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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지망생이 선배님들께 질문이 있습니다~

꿈나무87
2016년 11월 28일 05시 33분 13초 249 6

‘회사원 철수는 어제 과음을 한 나머지 늦잠자고 만다

부랴부랴 준비하고 나가 지금은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연기를 하시오

 

A군은 자신의 시계를 흘끗흘끗 보며 초조한 표정으로 지하철이 언제 오나 쳐다보고 있는 연기를 하고

B군은 그냥 지하철이 언제 오나 그쪽을 바라보고 있는 연기를 합니다

 

어떤 선생님은 A군의 연기가 상황에 어울리는 감정을 잘 표현했다고 칭찬하는 반면

B군의 연기는 그게 잘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하고

다른 선생님은 A군의 연기가 표현에 치중한 지양해야할 연기라고 말하고는

B군의 연기가 좋다고 말합니다

 

연기를 배워오는 동안 위와 비슷한 경우가 더러 있었습니다.

 

물론 위 연기중 어느것이 맞다 틀리다가 아닌 사람마다 연기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연기를 배운지 1년 갓 넘은 배우꿈나무인 저로서는 위의 관점중 어떤 관점에서 연기를 배우고 다가가야 저에게 더 도움이 될까 고민되네요

 

선배님들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연기트레이너
2016.11.28 10:40

족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꿈나무87
글쓴이
2016.12.01 13:47
연기트레이너

감사합니다 선배님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연말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파란아게하
2016.11.28 11:59

연기력은 다른 말로 하면 표현'력'입니다. 즉 표현을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잘 하거나 못 하거나가 갈립니다.

'어떤 상황'을 표현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표현했느냐가 중요합니다.

어떤 상황이라는 건 내 머릿속에 있는 거고, 그걸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관객이 이해합니다.

 

예를 들어 문제의 저 문장만 해도 표현할 것들이 넘쳐납니다.

‘회사원 철수는 어제 과음을 한 나머지 늦잠자고 만다

부랴부랴 준비하고 나가 지금은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집에서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의 표현

잠에서 깨는 표현

!!!! 늦었다 고 깨닫는 모습의 표현

일어나서 준비하려고 하는데 술취해서 아직 어지러운 모습 표현

다급하니까, 바지 대충입고, 단추도 다 못 채우고 일단 달려나가다가 다시 들어와서 가방!!!

다시 달려나가다 아 핸드폰!!!

달려나가다 이불에 걸려 미끄러져 넘어질뻔하다가 그냥 발로 차버리고 나감

그리고 연습실 밖으로 나가서 다시 들어오면 여기는 전철역상황

하도 뛰어왔더니 숙취에 오바이트 쏠려서 구역질이 올라옵니다. 헉헉대며 겨우 추스립니다.

앞에 사람들 보면서 줄 서 있다가 내가 지금 몇번 째 서 있나 사람 많은데 탈수는 있나 새치기라도 하고 싶다 계속 고개로 앞줄 옆줄 쳐다보고 옆줄로 옮길까

전광판 보면서 다음 열차가 두 정거장 남았으니까, 시간 재보면서 이거 타면 몇시에 도착하겠다 생각

시계를 계속 보면서 발 동동동

그 사이 못 만진 옷매무새 다시 단장


본인은 본인 머릿 속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관객은 저 사람이 어떤 상황인지 모릅니다.

연기하는 상황은 관객의 머릿속에서 완성되는 거고

배우는 내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가를 관객에게 계속 알려줘야 합니다.

배우는 표현하는 기술을 가진 사람이지 자기 감정에만 몰입하는 사람이 아니예요

본인 연기에 대한 연출은 혼자서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위에 A,B 군 둘다 문제를 굉장히 좁게만 봅니다.

선생님들은 어떻게든 장점을 봐주려고 하시는 거예요.

포장을 해주시는 겁니다.

암만 리얼하게 지하철 기다리는 그 순간 하나를 진지하게 연기한다고 해도

저 상황을 전체를 관객에게 풍부하게 전달해낸 모습만큼은 안됩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연기는 타고난다 라고 말하는 것인데

진짜 연기를 계속할 생각이면 '내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한다' 를 싹 지우고

'관객에게 어떻게 보이는가' 로 연기마인드를 싹 다 뜯어고쳐야합니다.

꿈나무87
글쓴이
2016.12.01 13:49
파란아게하

선배님 좋은 말씀에 공감이 가고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나만의 생각뿐만아니라 시청자가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라는 관점에서도 고민하도록하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리고 연말 좋은일만 가득하세요^.^

Profile
애호가
2016.11.29 04:07

님의 관점과 고민에서 한가지 빠진 부분이 보여 한줄 남깁니다.

어떠한 배우의 연기가 연출자에 따라 전혀 다르게 판단되는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입니다.

열명의 선생또는 연출가가 아마 모두 다르게 님의 연기를 해석할껄요...

 

왜냐면 각각의 연출가나 연기선생의 연출의도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연기자는 어떻게 표현에 대한 판단기준을 설정해야 할까요?

 

결국 연출의도가 무엇이냐에 따라 연기자의 연기를 전혀 다르게 해석하고 적절성을 판단할수 밖에는 없어요.

 

결국 연기자의 표현은 관객을 만나기 이전에 연출가의 의도에서 부터 치열하게 부딪히고

때론 끊임없이 타협하고 하는 과정을 겪은 다음 관객을 만나는 것입니다. 결국 그놈의 의도가 뭔지 파악하는게

먼저겠지요

 

연기자 혼자 그 표현을 결정하고 스스로의 평가가 아닌 타협과 조절의 과정이 때로 더 중요할수도 있어요.

연기자는 많은것을 표현하고 싶어하더라도 연출의도가 해당 장면에서 절제가 요구된다면 또한 그에 맞게 타협되고 조절되는 것...때로 다른 어떤 기술적 요소보다 중요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연기자와 연출자는 함께 연기를 수행하는 것일수도 있어요. 종종 캐릭터와 표현에 자체에 함몰되어

가끔 연출의도를 까먹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아이러니 하게도, 연기자들의 집중력이 높아질수록 더욱,...

아니, 오히려 그게 더욱 일반적이고 경우일수도 있어요, 때로 경험있는 연기자들에게 조차,..

연기자도 외롭고 연출자도 외로와 지는 경우지요. 각자 열심히 하는데 뭘 위해 열심히 하는건지, 각각 다른그림을 그리며 허탈해 지는 순간이 되는거겠지요.

 

님의 최초 질문으로 돌아가서,..결국

어떤 표현 방식이 맞느냐는 정해질수 없어요. 그건 연출의도에 따라 달라질수 밖에,...

그리고 그런 표현을 큰 무리없이 조절하고 타협할 만큼의 수준이 되려면 다양한 무대, 다양한 연출가와의 시간과 경험이 필요해 지는거구요

 

 

꿈나무87
글쓴이
2016.12.01 13:50
애호가

연기는 자기 스스로, 그리고 시청자, 또 연출자의 입장에서까지 생각해야한다는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선배님 말씀 새겨들어서 좋은 배우가 되는데 밑거름으로 삼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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