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회고록 2탄-꿈돌이동산

doggiebing
2003년 01월 07일 01시 49분 46초 4351 2 5
맞습니다. 울 사랑팀을 하루도 쉬지않고 괴롭혔던, 그 롤러코스터가 있는 곳. 엑스포공원에서 유일하게 돈벌이가 되는 그 곳.
놀이동산을 가장한 대형 놀이터. "꿈돌이동산"입니다.

세트장에서의 일입니다. 촬영을 시작하기도 전에 벌어졌던 불미스런 사건으로 하루 촬영을 접어야하는가를 고민해야 했던, 그 시간의 일이져..
그 절대절명의 위기를 헤쳐나갈 묘책으로 "꿈돌이동산에서 한시간 신나게 놀기!"가 나왔더랬습니다.
물론 저희 얼레리교주 봉감덕님 뇌에서 나온 아이디어였구여.. 게다가 단순한건지 순진한건지.. 그 묘책은 성공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이전 사태에는 관심도 없다가 갑가지 눈을 반딱이며 뛰어갔던 저 도기빙똘마니. 그 날의 즐거운 외도(?)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

1. 롤러코스터(수년간의 노력끝에 전 이 잼난 장난감을 더이상 청룡열차라 부르지 않습니다.)
앞자리에 앉기위한 치열한 각축전. 좌석은 빼곡히 차여졌고. 환호성을 지르며 한바퀴!
놀때 지난일을 회고하면 못쓸 일.
이 환호성에 촬영을 하지 못했던 지난날은 이미 저희들의 머리속에서 지워진지 오래였습니다.
롤러가 기지에 도착한 순간. 저희는 이구동성으로 외쳤습니다. "한번 더!"
두바퀴를 돌고 난 후. 저희는 권력과 무력의 중심 임부장님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주먹쥔 두 손으로 두 눈을 훔치며 "그러게 내가 안탄다구 그랬자나.. 엉엉.."
그 옆에는 너무 웃은 나머지 휘청거리시던 이상준 기사님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옆의 임부장님을 보고 쓰러지신 거였져..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상준 기사님이 크게 웃을때의 얼굴은 전형적인 개구쟁이 표정입니다.
게다가 눈물을 훔치던 임부장님의 주먹은 평소 쌀벌하게만 보였던 무력의 상징이었구여..
카메라가 없었던게 한이었습니다.

2. 양쪽 끝에 좌석이 달린 하늘땅 360도 회전 장난감(이름이 기억나지 않아서^^)
젤 무시무시할꺼라 생각했던 이 장난감은 기대를 져버렸습니다. 정말 심심한 놀이였져..

3. 디스크 팡팡(둥근 회전판에 사람들을 앉히고, 굴리기도 하고 튕기기도 하는 버릇없는 장난감)
여기서는 사랑팀 식구들의 표정이 압권이었습니다. 정말 처절하게 매달려 있더군여..
물론 이 와중에 팔짱을 끼고 앉아 주변 사람들을 여유롭게 바라보던 조명팀의 정태군 같은 인물도 있기는 했지여..
아마도 엉덩이에 믹스앤픽스를 붙여놨나 봅니다.

4. 바이킹(누구나 아는 필수코스)
대게 떼로 몰려 놀이동산에 갈때는 여인네들이 신나합니다.
겁많은걸 애써 숨기는 남정네들이 과격여인네들의 희생양이 되곤 하져.
이 여인네들의 공격에서 극적으로 빠져나간 일부 남정네들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장난감으로 "범퍼카"를 선택하더군여..
울 사랑팀이 전세낸거나 다름없었던 바이킹에 뭣모르고 올라탄 일반시민들은 괴로워했습니다.
영화하는 사람들.. 떼로 몰릴땐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는 상식을 심어준 한판이었습니다.
속 안좋은데 대책없이 여러번 돌아가는 바이킹에 목소리는 또 오죽 큽니까..?.
규칙이란 단어는 깨기 위해 존재한다고 믿는 우리들.. 더 안돌려주면 빡빡 우겨서 결과물을 얻어내고야 마는 우리들에게
아마 꿈돌이동산 직원들도 괴로웠을껍니다.

즐거운 외도는 바이킹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져..
저 도기빙똘마니는 어찌나 극성스럽게 뛰어다녔는지 바이킹에 속이 뒤집혀 다음 식사도 못했지여..  
너무 무리하게 뛰어다닌 결과였습니다. 운동부족으로 따지면 으뜸일 제가 장난감의 유혹에 너무 과한 운동을 했던 것입니다.
참고로 전 현장에서 젤 운동량 적은 보직을 맡고 있는 사람입니다. 눈치빠른 사람은 아시겠져..
꿈돌이동산을 뛰어다니던 저를 보고 울 조감덕 태원오빠가 한마디 하더군여..
하늘에서 보니까 빨간 공 하나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굴러가더라나요..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놀았던 저희는 밥을 먹고 바로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분위기는 나름대로 원상복구 되었고. 한가지 문제라면 신나게 놀은 결과로 얻은 몸의 피로였습니다.
그날 오후의 촬영은 정말 체력전이었습니다.

촬영과 상관없는 꿈돌이동산을 2탄으로 택한 이유는 젤로 재밌었던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최악의 근무조건. 밤낮을 가리지 않는 근무시간. 과한 음주량. 최소 수면에 시달리는 영화밥먹는 사람들에겐,
이런 이벤트가 가끔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여..

그럼.. 촬영하시는 분덜.. 프리 하시는 분덜.. 후반 하시는 분덜.. 혹은 노는 분덜.. 모두 평안하시구여..
도기빙똘마니는 물러갑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xeva
2003.01.07 02:03
^^* 잼나요^^ 그리고..놀이동산 못 가본지도 꽤 된듯..
doggiebing
글쓴이
2003.01.07 05:50
역쒸! 제글을 유일하게 잼나게 읽어주시는 xeva님.. 감사.. 또 감사.. 그리고 또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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