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13,589 개

소소하게 수다나 떨자는 곳입니다. 무슨 얘기든지 좋습니다.
아무거나 한마디씩 남겨주세요.(광고만 아니라면).

저도 봤답니다. 소름!

eyethink
2001년 08월 02일 11시 05분 45초 3329 9
우선 감사말씀부터 드리고 싶네요.
영활 보러 가는데 관계자분이라고 전화를 주셨더라구요.
혹시라도 극장 입구에서 헤맬까봐 그렇게 일일이 다 전화를 하셨나봐요.
나중에 image220한테 물어봤더니 그분이 오구리님이시라고...
감사합니다. ^^

영화 참 잘 봤어요.
특히 음산한 건물과 피부로 느껴질 듯한 공간 내부의 어둠이 참 좋더군요. 뭔가 덫에 걸린듯 하면서 절대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절망적인 느낌 같은 것들이 그 어둠 속에 참 잘 살아있다고 느꼈거든요. 또 인물 얼굴에서 깜빡깜빡하는 블랙컷 느낌도 참 좋았어요. 약간 많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요.

좀 아쉬웠던건 이야기의 중심축이 인물들에게로 좀 더 맞춰줬었더라면 하는 점입니다.
남자는 자신이 고아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공부든 싸움이든 뭐든 열심히 합니다. 그러다 첫번째 장애물을 만나지요. 남자는 장애물을 제거하기로 결심합니다. 완벽하게. 그리고 이후로도 계속해서 그런 삶을 살았겠죠.
당연한듯 하지만 재미있는건 불행한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물불 안가리고 살았던 그가 결국, 자신의 타고난 운명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남자는 자신이 태어났던 곳으로 돌아오죠.
장진영 또한 마찬가집니다. 김명민이 구타를 시작했을 때, 자신의 반복되는 구제할 수 없는 운명에 대해 한탄하듯 말하죠. '팔자 쎈 년!'이라고.
위험한 불장난으로 남의 소설을 훔쳐와도 결국 인정받지 못하는 작가나 죽은 애인에게 집착하는 여자나 모두 어떻게 발버둥을 쳐봐도 도저히 자신의 삶 속에서 헤쳐나올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이죠. 그들이 생각하는 귀신은 어쩌면 밑바닥일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운명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소름이 돋더군요.
내가 아무리 기를 쓰고 바둥거려도 나란 인간은 여기까지다. 이게 끝이다 생각하면......
근데.. 영화에서는 공간 자체를 너무 부각시켜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물들의 관계 속에서 보여지는 인생의 한계, 절망감 같은 것들이 좀 더 강조되고, 귀신에 대한 설명들을 조금 만 더 모호하게 흘렸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구요.
제가 워낙 정리를 잘 못해요... 오히려 감상에 방해나 되지 않을지 모르겠네요.
음... 끝으로, 옆관에서 쥬라기 공원 상영 하느라 그 효과음이 겹쳐져서 영화 감상하는데 좀 방해가 된 듯 하더군요. 극장 내부도 많이 밝았구요. 그래서 더더욱 아쉬웠지만. 암튼, 재밌게 잘 봤습니다.

글 등록 순으로 정렬되었습니다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대상이 특정되는 비방,폭로 등의 글은 삭제합니다 8
새글 aswfsdgsedhesdfg graziosizervosq 2024.05.06 294
새글 뷰티모델은 어디서 구하세요? 라우드 2024.05.06 527
새글 섹파 만드는방법 왕춘오 2024.05.06 652
불법 도박 근절에 관한 공모전 영상을 위한 리서치입니다.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262h12lv 2024.05.04 8825
미술팀 선배님들 티티유 2024.05.04 9104
한 상업 영화 촬영팀에 기회가 생겼지만 내키지가 않습니다.. 의견 부탁드립니다. 7 jjgr8 2024.05.03 18016
22년만에 출간된 이창동 <오아시스> 각본집 (ft. 사인본) 오프닝나이트 2024.05.03 16044
영화투자로 돈을 버는 방법을 부탁해!? 1 아웃사이더 2024.05.02 21663
제 시나리오가 국제 영화제에서 당선되었습니다. lisco 2024.05.02 22382
이것저것 모아둔 꿀팁들 광야팡야 2024.05.01 25504
좋은 작품 찍는 노하우 알려드립니다. 2 내일은태양 2024.05.01 26085
임플란트 과정 디디케이 2024.05.01 26896
영화 촬영 후 스튜디오 원복은 미술팀의 몫인가요 아니면 제작부의 몫인가요? 3 WjddPwls 2024.04.30 31657
인하대 제자를 강제추행한 교수,연출감독으로 일하고 있답니다. 뭐먹지 2024.04.29 38326
운영자님 2 정석아 2024.04.29 38329
오디션에서 빛나는 첫인상 만드는 8가지 방법, 모델 배우 전용 신CP 2024.04.29 39123
연기초보 연기영상 찍었습니다 피드백좀 부탁드려요 ^ ^ 1 간츠 2024.04.29 39850
오디션 성공을 위한 모델 배우의 네트워킹 비밀: 씨크릿 5단계 신CP 2024.04.28 45129
[설문조사] 영상제작자 대상 스크린렌탈서비스 창업을 위한 설문조사 동2씨 2024.04.28 45096
j&k 엔터테인먼트 아시는 분 1 Y00 2024.04.28 45367
1 / 680
다음
게시판 설정 정보