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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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어느 알콜중독자의 노래

kinoson kinoson
2007년 11월 27일 15시 41분 57초 2462 3
입고있던 점퍼의 지퍼를 끝까지 올리고
주머니에 두손 집어넣고
감지않은 부시시한 머리를 모자로 감추고
집 근처 대형마트에 갔다네

프리미엄 처음처럼 소주 두병
고등어 통조림
CJ 줄줄이 비엔나
그리고 폐점이 코앞이라 50% 할인 해주는
초밥과 닭꼬지

냉장고에 있던 김치를 냄비에 넣고
고등어 통조림을 넣어 끓이기만 했는데
최고의 요리가 탄생하네
초밥에 고등어김치찜(?)
그리고 프리미엄 처음처럼 한잔

방에 앉아 TV를 보며 혼자 건배놀이 하며
한잔 두잔 세잔......
소주 한병이 이렇게 양이 적었던가
소주를 한병 더 꺼내어 종이컵에 한잔 더 따르고
다시 한잔....

갑자기 그리워지는 담배
소주에 빠지면 섭섭한 담배
이미 버린 건강...그래도 환기 시키겠다고
담배 한개비 입에물고 창문을 열어보니
딱 창문 크기 만큼의 별이 떠 있구나...
[불비불명(不蜚不鳴)]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lobery
2007.11.29 01:35
저하구 비슷하게 사시는군요... ㅎㅎ
Profile
sadsong
2007.12.01 03:28
다른 것은 다 좋은데,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이
'종이컵'이네요.

자판기의 커피와 율무차를 제외한
이 세상 거의 모든 '마실것'들의 가치를 무자비하게 곤두박질시키는...

기왕에 들어선 중독의 길이라면
좀 더 맛있는 중독을 위해 적당한 유리잔 하나 마련하게 되시길 바랍니다.
73lang
2007.12.02 14:27
술잔--->재떨이--->타구(가래침 받이;;;)--->심하게 구겨져서 장렬히 전사하는 종이컵의 인생크리...

위에 새드송님 말씀대로 술잔 하나 따로 만들어라...

하루에 종이컵과 이쑤시개로 버려지는 나무가 몇 헥타르라는 소리를 어디서 들은 적이 있었다.
(참고로 1ha=약 3024.986388 평 ㅎㄷㄷ;;;)

그리고...술 처먹을 돈 있으면 나 돈좀 꿔주라 ㅡㅡ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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