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나는...연출부를 하구 있는가...

minifilm
2003년 04월 02일 22시 25분 57초 4436 13 1
...내가...학생때...난... 뭐...특출한 인물인줄 알았다...


내 앞길이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연출부...난 그딴거 안 하고 입봉 할 줄 알았다....

돈 안주고, 무식하게 사람 부려먹고, 능력이 없어도 짠밥만 차면

윗대가리가 되는 연출부...난 ...그런거 하는 사람들이 불쌍했다...

졸라 딱깔이 하다...잘 보이면...입봉 시켜주나..?

그럼 잘 안보이면 죽어라 고생하고...입봉 못하나...?


뭐...이런 저런 생각에 연출부란 거에 많은 거부감이 있었다....

특히...잠 안재우고...막 찍는다는 거...난 잠 안자면 일 못한다...


3학년때...우연히 육모 감독님과 함께 포장마차에 가게 되었는데...거기서...

모 감독님 연출부하구 한 자리에 앉게 되었다..

모 감독님...무섭게 연출부들 갈군다고 소문 나신 분이었다... 학생이었던 내가 알 정도면...

그 모감독님 연출부 모군...무지하게 자신의 일에 프라이드가 있었다...

나...자신의 감독을 나한테 감독님이라구 부르는 거 부터 웃겼다...

'박정희 대통령 각하' 도 앞에서나 '박정희 대통령 각하'지...술자리에서도 그러나?

없을때는 박정희다. 박정희...뭐 그게 잘못되었나?

그 모군도 그랬다. 감독님...감독님...감독님...이런...잘났군...

나...취해서 그 모군에게 막 말했다...난 그딴 연출부 안한다. 그거 왜 해?

취한 나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그때 옆자리에 앉아있던...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분위기 상당히 안 좋았다 한다...

그때 맘 상했을 그분...좀 있으면 입봉하신다 한다...내가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 1위다...


현재...나...졸라 연출부 하고 있다...6년동안 6편째 하구 있다...

졸라...졸라...졸라...한다...

나는 왜...이 짓을 하고 있을까? 내가 그렇게 혐오하구...싫어하던 일을...


기계적이고 단순하다구 비판하던 연출부 일...'나두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다!'

술만 먹으면 이야기 하던 내가...어느날 감독님이 '이건 어떻게 생각하냐?' 했을때

아무 생각없이 표나 만들구 있던 내가 '그건 감독님 몫이죠...' 라구 말하구...

연출부는 시나리오야! 시나리오! 외치던 내가...

등장인물 이름도 못 외울 정도루 시나리오도 안읽구...

난...왜....변했지...?

능력 없는 나두...짠밥만...차서...얼결에 입봉하구...잘난척 하며 룸싸롱에 앉아 아가씨들에게

'내가 누군지 알아?' 뭐 이딴 소리나 하구 앉아 있는건 아닐지...



따뜻한 했살 만큼 잔인하게 느껴지는 4월이군...

...이글을....올려야....하나...?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agapeangel
2003.04.03 09:55
영화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봐요..
왜 영화를 하냐구..열이면 열 이렇게 대답하죠..
영화가 좋아서 한다구...그래서 힘든거 알면서도 하는거니까요..
힘내세요..
chacha999
2003.04.03 14:18
음.... 봄날입니다. 기운내십쇼
kp9999
2003.04.03 15:51
상렬이형도 이런 고민을 하는구나.... 형 어떻게 해야되지? 후배인 내가 형한테 지금 형이 하고 있는 넋두리를 하고 싶은데
그럼 형은 어떻게 대답할거야?
형이 그런 해답을 못 가지고 있다면, 밑에 후학들은 뭘 믿고 일을 해야 되는거지...
수고하세요... 형, 경호한테도 잘 해주기를....
Profile
2140hansol
2003.04.03 18:13
FIGHTING!
kubrick78
2003.04.03 19:32
이런 고민하시는 걸 보면 오빠는 안 변한거여요...
화이팅~
Profile
bucko
2003.04.03 21:39
대현이예요..맞고치고 계신 줄 알았는데..언제 이런 글을 남기셨대요? ^^
힘내세요..하고 싶은 일 하고 살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우리들이잖아요..
yoshki18
2003.04.04 20:14
늘 형한테 위로받고 힘을 얻는 내가 오늘은 형을 안아주고 싶다.
a2n2
2003.04.08 17:36
요즘 심각한 우울증에 빠지셨군. 전화하면 똥이나 싸고 ㅋㅋ
그 힘 좋은 뱃살 힘은 어디다 소진하시나
건투를 비냄
jonni
2003.04.08 18:37
우왓...독사97님..내가 디따시 좋아하는 시인뒈...훗..^^
shmoon71
2003.04.10 18:17
다 날씨 탓이야!^^
kultgirl
2003.04.11 10:57
아마도 내 리플을 조마조마하게 기다렸을 백조감독님... 내 날카로운 이빨을 이리 약하게 피해가다니...
다른 사람들이 걱정해주니 난 그딴거 안할래!!
내가 아는 백군은 이것조차도 영악이란걸 아는 놈일테니..
입봉해서 제대로 만들어서 보여줘. 잔인하게 따뜻했던 4월의 여러 추억들을 잊지말고. 지금의 자신도 잊지말고.
coordy
2003.04.13 01:12
우리의 pooh조감독님..연천 갔다오시더니 지치셨나..?
이세상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백분율로 따졌을때 5%밖에 안된데요..
힘들어도 견딜수 있는건 그런 희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여?
전 그래여..힘들어도 정말 뭣 같아도 그래두 다시 현장에 사무실에 출근할수 있는건 내가 그
5%에 들었다는 자부심이거든여.. 글구 미래를 볼수는 없지만 상상할수 있는 희망이여..
제가 보기엔 조감독님이 더 잘 아실꺼 같은데...힘내시구여.. 우리의 pooh감독님 fighting!!
najaa
2003.04.23 13:45
행복하시겠어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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