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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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영화감독을 꿈꾸며...아홉번째 이야기

kineman
2010년 04월 14일 07시 14분 54초 2666 1


실패한 감독의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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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일 폐막한제 10회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실험상을 받았다.

작년 장애인영화제 대상도 마찬가지였지만 전혀 ㅖ상하지 못했기에 무척 기뻣다.

장애인 관련 영화제가 아닌영화제의 첫 수상이라 더 기쁘기도 했다.

사실 장애인영화제는 말 그대로 장애인영화제라 장애인으로서약간의 혜택을 본게 아닌가 하는 찜찜함이 있었다.

물론 아는 사람을 통해 들은 장애인영화제의 심사 과정에서는 결정하고 보니 감독이 시각장애인이라 한번 더 놀랬다는 이야기를 들을수 있었지만 여러가지 부족함이 많은 영화라 반신반의 했었다.

그 의심이 이번 인디다큐페스티발 실험상을 받으며 해소가 되었다.

하지만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상을 받으며 고민이 하나 생겼다.

난 내 영화를 환타지드라마라고 생각하며 만들었는데 사람들은 다큐로 보는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실패한 감독이다.

마치 짜장면을 만들려다가 짬뽕을 만든 격이 아닌가?

그나마 손님들이 어느정도는 맛있게 드시는것 같아 다행이지만 그리 개운치 않다는거...

그러고보면 내가 좀 손맛은 있는것 같다.

다음번엔탕수육에 도전해 봐야지...이런 죄송. 험, 험. 정신차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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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영후 관객과의 대화시간에 사회를 맡으신 안정숙님의 말씀에서나 폐막식 후 뒷풀이에서 뵈었던 김동원감독님의 한결같은 이야기는 영화에서 진정성을 느낄수 있었다였다.

뒷풀이를 마치고 고시원으로 돌아오면서 들었던 생각은혹시이번은 매스컴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였다.

인디가 붙긴 했지만 비장애인영화제이고 나름 10회가 넘는 영화젠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여전히 세상은 조용히 잘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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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의 상영과 GV를 무사히 마치고 보성으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보성에서다시 체력을 길러야 5월 1일부터16일까지 열리는 광화문 일민미술관에서의 상영에 참석할수 있을 것이다.

다른 시각장애인들게 미안한 것은 내 영화가 비장애인들에게 시각장애인이 느끼는 세상을 알리기 위한 것이고 지금도 새로운 장면을 촬영해 추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직 화면해설을 만들만한 짬이 없다는 거다.

장애인 영화제를 비롯 두세개 화면해설이 만들어졌지만 감독의 입장에서 뭔가 좀 아쉽고 저작권 문제 때문에 공개하기가 쉽지 않아 직접 화면해설을 만들려고 하는데시간적 공간적인 상황이 여의치가 않아서 미적거리고 있다.

노원의 미디어접근센터 황부장님이 언제든 도움을 주시겠다고 했지만 그곳 녹음실 스케쥴이 장난이아닌것 같아 쉽게 결정을 못하고 있다.

다시 한번 시각인들게 양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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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blenews.co.kr/Blog/kine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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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해! 세상을 향해!!  아자,아자!!!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gokcd
2010.04.14 10:29

잘읽었습니다. 키네마님의 글은 언제봐도 짜릿하네욤.. 저도 아파서 그런지 공감이 더 많이 됩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랑할수 있는 외로움의 친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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