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를 공부하는 배우 지망생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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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는 아무리 배워도 잘 모르겠어요.'

'연기는 진짜 안 느는 것 같아요.'

'연기는 왜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워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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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말처럼 들릴 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배우들은 연기를 배우기 전이 더 잘했다 (?)고

느껴질 때가 꽤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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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연기를 잘못 배웠나?' 라고 불투명한 의심을

하거나 '이 정도까지 했는데, 연기가 안 느는 거면 포기

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속상한 결론에 도달하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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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배우들이 이상한 망상에 빠지게 되는

3가지의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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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당신이 연기가 왜 안 느는지, 흔히 말하는 딜레마

에 빠지는 이유와 그 궁금증을 한 큐에 정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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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다른 칼럼에 비해 현저히 난이도가 높은 연기

칼럼이다. 평소에 연기라는 학문과 전혀 친하지 않거나

겉핥기식으로 공부를 하신 분들께 오히려 혼란스러움을

드릴 수 있기에 안 읽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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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기는 원래부터 어려운 학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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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운 이유는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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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처음부터 '쉽게'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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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뭐야, 왜 이리 어려워?'

라고 실망 아닌 실망을 해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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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원래 잘 모르는 분야는 다 쉬워보이기 마련이다,

하다 못해 운전도 그닥 어려워보이지 않지만,

막상 처음 운전대를 잡으면 덜덜덜 떨리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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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연기' 는

예체능 중에서 유독 쉬워보이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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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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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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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기는 '재능' 이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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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 과목으로는 음악, 미술, 체육이 있고 우리는 이를

선택하지 않았다. 왜? 우리는 음감이 없고 손재주가 없고

신체능력도 뛰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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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연기는 과연 어떤 재능을 필요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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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무얼 말해야 할지가

애매하다, 왜? 배우마다 중요하다고 느끼는 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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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그 만큼 재능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그게 있든 없든 '나도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면서 다른 과목에 비해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심오하고 현란한 재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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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만 잘 하면 되는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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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대부분 영화나 넷플릭스를 보며 배우의 꿈을

키웠을 것이다. 혹은 연극을 본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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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백이면 백,

한 명의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꿈을 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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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 혼자 연기만 잘하면 모든 게 좋게 흘러갈거라는

작은 오해를 하고 연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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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과연 진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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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는 나 혼자 그려내는 그림이나 체육이나 음악 처럼

개인의 예술이 아니라 완벽한 '집단의 예술'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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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음향,무대, 의상, 소품, 연출 까지 각 파트의 전문가분들이 모여서 '하나의 작품' 만들어내는 게 정석이다.

그래서 배우라는 직업을 삼으려면 '사람들과의 협동심'

을 필수적으로 가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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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부분의 배우들은 이 사실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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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본인이 연기 자체가 안 늘어서 힘든건 지,

이 공동체 작업이 힘든 건지를 구분 짓기가 어려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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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연기가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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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엉터리로 배웠거나 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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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라는 학문안에 역사는 어마어마어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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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는 그 안에 5% 정도 공부했다.

(그 정도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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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람들은 연기를 '다 배웠다고 착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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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건 그들의 잘못만은 아니다,

대한민국 연기예술 교육이 아직 미흡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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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김수기 교수님의 [연기 교육의 실제와 전망]

논문에 나오는 내용을 참고해서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

'한국 연기예술의 역사는 다소 짧고 급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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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급진적인 속도로 성장을 이룬

만큼, 예술적인 분야에서도 급속도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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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소 문분별하게 받아들이는 바람에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만의 연기예술' 을

확립시키지 못하고 현재를 맞이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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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만큼 연기교육에 있어서

허술한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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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당신이 배운 게 전부라고 생각하는 건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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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를 포함하여,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우리 모두 다 '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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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연기학원의 교육자가 '똑같은 (or 좋은) 연기이론'

을 가르쳐준다고 오해하지 마라, 또한 오직 한 교육자가

'연기 기초부터 시작해서 끝까지 다 가르쳐준다' 고도

오해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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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이론은 어마무시하니, 한번에 끝내는 게 아니라,

그 안에 각자 특화된 분야의 교육자를 찾아서

배움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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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진짜 연기가 느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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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수기. "연기 교육의 실제와 전망." 연극의 이론과 비평 -.- (1999): 26-41. 한국 연기 교육의 정체성을 찾아서.

​

3. 응용하는 방법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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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러분들이 연기의 기초를 어느 정도 배웠다고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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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바로 '응용'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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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시점에 배우의 칭얼을 제일 많이 듣게 된다,

'분명 연기를 배웠는데, 왜 잘 안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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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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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만 배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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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저 알파벳 다 외웠는데, 왜 문장해석이 안되죠?

스피킹이 안되죠? 라는 말과 흡사하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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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여러분들이 입시 혹은 연극 혹은 매체 연기 중에

딱 '한 과목만' 배웠다면, 당연히 그 과목은 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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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게 '다른 과목에서도 실력을 발휘할거라는 건,'

대단한 오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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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배우들 중 원래부터 문해력이 높고, 사회성이나 지능

이 높은 분들은 어느 과목에 가서도 원만하게 응용이 가능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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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건 1000명 중 0.5명 꼴이며, 학교 다닐때

전교권을 벗어난 적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에만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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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방법과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방법은 전혀 다른 연기술을 써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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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걸 '감각적으로' 알아서 바꾸는 배우가

몇이나 되겠는가? (혹여나 '나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시는 분들은 다시 2번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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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안 는다고? 배워도 배워도 모르겠다고?

간단하다, 연기라는 큰 타이틀을 이해하고

그 안에 허술한 부분을 채워주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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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스스로 연기가 안 는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옆에 있다면 승자의 미소를 지닌채 우리는 공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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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글은 유난히 어렵지만서도,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서 정성스레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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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더 좋은 배우를 양성하고 싶고

우리나라 연기예술도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앞으로 더 나아지길 바라는 나의 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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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연기를 그저 재밌게 유희적으로 즐겨도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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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 나라 배우는 그것보다 조금은 더

진중하게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꼰대같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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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학원 중에 최초로 연기칼럼 쓰는 연기학원 ,

'이 곳에서 연기입시를 할 준비가 되었는 가? '

에 대한 답변이 아직 애매하신 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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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습니다. 더 잘 맞는 학원을 가셔도 좋고

다른 연기 칼럼을 천천히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

​

​정확하게 답변이 나오신 분들만

정식 입단 신청을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