기시켜요. 뭐 썩 내키진 않더라도 한번쯤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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