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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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오후...

ty6646
2012년 01월 13일 23시 58분 37초 2717 1

2012. 1. 13. fri. pm 11:43

 

 

 

 

역앞의 큰 길에서 스쳐지나간 낯선 그녀.


깨끗하게 묶어놓은 뒷머리와 착해보이는 마음이 엿보이는,


얼굴에 번져있는 미소, 거기서 풍겨져오는 그녀의 삶의 스타일....

 

 



순간적으로 눈이 멈추었지만 금방 되돌려 가던 길을 간다.


그러나 마음은 아직 그녀에게 머물러 있다.


그녀의 마음속엔 어떤 우주가 안겨져 있을까?

 

 



평화로운 오후의 눈부신 햇살에 현기증이 날 정도로


노크하고 싶은 강렬한 유혹에 사로잡혔었지만


겨우겨우 안정시키고 등을 돌려 달려갔다.

 

 



어쩌면 그 짧은 한 순간에도 연민이라는 싹을 틔웠는지도 모른다.


마음은 서로간에 쌓아올린 시간의 무게에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닌게 아닐까.

 

 



잘 모르겠다.


스타일이 그렇게 좋았던 것도 아니었고,


미인도 아니었는데, 무심결에 스쳐지나간 그녀에게서


털어내주고 싶은 한줌 외로움을 느꼈다고나 할까...

 

 

 


이름도 모르는 사람의 그늘이


가슴에까지 전해져오는 오후가, 그렇게 가끔

 

내 마음속에 들어와 쓸쓸하게 앉았다 사라지곤 한다....

 

 

 

 

 

 

 

 

 

...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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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9000
2012.01.14 02:03

어쩌면 그 여자도 같은 생각을 했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주저하는 동안 멀어져간 것도 마찬가지로..

생각에도 냄새가 나서 자기생각에 대한 냄새는 종종 맡을수 있다라는 생각이 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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