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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현장의 수명

함박
2019년 11월 13일 14시 45분 48초 811 6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스무살로 영화학과와 영상학과 중에서 고민 중인 재수생입니다.

사실 영화학과만 바라보고 달려왔던 2년이기에 고민할 것 없이 영화과를 고를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업과 나중까지 생각하고 결정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만약에 영화학과를 졸업하면 현장을 뛰게 될텐데, 현장 뛰는 일을 제가 나이 먹을 때까지 할 수 있을지 상상이 잘 안되어서 질문해봅니다..

 

영화학과인 학교의 커리큘럼과 교수님을 살펴봤는데, 다들 촬영감독님들 이시고 커리큘럼도 특수촬영이나 촬영하는 수업이 많이 있더라구요.. 저는 촬영만이 아니라 연출, 사운드 같은 다양한 분야를 배우고 싶었기에 더 고민이 됩니다..

 

그리고 영상학과인 학교를 수석합격했는데, 수석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하게 작용할까요?

영상학과를 졸업해도 영화 현장쪽으로 갈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질문이 많죠ㅎㅎ.. 저 혼자 계속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아

필름메이커스에 질문 올려봐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보컬트레이너
2019.11.14 02:41

저도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만, 어느곳이나 소위 '선생님' 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자주 하는 '개소리'가 바로 '멀리봐라' 입니다.

 

사람들은 멀리 보고 계획 세워서 하나하나 착착 진행해나가는게 잘사는 인생이라 착각하기 쉽습니다만...일반적으로 잘나가는 배우나 가수, 끝까지 그 길을 가고 있는 (비록 무명일지라도) 베테랑들의 '공통점'은 '미래따위 계획하고 그 길을 간것이 아니다' 라는겁니다.

 

그저 공부하는게 재미있어서 열심히 하다보니 서울대도 가고 의사도 되고 그랬다는 사람들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제 겨우 대학 과 결정하려 하는데 나중에 직업까지 생각해라? 인생항로에 무슨일이 있을줄 알고 미리 생각을 하나요? 점쟁이도 자기 미래는 모르는데.

 

혹시 세상에 쉽고 편하게 대충 살아도 되는 그런 직업이나 일이 있던가요?

 

어차피 발 담그면 그때부터 개고생 시작이고 경쟁의 연속이며 불투명하고 깜깜한 앞날이 기다리는건 '일부 금수저를 제외하면 똑같습니다.'

 

즉, 겪어보기전엔 알 수 없습니다.

 

영화과 나와서 영화판에서 일하느냐...하는놈도 있고 아닌놈도 있죠.

 

보컬 전공 했다고 모두가 음악으로 밥먹고 살지 않는것처럼.

 

경영학과 나왔다고 모두가 CEO 가 되지는 않는것처럼.

 

수학과를 나와서 영어과외 선생을 하고 있는 사람, 국문과를 나와서 화가가 된사람, 대학 근처도 못갔지만 대학교수가 되어 존경받으며 사는 사람 등등...

 

인생은 그 누구도 미리 규정지을수 없고 규정지어서도 안되며 직접 뛰어들어 몸으로 부딪히기 전에는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

 

길고긴 무명의 터널을 빠져나와 지금은 이름난 배우가 된 사람들, 가수가 된 사람들, 평범한 일반 사원에서 뛰어난 사업가나 학자로 변신한 사람들 등등...

 

제가 드리고픈 조언은 '지금 가장 하고픈걸 해라' 입니다.

 

하고싶은게 없어서 고민이라면 정말 심각한 고민이겠지만, 하고픈게 있는 사람은 그런 고민따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단 하세요.

 

해봐야 앞이 조금이라도 보이기 시작하고 자신이 가야할 길을 알게 됩니다.

 

전 10살 꼬맹이때 교회 성가대장님 바짓가랑이 붙잡고 늘어져서 성가대 서기 시작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37년째군요...만 36 년이 넘어간 지금까지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어있을거라고는 꿈에도 상상조차 해본적이 없습니다. (어릴때 꿈은 수학과 물리학을 좋아해서 아인슈타인처럼 유명한 물리학자가 되는거였습니다. 지금의 제 모습과는 전혀 다른 길이죠.)

 

그저 노래가 즐겁고 좋아서 하다보니 여기까지 와있게 된겁니다.

 

제가 아는 대다수 가수 배우 교수님들 포함해서 음악을 포함하여 방송연예계 및 예술관련 일 하는 사람들중에 적어도 90% 는 저처럼 '어쩌다보니 그자리까지 가게 된' 사람들입니다.

