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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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다시 5월이 되면

hermes
2008년 03월 10일 04시 34분 08초 1660 3
내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가고 싶다.
봄을 맞는 숲으로.

그 곳
숲으로 난 작은 창을 열어놓고
봄이 오는 숲을 보고 싶다.

다시 돌아오는 시간.
5월에,

연두빛 가디건을 입고
연두빛 잎파리속을 걷는 옆모습을 훔쳐보며
함께 걷고싶다.

말없이 걷다가 사람없는 숲속에서 입맞추고 싶다.
개울물에 깨끗이 손을 씻고
내 찬 손으로 따뜻한 손을 마주잡고 싶다.

별이 하나 없어질 시간만큼 긴 시간이 지난 후에
그때도 다시 만나 어느 숲인가를 함께 걸을 생각에
숨길 수 없는 미소 짓는 나를 보며

무슨 생각해 ?

그냥.

아무말도 할 수 없는 순간.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시간.
계획 할 수 없는 삶.

아침, 커튼을 열면
내가 있을까. 거기 와 있을까.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시간.
선명한 이미지.

봄이 오면
5월이 오면.

그녀의 손을 잡고 걷고 싶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kinoson
2008.03.10 13:55
저두요....
Profile
hal9000
2008.03.11 07:15
좋은 숲이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제가 걷던 숲은 불타버렸습니다.
moosya
2008.03.16 21:16
좋은 시네요. 절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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