 

방송에 나와 얘기하는 유명 연예인들이나 학자분들중에도 이런 케이스 정말 많죠. 그저 책읽기를 좋아하던 한 소년이 세계적인 석학으로 성장한 이야기라던가...

 

시작은 늘 보잘것없기 마련입니다. 그 끝에 뭐가 있을지 상상도 안되는게 정상입니다. 심지어 그걸 끝까지 할거라는 보장조차 없습니다.

 

그저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 나아갈뿐이죠.

 

결과는 먼 훗날 '뒤돌아보면' 그때 눈에 들어옵니다. '내가 이만큼 왔구나.'

 

하수 눈에는 고수의 세계가 보이지 않습니다. 즉, 이제 시작하는 학생 눈에는 먼 미래의 일들은 전혀 체감할수 없는 그들만의 리그입니다. 그러니...정말 하고픈 일이라면 일단 하세요. 뛰어드세요.

 

배우고싶은 분야가 또 있다? 그럼 학교 들어가서 관련된 교수님들 방문을 과감히 두드리면 됩니다. 수업시간 외에 질문이나 궁금증 따로 물어봐도 되는지 여쭤보시고 막 들이대세요. 열심히 배우고싶다는데 싫어할 교수 몇 없습니다. (싫어하는 교수라면 그냥 과감히 패스~ 기꺼이 가르쳐주겠다는 분들 쫓아다니면서 배우세요.)

 

그렇게 한발한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다보면 언젠가 본인이 원하던 혹은 그 이상의 미래가 성큼 다가와있을겁니다.

 

때론 가진 능력에 비해 전혀 알려지지도 않고 보잘것없는 위치에서 한숨쉬는 세월들을 겪을지라도 적어도 '후회없는 삶을 살았노라' 말할 수 있을테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한 인생이라 할 수 있을거에요.

 

시작도 하기전에 엉뚱한 고민으로 시간낭비 하지 마시고, 그냥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세요. 그렇게 묵묵히 가다보면...이정표도 나오고 갈림길도 나오고 때론 가시밭길이었다가 지나보니 고속도로 뻥뻥 뚫려있기도 하고...그래서 인생은 재밌는겁니다.

 

힘내세요. 언제든 대화가 필요하면 말 거시구요. 산전수전공중전 다 겪으셔서 정말 능력있고 누구나 필요로 하는 멋진 인재로 성장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함박
글쓴이
2019.11.16 11:43
보컬트레이너
2019.11.18 03:53
함박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나중에 나이가 더 들어도 똑같아요.

 

당장 5분뒤 미래도 모르는게 사람입니다.

 

걱정 붙들어매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면 괜히 더 불안해할 필요 없어요. 최선...보다 더 이상으로 뭘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ㅎㅎㅎ

 

최선을 다했으면 된겁니다.

 

모사재인 성사재천 - 일은 사람이 꾸미지만 결과는 하늘만이 안다...라는 말입니다. 자신이 할 바를 다 했다면 그걸로 된거에요.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를, 결과를 미리 예측하고 걱정하는건 진짜 쓸데없는 시간낭비에요. (유비무환 어쩌고 하면서 먼 미래까지 미리 봐야할것처럼 호들갑 떠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유비무환은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꼼꼼하고 빈틈없게 잘 해서 차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한다는 의미로 써야 더 정확한겁니다. 알수도 없는 미래를 미리 걱정하고 준비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ㅎㅎ 그만큼 중요한 부분이라 같은말을 계속 반복하게 되는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되는것' 잊지 마세요.)

Profile
아카이브필름
2021.04.13 16:08
보컬트레이너
최고입니다.. 좋은 마음과 추진력 얻어갑니다 👍
차탄천
2019.11.15 07:14
영상 학과와 영화 학과의 구분이 저는 되게 애매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질문자님이 하고자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말이죠. 보통 영화 학과라고 연출이나 사운드 같은 다양한 부분 안 배우는거 아니거든요. 당연히 배우게 되고 오히려 혼자서라도 공부해서 알아야할 것들이죠? 혹시 그 다양함이라는게 영화 뿐만 아니라 방송계의 여러 스타일 말씀하시는지요 예를 들어서 예능pd나 작가 쪽 같은? 하여튼 질문자님이 영화 혹은 tv시리즈에 특별한 관심이 없다면 영상 학과 그대로 하는게 맞죠. 현장에서 일하게 되는 건 어떻게든 하게 되어 있어요. 님의 의지가 중요할 뿐입니다.
함박
글쓴이
2019.11.1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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